[ZEN인터뷰] '내심장' 박두식, '점박이' 완성시킨 얼굴점의 비밀
[ZEN인터뷰] '내심장' 박두식, '점박이' 완성시킨 얼굴점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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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최민지 기자] 배우 박두식(28). 눈빛부터 예사롭지 않다. 참 강렬하다. ‘악역 전문’이라는 수식어와 아주 잘 어울린다. 영화 ‘내 심장을 쏴라’(문제용 감독, 주피터필름 제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음속부터 분노를 끌어올리는 남자. 부들부들 손을 꼭 쥐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남자. 그러나 박두식의 실제 모습은 사뭇 달랐다. 누구보다 섬세한, 누구보다 차분한 사람. 그래서 더욱 끌렸다. 그에게.

박두식은 ‘내 심장을 쏴라’에서 악질 보호사 점박이 역을 맡았다. 얼굴에 큰 점이 있어 환자들 사이에서 점박이라고 불리는 인물. 병원장의 조카지만 배운 게 없어 보호사로 근무한다. 환자들에게 괴팍한 성질을 부리며 마구잡이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얼굴에 살이 오동통하게 올라 점박이와 더욱 잘 어울렸던 박두식. 정말 제대로 물 만났다.

- 살을 정말 많이 뺐다. 영화 속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정말 최대치로 살이 쪘었다. 영화 ‘빅매치’ 때문에 찌웠는데 ‘내 심장을 쏴라’까지 넘어오게 됐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운동을 잠시 쉬다보니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안된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웃음) 점박이는 나태하고 술, 도박, 여자를 좋아하는 인물이다. 아무래도 캐릭터와 잘 맞았던 것 같다. 하하.”

- 악역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어떤 악역인가.

“악역도 여러 가지가 있지 않나. 그래서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미워 보이고 싶었다.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밉게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고등학교 시절 어금니가 썩어 들어가서 소리를 내는 친구가 있었다. 그 습관을 좀 이용했다. 그 소리가 계속 들으면 짜증이 난다. 기억을 해놨다가 제대로 써먹었다.”

-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이 정말 많았다, 고통 받지는 않았나.

“때릴 때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 힘들고,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랄까? 원래 폭력을 좀 싫어한다. 가하는 게 싫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싫다. 그렇다고 선배님들께 ‘죄송합니다’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때리는 감정이 진짜 같으니까. 그래도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직까지 내공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웃음) 오히려 맞을 때 저말 편안하게 맞았다.”

- 어떻게 보면 악역에 잘 어울리는 외모를 지녔다.

“눈에서 감정들이 많이 나온다. 다들 좋아해주시더라. 무언가를 생각만 하고 있어도 눈에서 다 표현이 된다는 말을 좀 들었다. 나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연기를 할 때는 더욱 더 나쁜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더 폭력적으로 나온 것 같다.”

- 또래인 이민기 씨와 잘 맞았을 것 같은데.

“같이 술을 진짜 많이 먹었다. 술은 내가 한참을 진다. 형이 술을 정말 잘 마신다. (이)민기 형과 다양하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 책이나 음악 추천도 많이 해줬다. 형은 가끔 보기도 하고 그랬다. 요즘에는 영어 공부를 한다더라. 업무가 끝나고 독서실에 다닌다. 정말 에너지가 굉장한 사람이다.”

- 그런데 얼굴에 그린 점은 어떻게 유지했나.

“원래 얼굴에 점이 있는데 그걸 더 키웠다. 포스트잇에 점만큼만 잘라서 항상 그걸 대고 색을 칠해 넣었다. 물로도 잘 안 닦인다. 매직처럼 강했다. 전용 약품으로만 지워졌다. 점을 그리니 더 못났더라. (웃음)”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