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원라인' 임시완 "능숙한 여성 작업 멘트? 진심이니까"
[Z인터뷰] '원라인' 임시완 "능숙한 여성 작업 멘트? 진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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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준수한 외모, 달콤한 언변으로 사기를 치는 ‘민 대리’의 여운이 남아있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 이젠 능숙한 배우가 된 것일까? 최근 영화 ‘원라인’의 ‘민 대리’를 통해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제니스뉴스와 만난 임시완이 만났다.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임시완은 여유가 넘쳤고, 달변을 뽐냈다. 지난 2013년 ‘변호인’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연기를 시작한 이후 영화 ‘변호인’을 통해 천만 배우가 됐다. 물론 송강호, 곽도원, 오달수 등 쟁쟁한 선배 연기자 덕에 이룰 수 있던 영광이었지만, 임시완의 연기는 대단했다. 그럼에도 당시 만났던 임시완은 매우 겸손했고 매사 조심스럽다는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젠 정말 능숙한 주연 배우가 됐다. 자신의 연기 소신과 앞으로의 미래를 정확히 이야기했다. 첫 둥지가 됐던 스타제국, 그리고 ‘제국의 아이들’을 떠나 새로운 소속사도 찾았다. 여러모로 새로운 시작을 바라보는 임시완이다. 그리고 그 첫 도약은 영화 ‘원라인’이다.

이젠 주연배우라는 자리가 익숙해 보인다.
사실 원래부터 주연 타이틀이 자연스러웠다. 전 첫 작품부터 주연으로 시작했다. ‘해를 품은 달’로 연기를 시작했을 땐 주연과 조연, 아역의 차이를 잘 몰랐다. PD님이 아역들 모아놓고 “너희는 주연이니까 몸 관리도 잘 하고,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전 제가 주연인 줄 알았다. 그렇게 자연스러워진 거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해품달’ 때 주연이 아니었다. PD님한테 속았다. 하하.

그럼 지금은 진짜 주연배우다. 당시와 달라진 게 있다면?
현장에서 대기 시간이 줄어들었다. 반면 촬영 시간은 길어지고, 외워야 하는 대사도 많아졌다. 아 스케줄도 많아졌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기본적으로 돈에 대한 이야기라서 공감이 잘 가는 소재라고 생각했다. 또 하나 큰 이유를 거론하자면 바로 감독님이다. 칭찬을 너무 많이 해주셨다. 할리우드의 한 배우 이름을 언급하면서 그 분 보다 연기가 좋다고 했다. 노골적인 칭찬이었고, 그 칭찬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감독님 언변이 참 좋다. 감독님이 캐스팅을 위해 절 속이신 거라고 해도, 기분 좋게 속은 거라 괜찮다. 계속 속아있을 예정이다.

‘원라인’에서 사기꾼을 연기했다. 아주 능수능란한 사기꾼인데, 사실 남을 속인다는 게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연기로 한 거니까, 제가 직접 사기를 친 게 아니어서 재미있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민재가 능수능란하다기 보다는 사기를 당하는 분들의 리액션이 좋았다. 그래서 더 사기꾼처럼 그려진 것 같다.

여하튼 민재의 사기 행각엔 사정은 있다. 그렇다면 민재는 착한 놈일까 나쁜 놈일까?
사람을 선과 악, 이분법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선악이 갈린다 본다. 다만 농도의 차이다. 민재가 해온 행동들은 아무래도 용서 받을 수 없는 행동을 한 것 같다. 농도로 따지면 나쁜 행동을 한 거다. 인물로만 보자면 민재 본래의 모습은 가족과 있을 때 나오는 것 같다.

왠지 배우 임시완도 민재 같을 것 같다. 밖에서 사람을 대할 때와 집안에서의 모습이 조금 다르지 않을까라고 예상해본다.
맞다. 민재가 집에서 무미건조하게 있는 모습이 참 비슷하다. 아마 일반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비슷한 지점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전 무뚝뚝한 사람이다. 싹싹하고 밝게 보이는 것은 사회 생활을 하며 고친 성격이다. 그렇게 밖에서 발산하고 나면 집에 갈 때쯤 지쳐버린다. 그래서 아무 것도 안 하게 된다.

극중에서 여성의 마음을 사로 잡는 멘트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입에 잘 붙던가?
기술적으로 말하기 힘든 대사는 아니었다. “굉장히 미인이시네요”라는 말이 작업을 위해 하는 말이라면 오글거릴 수도 있는데, 그게 진심이라면 어려울 게 없는 말이다. 정말 예쁘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기를 하니 잘 됐다.

살아오면서 사기를 혹은 배신을 당한 일이 있을까?
사기를 당한 적은 없고, 배신감을 느낀 적이 있다. 바로 진구 형이다. 제가 촬영 초기에 닭가슴살을 먹고 있었다. 그랬더니 진구 형이 “그런 걸 먹으면서 어떻게 촬영 해? 술도 마시면서 즐겁게 촬영하자”고 했다. “얼마든지 술을 사줄게”라고 했다. 그렇게 몸 관리를 버리고 술을 얻었다. 그런데 촬영 도중 ‘태양의 후예’가 떠버렸고, 광고도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진구 형이 술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저보고 멀리 배척하라 했던 닭가슴살을 드시고 계셨다. 정말 배신감을 느꼈다.

‘민 대리’는 남에게 사기를 치는 사람이다. 하여 다른 사람에게 주눅들면 안 된다. 어쩌면 촬영 현장도 그렇게 편한 분위기였던 것 같다. 후배라고 주눅들을 필요 없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캐릭터를 위해 선배님들이 일부러 열어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한참 선배님인데도 불구하고 격의 없이 대해주셨다. 정말 편하게 해주셨다. 만약 진구 형이 편하게 안 해주셨으면 옆에서 장난칠 수 있을까. 진구 형의 큰 배려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최근 소속사도 옮겼다. 나름 고민이 많은 문제였을 거다.
거취 문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했다. ‘어떤 회사를 찾는 게 맞는 걸까?’라는 질문 아래 제가 지식이 너무 없었다. 제 포지션과 컨디션도 몰랐고, 앞으로의 길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드라마 촬영이 바빠서 회사를 알아볼 여력도 안 됐다. 그럴 때 지금 대표님에게 전화를 많이 했다. 제 하소연을 들으시더니 ‘FA 기간에 서포트를 해주겠다. 천천히 알아보자. 군대에 다녀온 뒤에 알아봐도 늦지 않는다’고 했다. 그 배려심이 좋았던 것 같다. 더불어 저도 잘 몰랐는데 저에 대한 대우를 너무 잘 해주셔서 놀랐다. 저도 몰랐던 제 값어치를 알게 됐다. 기분 좋은 일이었다.

제국의 아이돌을 떠났고, 배우로도 자리 잡았고, 노래하는 임시완을 앞으로 볼 수 있을까?
가수 쪽은 더 가져가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제가 노래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한다. 혼자서 노래방에 자주 간다. OST 활동이나 팬미팅 등, 다양한 경로로라도 노래를 하고 싶다.

연기 이야기 할 때보다 노래 이야기 할 때 표정이 훨씬 밝아 보인다.
제가 연기를 준비하는 스타일이 사실 굉장히 피곤한 스타일이다. 저를 괴롭힌다. 촬영 전날까지 준비가 안 됐으면 걱정에 잠을 못 이루는 스타일이다. 연기란 제게 스트레스를 받는 작업이었다. 정말 공부하듯 연기를 접했다. 하지만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연기라면 오래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른 방식을 찾았다. 요즘엔 연기를 할 때 재미가 있다. 신에 대한 궁금한 것도 많아지고, 새로운 내 모습을 보는 재미도 생겼다. 지금 생각엔 앞으로 연기를 오래할 수 있을 것 같다. 아! 물론 계약직인 상황이니 계약이 연장돼야 할 수 있는 게 연기겠지만, 마음가짐만큼은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그룹이었던 황광희 씨가 군대에 갔다. 여러 생각이 들겠다.
하하. 광희 군대간 게 뭐 대수로운 일이라고. 그러나 군대 문제는 대수롭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군대라는 건 대략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가는 곳이다. 본의 아니게 오랫동안 안 가고 있으니, 밀린 숙제라는 기분이다. 빨리 풀어버리고 싶은 숙제다.

다만 군대 가기 전에 팬미팅을 하고 싶다. 어차피 가야하는 곳이라며 ‘다녀올게’하고 ‘휙’ 가는 것도 무책임한 것 같다. 그 기간을 최대한 짧게 느낄 수 있게,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예의인 것 같다. 개인적인 바람으론 여행을 가고 싶다. 제 삶의 목표라고 할 정도로 여행을 좋아한다. 영국으로 여행을 가 프리미어리그를 봤으면 좋겠다.

 

사진=NEW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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