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썰] 아이유, ‘팔레트’처럼 다채로운 스물다섯의 이야기
[뮤-직썰] 아이유, ‘팔레트’처럼 다채로운 스물다섯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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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3단 고음을 지르며, 오빠가 좋다고 고백하던 소녀가 어느덧 10년차 가수가 됐다.

현재 음원사이트 차트 상위권을 보면 ‘아이유’ 세 글자가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온다. 지난 21일,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한 선공개곡 ‘밤편지’, ‘사랑이 잘’가 뜨거운 지지를 얻으며 차트를 휩쓸었다. 이는 총 10트랙으로 구성된 정규앨범의 수록곡들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고, 결국 아이유는 오랜만에 ‘차트 줄세우기’를 해냈다.

노래가 좋았으니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했을 터다. 그러나 아이유의 이번 신보는 음원 성적만 가지고 평가하기엔 아까운 앨범이다. 소녀시절부터 지켜봐 온 아이유가 어느덧 스물다섯이 됐다. 그렇게 성장해 뮤지션으로 서있는 아이유는 지금 나이에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히 노래했다. 아이유의 노래에 공감하는 이유다.

정규 2집 ‘팔레트’가 나오기까지 무려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아이유의 시간은 다채롭게 흘렀다. ‘챗셔’ 앨범이 아동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지적으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사랑을 시작하고, 이별을 겪었다. 이 모든 일들은 대중들에게 낱낱히 공개됐다. 쉽지 않을 시간은 아이유에겐 성장통이었나보다. 그렇게 아이유는 자신의 성숙을 음악에 담았다.

프로듀싱에 대한 욕심은 버리지 않았다. 아이유는 앞서 진행된 음감회에서 “이번엔 두 번째 프로듀싱을 맡은 앨범이라 더욱 신경을 썼다. 첫 번째 앨범에서는 미처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이번엔 정규 앨범이기도 하고 시간도 꽤 가진 앨범인 만큼 놓친 부분이 없도록 최대한 꼼꼼히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고 자신했다.

전체 프로듀싱을 담당한 아이유는 작사, 작곡 모두에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아이유만의 스타일에 가두지 않고 이병우, 손성제, 지드래곤, 선우정아, 오혁, 샘김 등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뮤지션들과 작업을 통해 스펙트럼을 넓혔다. 다양한 협업은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

타이틀곡은 '팔레트'다. 아이유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다. 아이유가 직접 작사, 작곡한 신스팝 장르의 곡 ‘팔레트는’ 헷갈리지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또박또박 짚어내며 “이제 날 조금 알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지드래곤의 피처링 참여로 청춘이 가지는 그 아름다움과 찬란함으로 주제가 확장된다.

타이틀곡 외에 '이름에게'는 진성과 가성을 절묘히 오가는 아이유의 힘 있는 목소리가 잔잔하면서도 뭉클한 위안을 전한다. 또한 기분 좋은 팝재즈 트랙 '이 지금', 뮤지션 선우정아와 아이유가 함께한 '잼잼', 흥미로운 가사가 마음을 흔들 인디팝 장르의 '블랙아웃' 등 아이유의 음악적 성장을 대변할 트랙들로 채워졌다.

새 앨범 발매와 함께 오랜만에 음악방송 무대에 오른 아이유는 지드래곤의 빈자리에 직접 랩을 소화해 또 한 번 음악팬들을 놀라게 했다. 지드래곤과는 전혀 다른 신선한 스타일에 호평이 쏟아졌고, 아이유가 새롭게 쓴 랩 가사 “이제 뭐라도 견디지 나. 언제라고 좋기만 한 적이 있었나. 씩씩하게 일어서. 기지개 활짝 켜서, 영원히 살고 싶은 나이” 등이 인상적이다.

아이유는 이번 정규 2집을 통해 아티스트로 또 한 번 도약했다. 그의 스물다섯은 팔레트에 놓여진 다양한 컬러처럼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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