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봉준호 감독 "채식주의? 시선 없는 곳에선 여전히 닭고기를..."
'옥자' 봉준호 감독 "채식주의? 시선 없는 곳에선 여전히 닭고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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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영화 ‘옥자’의 봉준호 감독이 채식주의 경험을 밝혔다.

영화 ‘옥자’의 기자간담회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변희봉,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셜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비건 – 엄격한 채식주의자- 생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봉 감독은 “남들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 여전히 닭고기, 소고기 등을 먹고 있다. 주변을 잘 살피고 먹는다. 가끔이고 대신 양이 줄었다. ‘옥자’를 하다 보니 돼지고기는 안 먹게 됐다. 거의 페스고 베지테리안 – 물고기와 동물의 알, 유제품은 먹는 채식주의자 – 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두 달 간 비건 생활을 저절로 한 적 있다. 2015년 초에 시나리오를 쓸 때였다. 리서치를 하느라 도살장을 방문했다. 그들은 도살장이라는 단어 대신 비프 플랜트 라는 단어를 써달라고 한다. 모던한 현대적인 공장이라는 걸 내세운다. 사실이긴 한데 그래서 더 섬찟하다. 하루에 5000마리의 소를 도살하는 곳이었다. 영화 후반부 도살장 시퀀스에 대해 ‘무섭다’ 표현하는 사람도 있으나 실제는 2~30배 더 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압도적인 건 도살장의 냄새다. 1~200미터 밖에 주차장인데도 엄청난 냄새가 난다. 뉴욕으로 돌아가서도 그 냄새가 따라온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고기를 못 먹게 됐었다. 철학적인 결단이 아닌, 그 냄새 때문이었다. 고깃집에서 접시에 고인 피를 보면 자연스럽게 그것들이 떠올랐다”면서, “그러나 서울에 돌아와서 여러 회식과 평소의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돌아오게 됐다. 이 영화는 ‘비건이 돼야 한다’고 강요하는 영화가 아니다. 전 육식을 반대하지 않는다. 인간은 수천 년간 육식을 해왔다. 동물도 육식동물이 있다. 자연적으로는 얼마든지 찬성이다. 다만 자본주의 아래 동물을 파이프라인으로 만든 것, 이건 몇십 년 안에 새롭게 나타난 양식이다. 그런 환경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제 70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오는 29일 190개국에서 동시 릴리즈하며, 한국에서는 대한극장 및 서울극장 등 여러 극장과 넷플릭스 스트리밍으로 동시 개봉할 예정이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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