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최민지 기자] 배우 박보영(25)이 어느덧 2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아직도 앳된 모습이 여전하다. 교복이 잘 어울리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눈동자가 아련하다. 지켜주고 싶다는 남자들의 마음이 이렇게 제대로 느껴질 수가 없다. 그런 그가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 이해영 감독, 청년필름 제작)로 돌아왔다. 단정한 검정색 교복과 가지런히 머리를 땋아 묶은 그 모습이 이토록 예쁠 수가 없다.

지난 18일 개봉된 ‘경성학교’는 1938년 경성,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한 기숙학교에서 사라지는 소녀들과 이를 한 소녀가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박보영은 극 중 기숙학교에 새로 입학하게 된 주란으로 출연한다. 주란은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열쇠로, 연덕(박소담)과 귀여운 케미스트리를 보여준다. 많은 소녀들 사이에서도 유독 빛났던 박보영. 그는 주란과 참 많이 닮아 있었다.

다음은 박보영과의 일문일답이다.

- 작품 선택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시나리오였나.
“당연하다. 시나리오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 이해영 감독님이 쓴 거니까. 감독님 때문에 이걸 한 거다. (웃음) 작품을 할 때 1순위는 시나리오이고 2순위는 캐릭터인데 운이 좋게 둘 다 좋은 걸 만났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친구라 느낌이 좋았다.”

- 촬영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나.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촬영을 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더라. (웃음) 표현에 있어 한계점에 다다른 것 같은데 이거보다 더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했다. 가면 갈수록 더욱 격한 감정을 보여줘야 했는데 생각보다 표현을 하는 게 힘들더라. 이해영 감독님은 계속 새로운 표정을 보여 달라 그러고. ‘어떤 게 안 봤던 얼굴일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 이해영 감독의 디렉션은 섬세하기로 유명하지 않나.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무슨 말이에요?’라고 묻고 이해가 될 때까지 대화를 나누었다. ‘느낌적인 느낌’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했다. (웃음) 그래도 디테일하게 잡아주셨기에 내가 놓쳤던 부분들을 한 번 더 집고 갈 수 있었다. ‘여기서 주란의 행동이나 버릇이 나와 줬으면 좋겠다’고 하면 그제야 ‘아’하고 연기를 하곤 했다. 이해영 감독님은 정말 대단한 분이다.”

- 이해영 감독이 특별히 예뻐했다는 얘기가 있더라.
“하하.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놓치고 갈 수 있는 부분들에 신경을 많이 써주셨고 배려도 해주셨다. 내가 느껴질만큼. 그런데 촬영을 할 때는 티를 잘 안내셨다. 왜 표현은 안하는데 ‘난 너를 믿고 있어’ 그런 느낌 있지 않나.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 소녀들 중에서는 가장 언니였는데.
“처음 연기를 하는 소녀들 보다는 내가 촬영 용어에는 익숙하니까 그런 걸 많이 알려주곤 했다. 내 것만 하는 게 아니라 도와주니까 더욱 수월하게 진행이 되더라. 그래서 ‘아,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 하고 많이 배웠다. (웃음) 간혹 나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러지 마세요. 언니라고 해요’라고 했다. 내가 벌써 그렇게 됐다니. 기분이 이상하더라. 하하.”

- 아직 교복을 입어도 어색하지 않은 외모다.
“하하. 아직은 교복이 어울리는 소녀이지 않을까. 그렇게 흘러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어른의 모습이 될 것 같다. 내가 멜로를 한다고 그러면 아마 놀라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 이제 성숙해질래요, 멜로 할래요’라고 하면 ‘아이고, 아직 애가’ 이렇게 봐주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다. 정말 운이 좋게 지금 사회 초년생의 역할로 영화를 촬영 중이다.(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