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인터뷰] '경성학교' 박소담, 어떤 연기 '괴물'로 성장하게 될까
[ZEN인터뷰] '경성학교' 박소담, 어떤 연기 '괴물'로 성장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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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최민지 기자] 배우 박소담(24)은 혜성같이 등장했다.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 이해영 감독, 청년필름 제작) 속 그의 모습을 보면 실로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갑작스럽게 등장한 배우만은 아니었다. 다수의 작품에서 잠깐잠깐, 그것도 많은 이들이 본 작품에서 얼굴을 비친 인물이었다. 그렇게 박소담은 이해영 감독을 만나 한 송이 꽃으로 활짝 피었다. 신비로우면서도 예쁨이 묻어나는 얼굴, 그렇게 눈에 쏙 들어왔다.

지난 18일 개봉된 ‘경성학교’는 1938년 경성,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한 기숙학교에서 사라지는 소녀들과 이를 한 소녀가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박소담은 극 중 기숙학교의 급장 연덕으로 출연한다. 연덕은 경성학교에 전학을 온 주란(박보영)을 살뜰히 챙기는 인물로, 주란과 묘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소녀처럼 톡톡튀는 매력을 선사한다. 이제 관객들은 박소담의 얼굴을 제대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다음은 박소담과의 일문일답이다.

- 오디션 때는 어땠나.
“오디션에서는 연덕이 아닌 유카와 키이라의 대사로 봤었다. 모든 사람들이 오디션을 보고 나오면 기진맥진할 정도로 온 힘을 쏟아 붓더라. 당시에는 잘 했는지도 몰랐다. 그냥 정신이 없었다. 그런 에너지를 가진 오디션이 처음이었다. (웃음) 좁은 공간에서 캠코더 하나를 두고 진행했는데 몽롱했다.”

- 그런데 연덕을 연기하게 됐다.
“그러고 나서 전화가 왔는데 연덕 역이었다. 연덕은 딱딱하고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인물이지만 정도 많고 따뜻한 친구다. 그래서 정이 많이 갔다.”

- 연덕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 달라.
“연덕은 무표정을 가진 친구다.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 계속해서 모든 것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이해영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같은 무표정이지만 다 이유가 있는 무표정이어야 했기에 어떻게 살릴지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호흡을 길게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고 많은 걸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 많은 소통을 했다.”

- 연덕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
“캐릭터에 대한 내용이 시나리오에 잘 쓰여 있었다. 연덕이의 이전 상황들과 현재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유카에게 왜 그렇게 했는지가 충분히 드러나 있었다. 그래서 연덕을 상상해내기는 어렵지 않았다. 주란이 경성학교로 오게 되면서 연덕이가 느꼈던 감정 역시 충분히 표현돼 있었다.”

- 오랜만에 교복을 입었는데 기분이 어땠나.
“정말 신났었다. 교복도 교복이지만 잠옷과 발레 슈즈도 모두 맞춰 입지 않나. 21세부터 27세까지 모여 있었는데 굉장히 유쾌했다. 세트장에서 촬영을 할 때는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그만큼 재미있는 일들도 많았다. 10대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다.”

- 절벽 신은 정말 아찔했겠다.
“무서웠다. 해가 지기 빨리 찍어야 되서 바빴다. 처음에는 와이어를 나무에 묶고 했는데 합을 맞추다보니 엉키더라. 그래서 와이어도 빼고 했다. 촬영을 하는 장소까지 걸가야 되는데 어쩜 그렇게 높던지. ‘어떻게 이런 장소를 찾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정말 예쁘더라. (웃음) 옥상 신도 강풍기를 미리 준비했었는데 바람이 알맞게 불어줘서 예쁘게 나왔다. 운이 참 좋았다.”

- 주란에게 알사탕을 먹여주는 장면은 정말 귀여웠다.
“처음에는 오른쪽으로 물었는데 엄청 튀어나와 보이는 거다. 그래서 이해영 감독님이 다른 쪽으로 해보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 알사탕이 정말 컸다. 그 보다 작은 건 안 된다고 하시더라. 튀어나와야 귀엽다고. 결국은 예쁘게 찍었다. (웃음)“

- 여고생은 또 할 수 있겠나.
“더 나이가 들면 아마 여고생은 못하지 않을까 싶다. (웃음)“

-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보고 싶다.
“촬영했던 작품들이 올해에 다 개봉된다. 운이 따라주는 것 같다. 다 찍어놨지만 아직 다 보지는 못한 상태라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하다. 눈으로 보면 ‘아, 내가 영화를 좀 하고 있구나’하고 실감이 날 것 같다. 아직은 얼떨떨하다. 인터뷰도 이렇게 많이 하게 될 줄 몰랐다. 정말 신기하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