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최민지 기자] 결혼 이후 승승장구하는 배우 엄지원(38). 일, 사랑, 여기에 미모까지 쟁취해 두 눈을 쏙 사로잡는다. ‘예뻐졌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일명 ‘여신 미모’의 소유자. 그런 그가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 이해영 감독, 청년필름 제작)로 관객들을 만났다. 누구보다 튀는 인물, 누구보다 튀는 비주얼을 소유한 엄지원. 또 다른 작품의 길이 시작되고 있었다.
지난 18일 개봉된 ‘경성학교’는 1938년 경성,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한 기숙학교에서 사라지는 소녀들과 이를 한 소녀가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엄지원은 극 중 경성학교의 교장으로 출연한다. 모두가 검정색 교복을 입는 이 학교에서 화려함으로 무장한 유일한 사람, 그래서 엄지원은 더욱 빛나고 또 빛났다.
다음은 엄지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시나리오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재미있게 읽었는데 ‘새롭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해영 감독에게 ‘장르가 뭔가요?’라고 물어보기도 했었다. ‘새로운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어떨까’ 궁금했다. 짬뽕탕이 얼마나 맛있게 만들어졌는지 평가만 남았다.”
- 주연인 듯 조연 같은 비중 있는 역할이다.
“어떤 역할인지도 모르고 교장이라고 해서 우정 출연을 할 생각이었다. 이해영 감독과 친분이 있었으니까. 비중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인물인가’ ‘내가 해서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미친 듯이 작업할 수 있을까’ 그게 중요했다.”

- 연기를 하면서 계산이 필요했을 것 같다.
“계산을 많이 했다. 어떻게 걷고, 시선은 어떻게 줄까, 언제 속삭일까 그런 계산들이 있었다. 또 내게 친절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드라마틱하게 보여줘야 되나’라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다. 어떤 사람일까, 어떤 전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까 그런 생각들. 시대를 잘못타고 태어난 뛰어난 여성, 뛰어나기 때문에 욕망을 가진 그런 여성으로 해석했다.”
- 위험한 연기도 있었다.
“원래는 대역이 있었는데 와이어를 잘 타니 스턴트를 안 쓰고 직접 했다. 이해영 감독이 많이 지쳐있고 힘이 부치는 게 보여서 ‘이런 거라도 내가 직접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사람이 못 해낼 줄 알았던 걸 해내보이면 감동을 하니까. (웃음)”
- 그래서 일본어도 완벽하게 해냈나.
“교장은 조선인과 일본인의 중간쯤 서 있는 여자다. 그래서 한국말과 일본말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야 사실적으로 받아들여지고 나중에 밝혀지는 일들에 대해 납득이 될 것 같았다. ‘일본어들이 풍성하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고, 그만큼 공을 들였다. 양날의 검이 자유자재로 느껴지길 원했는데 못하면 어색하지 않나. 그래서 첫 등장에 굉장히 힘을 줬다. 화사한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일본말을 하는 모습, 환기시키는 그림을 떠올렸다.”
- 목소리도 정말 잘 어울리더라.
“원래 연기를 할 때 내 톤을 숨기는 편이었다. 조금 높은 음이기에 그런 것들을 숨기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었다. 굉장히 지적인 역할인데 비음이면 맞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내 목소리로 갔다. 교장은 친절한듯하지만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나. 그래서 원래 가지고 있던 목소리를 활용하면 좋겠다 싶었다.”

- 예쁜 옷도 많이 입고 촬영이 즐거웠을 것 같다.
“전작인 ‘소원’에서는 단벌에 메이크업도 거의 없었다. 그런데 ‘경성학교’에서는 매번 의상을 갈아 입으니 좋더라. 긴 가운은 없던 의상인데 특별히 만들었다. (웃음) 그런데 헤어메이크업은 정말 힘들더라. 2시간 반에서 3시간 씩 걸렸는데 ‘화장을 안할 때가 편하다’ 싶은 생각이 강했다. 그래도 외모적으로 예쁘니까 만족했다.”
- 같이 연기한 박보영은 어떤 배우였나.
“알사탕을 먹을 때 진짜 예쁘지 않나. ‘저런 표정을 어떻게 짓나’ 싶더라. 박보영 씨는 카메라가 타이트하게 들어갔을 때 진가가 드러나는 배우다. 매력이 극대화된다. (웃음) 연기적인 면에서나 그냥 일상적인 면에서나 착하고 좋은 사람이다. 좋은 사람을 만날 때는 참 기분이 좋다.”
- 생활교사 역을 맡은 박성연과의 호흡도 상당했다.
“연극배우인데 정말 연기를 잘하시더라. 호흡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 분이 오는 날이 별로 없었는데 기다려지고 신이 났다. 맞는 장면에서는 몸이 휘청할 정도로 임팩트가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직접 세게 맞았다. 교장은 늘 정갈한 모습만을 보여주는데 그 때 만큼은 흐트러졌으면 했다.”
- 마지막으로, 엄지원은 어떤 배우를 꿈꾸나.
“흥행에 대해 늘 생각한다. 그리고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를 꿈꾼다. 밝은 연기를 많이 해보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괴물 같은 연기도 욕심이 난다.”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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