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오랫동안 기다렸다. 약 4년 만, 공백이 무색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효리의 화려한 컴백이다.
4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이효리의 정규 6집 '블랙(BLACK)' 발매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진행은 김일중 아나운서가 맡았다.
이날 이효리는 "제주도에서 주부생활 열심히 하고 요가도 하고 앨범 준비를 하면서 편하게 지냈다. 지금 2주 정도 서울에서 지내고 있다. 복잡한 생활을 안 하다가 와서 재밌기도 하면서 정신이 없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새 앨범 발매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긴 시간이 언제까지일지 저도 궁금했다. 뭔가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제 앨범이 나오니까 기다림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무대에 서고 싶고 후배들과 경쟁도 하고 싶어졌다"고 밝혔다.

그간 서울을 떠나 제주 생활을 통해 얻은 많은 음악적 영감들을 이번 앨범에 담아냈다. 총 10개의 트랙 중 9곡에 작사, 8곡에 작곡으로 참여했다.
이효리는 "예전엔 제 중심인 앨범이 많았다. 정말 나 밖에 보이지 않았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최고를 끝까지 유지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최고는 달라진다"면서, "지난 시간동안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밥 먹고 슬리퍼 신고 돌아다니면서 평범한 생활을 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그렇게 잘난 사람이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보단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제주도 생활로 달라진 점을 언급했다.
장르의 스펙트럼 또한 넓어졌다. 팝, 발라드, 힙합, 소울, 일렉트로니카를 넘나드는 트랙들은 이효리가 앨범에 쏟았을 고민과 노력을 짐작케 한다.
타이틀곡 '블랙'은 이효리가 작사, 김도현과 공동 작곡한 곡으로 화려한 컬러의 메이크업과 카메라 렌즈 뒤로 가려졌던 자신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블랙에 비유해 표현했다.
'블랙'의 의미에 대해 이효리는 "저를 표현하는 수식어를 보면 레드, 오렌지 등 컬러감이 많다. 저도 무대에서 색깔을 많이 사용했다. 메이크업, 렌즈, 헤어를 화려하게 했다. 그런 것들을 걷어냈을 때 저는 어떨까,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줄까란 의문이 생겼다"면서 "저의 모든 것을 용기 있게 보여드려 보려고 했다. 저의 밝은 면만 부각시키기보다는 진짜 나를 내던져볼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정규 6집 발매에 앞서 지난달 28일 수록곡 '서울(Seoul)'을 선공개해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서울'은 제주에 사는 이효리가 서울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았다. 래퍼 킬라그램의 랩과 이효리의 휘파람 소리가 더해져 서울의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서울'은 서울이 어두웠던 시기에 만들어졌다. 이에 대해 이효리는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하던 당시에 이 곡을 썼다. 서울을 떠나서 화려하고 예쁜 모습을 볼 땐 모르다가, 서울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살던 고향이 안쓰럽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도시를 찬양하는 곡들이 외국엔 많다. 도시의 어두운 단면이나 살아가는 사람의 우울한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곡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효리는 '서울'을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꼽았다. 이효리는 "이 앨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만든 곡이다. 많이 보다는 오래 들을 수 있는 곡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곡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4년 전의 이효리는 무대 위 화려한 의상과 노래로 단번에 시선을 끌었다. 이번 앨범은 이전의 화려함을 덜어놓고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효리는 "화려한 모습을 했을 때 이제는 그때처럼 예쁘지 않을 거라고 느꼈다. 화려하지 못할 거면 깊이 있게 하자고 생각했다. 화려한 앨범이 되지 않더라도 저의 마음을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부분에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저의 섹시한 비주얼이다. 제가 편안하게 입은 모습이 저는 좋지만 보는 분들은 심심할 수 있을까봐, 음악방송 때도 보여주는 비주얼적인 모습은 카리스마 있고 깊이 있는 섹시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효리의 정규 6집은 4일 오후 6시 공개된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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