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최민지 기자] 배우 류승범(35)은 자유롭다. 그러나 방향 없이 그저 자유롭지만은 않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자기 생각이 확고하다.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임상수 감독, 휠므빠말 제작) 속 류승범은 그냥 류승범 그 자체다. 그렇기에 스크린 속에서 더욱 자유롭다. 눈빛 하나, 행동 하나에 의미가 있다. 그냥 지나침이 없다. 그렇게 관객들은 류승범의 모습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의문의 돈 가방을 손에 넣은 지누(류승범)와 나미(고준희)가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 진짜 악당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누는 돈 가방이 든 차를 미행하다가 사고가 난 것을 목격한 뒤 그 돈을 쟁취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그 여자를 위해 성심성의껏 사랑을 아끼지 않는다. 어떤 여자도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 영화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유니크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영화라는 게 아무래도 취향을 타니까 각각 다르게 판단될 수 있지 않나. 정말 보람을 느낀 작품이다. 모든 캐릭터가 다 사랑스럽고 임상수 감독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모두 녹아 기분이 좋았다. 뻔하지 않은 영화라 더욱 좋고. 그래서 더욱 필요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 대중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게 될 것 같나.
“우선 대중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가 참 애매모호하다. 나 외에 다른 사람은 모두 대중이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한 가지 타깃을 정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사실, 어떤 사람을 대중이라고 일컬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웃음) 100명 중 99명의 사람이 한 소리를 낸다고 다른 한 사람의 소리가 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다양성이 필요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 영화는 그 다양성에 대한 작품이다.”

- 도대체 지누는 몇 살이며 뭘 하는 사람인가.
“사실 나도 정확한 나이나 출발 지점의 그림은 모른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었다. 아직까지 사회에 적응이 되지 않은 사람. 어찌 보면 순수한 사람이었다.”
- 고준희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지 않나. 어떻게 성장한 것 같은지.
“어떻게 내가 감히 성장을 논할 수 있겠는가. (웃음) 그저 그런 배우와 함께 했다는 것이 영광이다. 난 단지 연기를 먼저 시작했을 뿐이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고준희 씨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 물론, 좋은 배우이기도 하고.”
- 지누로 인해 나미라는 캐릭터가 더욱 잘 살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힘든 싸움이었다. 어떤 배우에게 ‘연기를 하지 말라’는 것은 차가운 칼날과도 같다. 그걸 감수하고 선택한 작품이 바로 ‘나의 절친 악당들’이다. 연기를 하는 에너지보다 안하는 에너지를 내는 게 더 어려웠다. 그 싸움을 이겨낸 것 같아서 스스로 나 자신에게 대견스러웠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이들은 그걸 모르지 않나. 나라도 나를 사랑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더라. 하하.”

- 임상수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전작들을 보고 무한한 호기심이 있었다. 처음 만났으니까 ‘어떤 감독일까’ 한 발짝 물러서서 관찰을 좀 했다. 임상수 감독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람이다. 현장에서도 계속 생각을 한다. 그야말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무슨 생각을 할까 호기심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나를 많이 자극했다. 생각을 많이 하는 분이라 명쾌한 말들을 많이 한다. 생각이 많으면 말이 꼬이고 많아지게 되는데 간단하니 받아들이기도 쉽고 이해도 잘 됐다.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류승범에게 ‘나의 절친 악당들’은 어떤 의미인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내 청춘을 기록해봤으면 좋겠다고. 내가 죽어도 남는 영화를 찍고 시다고 말이다. 젊은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세상에 던져보는, 그래서 영원히 기록되게. 그런 작품이 바로 ‘나의 절친 악당들’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는 작업들을 그런 방식으로 해나갈 것 같다. 나도 배울 수 있고, 배우로서 소리도 낼 수 있는 그런 작품들 말이다.”
사진=이가영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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