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인터뷰] '마돈나' 김영민 "날 보고 화났단 말 무척 좋았죠"
[ZEN인터뷰] '마돈나' 김영민 "날 보고 화났단 말 무척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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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최민지 기자] 배우 김영민(44)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소년의 모습이었다가 악인으로 돌변하고, 또 서글서글한 웃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얼굴을 알린 김영민이지만 아직도 그의 모습이 낯선 이들이 많다. 영화 ‘마돈나’(신수원 감독, 준필름 제작)에서는 어쩔 수 없이 차가워진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의 본성, 어쩔 수 없는 본능이 그토록 안타까울 수가 없다.

이 작품은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여자 미나(권소현)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되고, 그의 과거를 추적하며 밝혀지는 이야기들에 대해 담고 있다. 김영민은 아버지의 재산을 얻기 위해 그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하고 있는 아들 상우로 출연한다. 상우는 해림(서영희)을 이용해 미나의 가족에게 장기기증 동의서를 받아오라고 제안하는 인물. 그러나 해림은 미나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그의 편에 서게 되고, 상우는 난관에 처하게 된다.

-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어땠나.
“눈물이 나더라.”

- 남성 분들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는데.
“그러게 말이다. 내가 좀 세심한 감정을 가진 모양이다. 하하. 우리 영화는 여성분들이 많이 봤으면 한다. 아, 아니다. 정신 못 차린 남자들도 봐야 된다. (웃음) 그래도 확실히 공감 능력은 여자들이 앞서는 것 같다. 영화나 책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고.”

- 그렇다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궁금하다.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 영화라 그런지 아픔이 굉장히 섬세하게 그려졌다. 집요하게 장면들을 보여주는데 꾹꾹 눌러 담은 느낌이 들었다.”

- 악역이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전작인 ‘일대일’에서도 그랬고.
“큰일이다. 이러다 정말 나쁜 놈만 연기하게 될까봐.”

- 그래도 그만큼 잘 한다는 뜻 아니겠나. (웃음)
“그렇겠죠?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죠?”

- 물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지.
“악역이기 때문에 나쁘게 연기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악인이지만 하나의 악인으로 가지는 않기 위해 조절을 많이 했다. 악하기 때문에 더욱 악하게 보이려고 하지 않았다. 이 사람이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게 됐다. 현장에서 그 숙제들을 풀어갔다. ‘이 사람에게도 상처가 있다’ ‘이 체제 안에서 상처를 받고 있는 사람 일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졌다. 부자이기는 하지만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을 것이기에.”

- 그래서인지 마지막에는 조금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더라.
“마지막 장면에서 그런 부분들이 참 잘 살아났다. 표현을 할 때 인간이 된다는 느낌이랄까. 한 가지 성격으로 쭉 가는 게 아니라 신수원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칸영화제에서 왜 ‘마돈나’를 선택했을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섬세한 감정들이 잘 살아났다. 이게 바로 신수원 감독의 뚝심이었다.”

- 칸영화제에서는 반응이 어땠나.
“당시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영화를 미리 본 심사위원이 ‘당신이 나올 때마다 화가 났다. 그래서 때려주고 싶었다’고 하더라. 정말 고마웠다. ‘내가 얼마나 못되게 나왔지?’ 싶더라. (웃음) 짐작은 했는데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 마돈나 춤을 추겠다고 공약을 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나온 공약인가. (웃음)
“메르스도 있고 공룡도 있고. 넘어야 될 산이 많은데 영화만 잘되면 뭘 못하겠나. 식상하지만 영화만 잘된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관객 20만 명이 넘으면 얼마나 좋겠나. 정말 고마운 일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춤을 출지 생각을 해봤나.
“아직은 모르겠다. 유튜브를 보고 배우는 수밖에. (웃음)”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