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죽사남’ 신성록 “시즌2? 김칫국은 안 마실래요”
[Z인터뷰] ‘죽사남’ 신성록 “시즌2? 김칫국은 안 마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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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배우 신성록이 대중에 강하게 박힌 악역 이미지를 지우고 ‘지질남’으로 분해 친근한 매력 어필에 성공했다.

신성록은 지난 2013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소시오패스 이재경 역을 맡아 소름끼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2014년 tvN ‘라이어 게임’에서 또 한 번 악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게 캐릭터를 표현해 호평을 얻었다.

그런 그가 MBC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이하 '죽사남')’에서 보여준 이미지는 정반대였다. 초호화 삶을 누리던 왕국의 백작(최민수 분)이 딸을 찾기 위해 한국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신성록은 강호림 역을 맡았다. 신성록은 강호림을 통해 철없는 남편, 현실에 굴복하는 지질남의 면모를 보여줘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더불어 ‘죽사남’은 참신한 스토리와 최민수, 강예원, 이소연 등의 열연으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유지했으며 최고 시청률 14%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다. 비록 주요 인물들이 모두 비행기 사고를 당하는 황당한 마무리를 짓긴 했지만, 그 또한 ‘죽사남’이기 때문에 이해가 되는 유니크한 결말이었다.

제니스뉴스와 신성록이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MBC 드라마 ‘죽사남’ 종영 인터뷰로 만나,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12부로 마무리 됐다. 연장을 요청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는데.
12부가 짧지만 저희는 정말 가열차게 열심히 했거든요. 적절한 타이밍에 끝났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나라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스템에선 12부가 적당하지 않나 싶어요. 요즘 사전제작도 많지만 저희는 전날 새벽 2시까지 촬영했어요. 이번 작품은 배우들이 모든 걸 소진할 때 끝난 것 같아요(웃음).

Q. 결말이 독특하다. ‘하이킥’에 이어 황당한 결말의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우선 결말에 대해 해석하려고 하진 않았어요. 너무 긴박하게 촬영하고 있었고 의견을 내고 수정할 시점이 아니었어요. 그냥 어이없는 소재로 시작해서 그런 드라마답게 어이없게 끝났다고 생각해요. 뻔한 결말보다는 유니크한 면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저의 취향은 밝힐 수 없고, 그냥 작품의 일원으로서 작품에 맞는 결말인 것 같아요. 종방연에서도 저희끼리 "이렇게 논란 속에 회자되는 드라마가 나을 수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어요. 뭐든 순위 안에 드는 것은 의미가 있잖아요.

Q. 열린 결말에 시즌2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할 의향이 있나.
제안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리긴 어려워요. 시즌2 제안이 들어온다면 우선 스토리를 봐야겠죠. 바로 하겠다고 덥석 무는 것보다는 시즌2에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일지 보고 정할 거예요. 우선은 긍정적이에요. 어디까지나 제안이 올 경우죠. 김칫국은 안 마실래요(웃음).

Q. 악역 이미지를 탈피하고 호평을 얻었다.
사실 저는 제가 그런 센 이미지가 각인돼 있는지 몰랐어요. ‘별그대’와 ‘라이어 게임’을 제 전부로 판단할 줄은 몰랐거든요. 반응들을 보면서 알았어요. 뭐 물론 그런 센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더 박수를 받은 것 같아요.

Q. 그럼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단 말인가.
저는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라 생각해요. 이 이야기가 관객,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는지 아닌지가 중요하죠. ‘죽사남’이 너무 재밌는 이야기라 생각해서 선택했어요. 이미지가 박혀있는 줄도 몰랐기 때문에 탈피를 위해 택한 건 아니죠.

Q. 이전작과는 다른 캐릭터였는데 캐릭터에 몰입하는 게 어렵진 않았나.
저는 우선 모든 캐릭터를 저로 해요. 옆에서 아무리 주입해도 저는 못해요. 물론 저로 할 수 없는 캐릭터를 만날 때도 있겠죠. 어쩌면 저도 민수 선배님처럼 메소드 연기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의도하고 ‘이렇게 해야지’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냥 슛이 들어가면 바로 그런 연기가 나와요.

Q. 최민수는 굉장히 강하게 연기를 했다. 호흡하면서 힘들진 않았나.
저도 악역을 할 때는 세게 연기하는 사람이라 선배님의 마음을 이해했어요. 제 캐릭터는 그걸 잘 받아내면 된다고 생각했고요. 워낙 선배님이 해석을 많이 해온 덕분에 저는 리액팅 할 것들이 많았어요. 민수 선배님은 정말 치밀한 분이라 생각했어요. 그런 유니크한 연기는 철두철미함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어요. 진지한 예술가예요.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늘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고 노력하시더라고요.

Q. 강예원과는 부부로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누나와 케미스트리가 좋았다는 말을 주변 지인, 스태프분들게 많이 들었어요. 예원 누나도 정형화된 배우가 아니고 상대방과 주고 받을 수 있는 호흡을 준비해오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같이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Q. MBC를 먹여 살린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시청률이 잘 나왔다. 예상했던 결과인가.
잘 되길 당연히 바랐죠. 민수 선배님이랑 처음으로 만나는 신을 촬영하고 난 후에 ‘선배님 저희 작품 잘 될 것 같지 않아요?’라고 했었어요. 선배님은 ‘요즘 보는 눈의 취향을 알 수 없다’고 하시면서 ‘오히려 이런 드라마가 잘 될 수가 있다’고 하셨어요. 워낙 배우들도 오래 연기했던 사람들이고 연출자도 오래 해본 사람이었어요. 작가님은 신인이지만 글이 따뜻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었고요. 그렇게 모인 덕분에 잘 된 것 같아요.

Q. 2017년에 영화, 뮤지컬, 드라마 모두 했다. 쉬지 않고 달리는 이유가 있나.
배우니까 저는 무대에 계속 서 있는 게 좋아요. 힘들어서 쉬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무대에 서 있으면 행복해요. 영화, 드라마 순서를 정해서 하는 건 아니고 그냥 이야기가 좋고 제가 해야겠다는 명분이 생기면 출연하고요. 어쨌든 저는 선택을 받는 직업이잖아요. 강박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성격상 오래 쉬질 못하겠더라고요.

Q. 코믹 연기를 성공적으로 보여줬는데, 앞으로도 재미있는 캐릭터를 더 해볼 생각이 있나.
저는 무궁무진해요. 상황이나 시퀀스가 달라진다면 당연히 더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극 연기도 마찬가지죠. 새로운 해석으로 해보면 재미있거든요. 코믹, 정극 장르를 두지 않고 나만의 것으로 할 수 있다면 해볼 생각이에요. 호러는 제가 무서워서 아직 잘 모르겠지만요(웃음).

Q. 다음 작품 계획은.
아직 공개되진 않았는데요. 뮤지컬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관상을 보는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이쪽 일을 공무원처럼 할 상이다’라고요. 데뷔하고 길게 쉬었던 적이 없어요. 방송만 보는 분들은 ‘왜 요즘 텔레비전에 안 나오냐’고 하시기도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저는 뮤지컬, 영화를 하고 있어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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