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군함도' 송중기 "결혼 후 인기 걱정? 당연히 있다"
[Z인터뷰] '군함도' 송중기 "결혼 후 인기 걱정? 당연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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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배우 송중기는 정말 불가능이란 없어 보인다. 자신이 출연했던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대사 마냥 그 어려운 걸 항상 해낸다.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해, KBS2 '성균관 스캔들'로 꽃미모를 뽐냈다. 또한 2012년 주연 영화 '늑대소년'으로 660만 관객을 동원했다. 잘 생긴 얼굴에 더해 연기력과 티켓파워까지 입증했던 순간이었다.

잠깐의 나들이처럼 비춰졌던 예능에서도 잘 풀렸다. SBS '런닝맨'의 초창기 멤버로 이광수, 송지효와 함께 멋진 호흡을 보여줬다. '런닝맨'이 대한민국의 간판 예능이 되는데 송중기의 힘이 있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군 복무도 깔끔하게 해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제대로 흔들었던 '태양의 후예'로 대세 배우가 됐고, 함께 러브라인을 펼쳤던 송혜교와 열애, 그리고 결혼을 발표했다. 정말 어디 하나 모자름이 없는 송중기의 행보다.

그런 송중기가 여름 극장가에 영화 '군함도'와 함께 나타났다. 이번에도 군인이다. OSS 소속 광복군 '박무영'으로 분해 군함도에 잠입, 그안에서 핍박 받는 조선인들의 대탈출을 이끈다.

220억 기대작의 당당한 한 축으로, 그리고 세기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송중기와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여러모로 들떠있을 수도 있을 상황, 하지만 송중기는 그 누구보다 차분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공과 사는 구분하는 주연 배우 송중기, 그리고 '군함도'의 박무영이었다.

‘군함도’를 통해 관객에게 듣고 싶었던 평가가 있다면?
아무래도 “송중기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말일 것 같다. 제가 처음 접하는 장르였기에, 무언가 새로움을 더했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군함도'를 선택했던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그 새로움일까?
제가 볼 때 저의 작품 선택의 8할 이상은 시나리오가 결정한다. 그 이후 감독님이 누구인지, 동료가 누구인지, 캐릭터가 뭔지 판단하는 것 같다. 시나리오가 영화적으로 재미있다는 판단이 서고, 이 작품을 타인에게 보여드려도 창피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또한 오락성에도 가치를 많이 두는 편이다. 상업 영화로서 그 가치는 매우 크다고 본다. 거기에 작품성과 의미가 담긴다면 더 좋을 일이다. ‘군함도’는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이기에 소재에서 오는 묵직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나이 먹어서 봐도 부끄럽지 않을 작품이라 생각했다.

새롭다고 하기엔 공전의 히트를 친 ‘태양의 후예’에 이은 또 한 번의 군인이다.
겹쳐 보일 수도 있다. ‘군함도’를 선택했을 때가 드라마 촬영이 한 달 정도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같은 군인 역할이라 고민은 했다. 그래도 매체가 달랐기 때문에 강박관념이나 걱정은 없었다.

박무영을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것은?
무엇보다 ‘군함도’는 멀티 캐스팅이다. 각자 해야 할 역할이 정해져 있었다. 특히 박무영은 극의 중반에 등장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새로운 사건이 발생한다. 그래서 흐름의 밸런스를 가장 신경 썼다. 사실 시나리오에서는 박무영이 더 늦게 등장하는 거였다. 편집으로 등장 타이밍을 앞당겼다. 별다른 부연 설명도 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흐름을 깨지 않는 게 중요했다.

류승완-정두홍 콤비다 보니 액션이 역시 남달랐다. 
류승완 감독님을 생각하면 누구나 멋진 액션을 떠올린다. 이번에도 역시나였다. 류승완 감독님 곁에는 정두홍 감독님이 있다. 두 분이 정말 호흡이 좋았다. 그 호흡과 정이 부러웠다. 황정민 선배님과 류승완 감독님의 콤비도 부러웠다. 배우에게 가장 큰 칭찬은 함께 했던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콜이 있다는 것 같다. 그게 정말 부러웠다.

촬영 중 부상도 입었다 들었는데.
얼굴이 긁힌 정도다. 정두홍 무술감독님이 너무 걱정을 해줬다. 참 남성스럽게 보이는 분인데, 은근히 소녀 같은 면이 있으셨다. 하하. 그 말고는 외적인 부상은 없었다. ‘군함도’는 누가 다쳐도 이상하지 않을 격한 현장이었다. 그런데도 큰 부상이 없었다는 게 정말 다행이다.

전 이번 영화에서 막내였다. 영화 경험도 별로 없다. 하지만 ‘군함도’를 통해 최고의 스태프와 일했다는 생각이다. 그게 정말 좋았다. 덕분에 위험한 장면도 수월하게 찍은 거다. 뒤에서 묵묵하게 고생해 준 스태프의 힘이다. 항상 감사드린다.

정두홍 감독이 소녀 같다면, 류승완 감독은 어떤 느낌이었나?
개인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어수룩한 척 하지만 속이 단단하신 분이다. 딱 영화사 이름 같다. 외유내강. 그런 지점이 멋있어 보였다. 그리고 또 하나, 영화에 정말 미쳐계신다. 

외유내강이라, 영화 속 촛불집회신 같은 장면이 바로 류승완 감독의 강단이겠다.
의중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감히 추측하자면 의도하신 것 같다. 우리가 그 신을 촬영할 때 실제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래서 촬영 현장 분위기도 더 달아올랐던 것 같다. 대사 NG도 없었고, 배우들의 호흡이 정말 너무 척척 맞았다. 서로 칭찬을 했을 정도다.

시나리오 때부터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정말 현실적인 신이다. 사실 앞뒤를 따져보면 그 상황에선 조선인들끼리 뭉쳐야 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지역으로 파가 갈린다. 심지어 일본인을 두둔하기도 한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사람의 생각이 정말 다 다른 거다. 요즘 시대도 그런 일이 있으니 참 현실적이라고 느껴졌다.

수안이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꿀이 떨어지던데. 극중에서 소희가 먹고 싶어하는 '콩국수'는 함께 먹었는지?
아! 콩국수! 그 생각을 못했다. 먹어야겠다. 하하. 일단 수안이는 너무 예쁘다. 가끔 아역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면 나이에 맞지 않은 성숙한 ‘척’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땐 참 그 아이가 걱정된다. 하지만 수안이는 딱 5학년스러웠다. 그리고 연기할 땐 완벽히 해낸다. 김수안의 소희가 ‘군함도’를 다 끌고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재에서 오는 압박이 있는 영화다. 그 무게를 덜어주는 것이 소희였다. 물론 반대로 그 무게를 더 묵직하게 만든 지점도 있다. 

송혜교 씨와 결혼발표로 세상이 떠들썩했다. 수안이 같은 딸은 어떨까?
너무 좋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있는 단계다. 여자친구 송혜교 씨와 2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 일단 결혼식부터 잘 치르고 싶다. 

말이 나온 김에 하나 더 묻자면, 최고의 인기를 구가 중인데, 분명 결혼 후 인기세가 하락할 거다.
인기에 대한 걱정? 당연히 있다. 없을 수가 없다. “없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친구인 송혜교 씨를 더욱 사랑한다. 그래서 결혼도 결심한 거다. 우리 직업 자체가 많은 사람들의 인기로 좌지우지 된다. 하지만 송혜교 씨와 결혼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다.

결혼을 하면 작품 선택에 있어 시선도 달라질 거다. 
아무래도 19금 연기는 자연스럽게 되진 않을 것 같다. 배우니까 필요하다면 연기하겠으나 더 고민하고 신중해질 것이다. 차기작은 정해진 게 없다. ‘킹덤’에 출연한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 큰일(결혼)을 앞두고 있다 보니 아마 올해엔 차기작 선택을 못할 것 같다.

끝으로 이번 ‘군함도’를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이경영 선배님이다. 정말 친구 같은 삼촌이 이번 작품 덕분에 생겼다. 실제로 삼촌이라 부른다. 영화적으로도, 영화 외적으로도 많이 교감 했다. 족발도 많이 사주셨다. 삼촌이 단골이신 족발집이 있다. 그래서 대사에도 족발 이야기가 나온 거다. 삼촌께서 찍으신 영화가 백 편이 넘는다. 그 경험과 함께 옛날 현장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 흘려 들을 수 없는 주옥 같은 이야기였다.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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