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배우 염정아가 드디어 스릴러로 돌아왔다. '장화 홍련'(2003) 이후 '스릴러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얻은 만큼 그의 귀환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도회적인 이미지에서 오는 차가운 카리스마, 그것이 잘 만들어진 이야기와 맞물릴 때 어떤 효과를 내는지 관객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염정아가 선택한 새로운 스릴러 '장산범'의 '희연'은 조금 다르다. 차가운 인물이 아닌 중도를 걷는, 그러다 영화의 흐름과 함께 뜨거운 감정을 쏟아내는 인물이다. 그 바탕엔 과거 아들을 잃어버렸던, 하여 그 아픔을 붙들고 괴로워하는, 애끓는 모성애가 존재한다.
최근 제니스뉴스와 염정아가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간극이 큰 감정의 너울 속에 영화의 중심을 잡아야 했던 염정아. 이를 능히 해내고 관객들에게 '장산범'이 가진 매력을 전한 그의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장화 홍련’을 통해 스릴러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후 오랜만에 다시 스릴러로 돌아왔다.
개봉 전부터 ‘염정아의 스릴러 복귀작’이라는 말이 있었다. 부담도 있었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했다. 제가 매사 긍정적인 편이다. 사실 ‘장화 홍련’은 10년이 넘은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산범’을 통해 스릴러에 대한 기대를 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었다.
스릴러 복귀작으로 ‘장산범’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제가 연기한 ‘희연’의 감정선이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장산범’은 놀래 키는 공포가 아니어서 더욱 끌렸다. 그 조화가 좋았다. 배우로서는 감정의 강약을 조절하면 관객에게 독특한 공포를 선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제가 시나리오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 그래서 참여했던 것 같다.

울었던 것은 역시 모성애 부분이겠다.
영화 시작부터 모성애를 연기해야 했다. 그래서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촬영 초반부터 그 감정을 끌어올려야 하다 보니 NG도 많이 났다. 그래서인지 초반에 찍었던 부분을 보면 몰입이 덜 됐다는 게 느껴진다.
‘희연’이라는 역할이 연기하기 쉬운 역할은 아니다. 감정선이 좋았다고 했지만, 그 진폭이 워낙 컸다.
관객들이 희연의 감정을 잘 따라갈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숙제였다. 그 선을 지키는 게 제일 어려웠다. 배우로서 치밀하게 계산을 해야 하는데, 제가 사실 계산에 약하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정말 여러 번 읽었다. 전 신을 앞두고 생각에 진도가 안 나가면 책을 처음부터 읽는다. 그렇게 다시 감정을 끌어올린다.
실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보다 감정에 몰입하기 쉬웠을 수도 있겠다.
전 연기를 할 때 캐릭터에 실제의 저를 대입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시나리오에 더 빠져드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장산범’ 현장에서 신린아를 포함해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제 아이들이 더 보고 싶어지기는 했다.
신린아 양이 워낙 어여뻤다.
정말 참 연기를 잘했다. 사실 아역과 연기할 땐 성인 연기자가 배려해야 할 것들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신린아는 카메라 앞에 섰을 땐 성인 연기자와 똑같이 연기해냈다. 시간이 딱히 더 걸리는 것도 아니었고, 정말 주문하는 대로 연기가 나왔다. 그래 놓고 쉬는 시간엔 또래 아이처럼 놀고 다닌다. 정말 타고난다는 건 그런 것 같다.
박혁권 씨와는 부부로 함께 했는데.
박혁권 씨가 굉장히 재미있는 분이시다. 그런데 말수가 많지는 않다. 감정적으로도 힘든 촬영을 해서였을까? 막상 촬영할 땐 많이 친해지진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영화를 홍보하는 요즘 친해졌다. 박혁권 씨는 어떤 역할도 잘 소화해낼 좋은 배우다.

허정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굉장히 디테일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맞다. 정말 꼼꼼한 스타일이셨다. 말수가 많지 않으셨고, 이야기할 때도 수줍어하시며 말을 거셨다. 하지만 단호하시다. 원하는 것이 나올 때까지 찍으신다. 분은 물론 초까지 맞춰가면서 찍으셨다. 덕분에 편한 것도 있었다. 시키는 대로 하면 됐다.
가장 힘들었던 촬영은?
동굴 촬영이 정말 힘들었다. 일단 공기가 정말 안 좋았다. 세트장에 일부러 먼지를 만들어 냈다. 그 상황에서 액션이 있었다. 달리기도 많이 해서 호흡이 힘들었다. 감정도 강한 신이었고, 대사도 많았다. 덕분에 목이 항상 아팠다.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목이 아픈 기분이다.
차기작 계획은?
하고 싶은 작품은 많다. 마음을 쉽게 주는 편이다. 전 출연 판단을 금방 하는 것 같다. 전 캐릭터를 주로 보는 편인데, 그렇다고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 지 흥미진진하다.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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