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그 여름, 동물원’ 동물원과 김광석의 음악을 마음껏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종합)
[Z현장] ‘그 여름, 동물원’ 동물원과 김광석의 음악을 마음껏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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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최근 故 김광석과 서해순의 이슈가 세간의 관심을 모은 가운데, 그룹 동물원과 김광석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이 세 번째 공연으로 돌아왔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의 제작발표회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더그룹 정경호 대표, 박경찬 연출, 박기영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 홍경민, 이세준, 최승열, 임진웅, 윤희석, 조복래, 병헌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첫 공식석상인 이날 행사에서 배우들은 라이브 연주와 함께 널리 알려진 명곡 ‘혜화동’, ‘변해가네’,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거리에서’, ‘사랑했지만’, ‘널 사랑하겠어’, ‘나무’의 7곡을 선보였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故 김광석과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그룹 동물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작품의 음악감독은 동물원의 멤버 박기영이 맡았다. 최근 故 김광석이 부인 서해순과 관련해 주목을 받은 것에 대해 박기영 음악감독은 이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밝혀 시선을 끌었다. 

박기영 음악감독은 “최근 음악 외적인 이슈들로 광석이 형 노래들이나 이야기들이 범람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공연 올리는데 좋은 쪽으로 작용하는거냐 부정적인 영향 미치는거냐 물어 보더라. 요즘은 저작권 문제까지 연계가 되면서 어떤 분들은 안타깝지만 이 문제가 해결될때까진 김광석이 쓴 노래는 사용하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부르지도 말자는 움직임도 좀 있는 것 같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박기영 음악감독은 “동물원의 공연, 이 작품도 보러 오신 분들은 아실 거다. 초연부터 우리는 서해순에게 저작권이 있는 노래들은 이미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사실은 광석이 형 사후에 어떤 문제로든 서해순과 얼굴을 대하고, 유선 상으로라도 상의를 하고, 말을 섞어야 하는걸 반겨할 만한 음악 친구들은 없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안타까운 일이지만 광석이 형이 직접 작곡한 몇몇 곡들이 거기에 해당한다. 서해순에게 사용 승낙을 받아야 하고,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는게 싫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 여름, 동물원’은 주크박스 뮤지컬이지만 노래만 사용하고 내용은 각색하는 기존의 작품들과는 성격을 달리 한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주하고, 스토리를 이끌어 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작품에 사용된 곡들 또한 더욱 진정성을 갖는다.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은 동물원의 음악에 대해 입을 모아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에 창기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가수 유리상자의 멤버 이세준은 “동물원 형님들 노래를 중, 고등학교 때부터 듣고, 배우고, 가수의 꿈을 키웠던 사람이다. 실제로 그룹 동물원의 멤버가 되는게 꿈이었다. 가수 데뷔한 이후로 형님들 따라다니면서 친하게 지내고, 공연도 같이 하고, 리메이크도 했는데 뮤지컬을 통해서 동물원 멤버로 발탁이 됐다. 꿈을 이룬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라고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같은 창기 역을 맡은 배우 윤희석 또한 “동물원 음악을 너무 좋아했다. 중학교 2학년때 교회에서 선배 형이 기타로 ‘변해가네’를 연주했는데 그걸 꼭 배워보고 싶어서 그 곡으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동물원의 음악들이 우리 시대에 따뜻한 큰 위로가 됐기 때문에 꼭 한번 참여해보고 싶었다”라며, "이번에 공연하면서 재발견한 곡이 있는데 ‘회귀’라는 곡이다. 듣기만 해도 가슴을 울린다. 동물원 음악은 음악도 좋지만 가사가 주는 힘이 크다. ‘나무’나 ‘회귀’ 같은 음악은 정말 우리 시대 이런 걸 들을 수 있다는게 복이구나 싶을 정도로 널리 홍보하고 싶다”라고 애정을 표했다. 

박경찬 연출은 지난 시즌의 키워드가 ‘그리움’이었다면 이번 시즌엔 ‘회복’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연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랑하던 사람은 떠나갔지만, 남아있는 이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故 김광석, 그리고 동물원의 음악으로 그들을 추억하고, 기억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을 통해 상처 받은 마음을 조금은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오는 11월 7일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사진=황지은 기자 s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