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슬기로운 감빵생활’ 정수정 “두 시간 고민한 단발, 이제는 기르려고요”
[Z인터뷰] ‘슬기로운 감빵생활’ 정수정 “두 시간 고민한 단발, 이제는 기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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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이제 정수정이라는 이름이 낯설지가 않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로 데뷔한 정수정은 아이돌 출신 배우를 바라보는 따가운 눈초리를 견디고 어엿한 여배우로서 발돋움했다.

정수정은 지난 2010년 MBC 드라마 ‘볼수록 애교만점’으로 연기에 발을 들여놨다. 이후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상속자들’ ‘하백의 신부 2017’ 등 다수의 드라마를 해왔지만 대부분 까칠하고 도도한 성격을 가진 인물을 맡아 ‘정수정’하면 ‘냉미녀’가 바로 떠오를 정도였다.

그러나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그는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똑 부러지는 모습과 함께 감정 표현을 할 줄 모르는 한 남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과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밀어 붙일 줄 아는 일명 ‘걸크러시’의 모습이었다.

색다른 매력으로 시청자와 만난 정수정과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로에 위치한 SM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만났다. “다들 제가 차갑다고 생각하시지만 저는 사실 지호와 비슷해요. 잘 웃고 밝은 성격이에요”라고 밝힌 것처럼 제니스뉴스가 만난 정수정은 밝고 발랄한 25살이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부터 2018년 목표까지 정수정과 나눈 이야기를 지금 공개한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단발머리를 했어요.
정말 쉽지 않았어요. 평생 단발머리를 한 적이 없는데, 감독님이 먼저 “머리를 자르면 안 될까?”라고 물어보셨어요. 머리를 자르려고 숍에 갔는데 두 시간을 앉아있었어요. 그래도 ‘하백의 신부’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과감하게 잘랐어요. 지금은 후회하지 않지만 다시 기를 거예요. 하하.

Q. 박해수 씨와 호흡은 어땠나요?
나이 차를 느꼈던 적은 없어요. 호흡이 잘 맞았고 편했던 기억밖에 없어요. 물론 또래는 또래대로 편하지만 오빠, 언니들이랑 하는 것도 좋았어요. 제가 어딜 가나 막내여서 그런지 익숙한 것도 있어요. 해수 오빠와의 나이 차가 신경 쓰이지는 않았어요.

Q. 제혁이 지호에게 ‘오지 않으면 망치로 손을 부숴버리겠다’라는 말을 하는데, 섬뜩하지 않았나요?
깊은 사이가 아니던가, 서로 안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 그런 문자가 소름 끼쳤을 거예요. 그런데 지호와 제혁은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이 문자가 ‘아 이젠 내가 전화할 타이밍이구나’라고 마음을 먹게 만드는 장면이었어요.

Q. 지호는 왜 제혁에게 끌렸을까요?
제혁은 야구 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게 지호밖에 없어요. 거기서 나오는 진득함이 매력적이었어요. 

Q. 실제 남자친구가 감옥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극중 상황이라면 아마 지호처럼 제혁을 기다렸을 것 같아요. 물론 제혁 오빠는 어쩔 수 없이 감옥에 들어간 거였기 때문에 그랬을 거고, 아마 정말 나쁜 일이었다면 대화를 하지 않았을까요? 하하. 직접 만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힘듦은 있을 것 같은데,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을 거예요.

Q. 접견 로맨스는 어떤 느낌인가요? 연기할 때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접견 신은 스킨십이 있을 수도 없고, 말투와 표정으로만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환경이 몰입하게 만들더라고요. 세트장이긴 하지만 저는 교도소도 처음 가봤고, 접견실도 처음이고, 죄수복도 처음 본 거였어요. 그런 환경이 연기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Q. 두 사람의 키스 신도 화제였어요. NG는 많이 없었나요?
한 방은 아니었어요. 하하. 제혁 오빠도 키스 신이 처음이었고, 저도 진짜 연인들이 할 법한 진한 키스 신은 처음이었어요. 익숙하지 않아서, 서로 조십스럽고 긴장도 많이 됐어요. 그래서 가글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서로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하하. 한 번 촬영하고 나니까 나중에는 편하더라고요.

Q. 박해수 씨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반전 매력남이에요. 하하. 제혁 오빠와는 다르게 과묵하지 않고 장난도 정말 많이 쳐요. 남자다운 매력은 있는데 그 안에서 귀여운 모습이 또 있어요. 오빠가 그 전까지 계속 남자다운 역만 해와서 이미지가 굳혀진 것 같아요.

Q. 지호와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는 것 같아요?
60~70 퍼센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지호처럼 밝고 잘 웃고 장난도 많이 쳐요. 하하. 감독님이 그 부분을 보시고 절 캐스팅하신 것 같아요. 감독님과 처음 봤을 때 저한테 “잘 웃네?”라고 하시더라고요.

Q. 수정 씨 하면 ‘냉미녀’가 바로 떠오르긴 해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기도 해요. 데뷔 때는 어리기도 했고 새로운 사람을 갑자기 많이 만나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성인이 되면서부터 천천히 바뀌었어요.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성격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원래는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데, '감빵' 사람들이 만난다고 하면 무조건 달려 나가요. 하하. 화영 언니랑 저만 여자라서 어색할 것 같았는데, 저희가 워낙 털털해서 오빠들도 맨날 “야, 임마”라고 편하게 부르기도 해요. 그래도 밤에는 보호하려고 해요. 하하.

Q. 작품 특성상 감옥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여자 주인공임에도 비중이 적었어요
감독님이 처음부터 “여주라고 말하기 민망한데, 굳이 따지면 여주야”라고 분량에 대해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저는 단순히 이 작품을 읽었을 때 너무 재미있었고 욕심이 나서 분량이 적은 것을 알면서도 한 거라 괜찮았어요.

Q. 신원호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어요?
감독님이 현장을 정말 편하게 만들어 주셨어요. 배우를 자유롭게 놔 주시는 분이세요. 걱정하는 게 있으면 ‘”왜 걱정해?”라고 말하시면서 긴장을 풀어 주세요. 감독님이 장난도 많이 치시고요. 호흡도 다 같이 너무 잘 맞고 시너지 효과가 있었어요. 

Q. 방송은 챙겨보는 편인가요?
촬영이 너무 많이 밀려있어서 14화까지 봤어요. 대본으로 보기 때문에 내용은 다 알지만 방송을 통해 보는 건 완전 다른 느낌이에요. 아직까지 제 연기를 볼 때는 부끄럽고 쑥쓰러워요. 그래도 모니터 해야 하기 때문에 보는데, 부족한 것만 보여요. 그래서 선배나 감독님한테 항상 조언을 구하는 편이에요.

Q.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우거나 얻은 게 있을까요?
‘하백의 신부’때는 가수 생활이랑 병행하기도 했고, 캐릭터에 몰입을 잘 못한 것 같아요. 연기를 배운 적도 없고 모든 게 부족해 보였어요. 그렇지만 ‘하백의 신부’를 하면서 연기에 재미를 느꼈어요. 그게 밑바탕이 되서 ‘감빵생활’ 때는 캐릭터에 몰입을 잘 한 것 같아요.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난 거에 감사해요. 모두가 작품에 애정도 많고, 또 서로 사이가 너무 좋은데 그걸 입 밖으로 꺼내는 편이에요. 하하. 보통은 오글거려서 표현을 안 하는데 저희는 “너를 만나서 행복하고, 너를 만나서 너무 좋다”고 말을 해요. 하하.

Q. 마지막으로 올해 목표가 궁금해요.
저는 목표나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니라 흘러가는 대로 사는 편이에요. 하하. 작년에 ‘하백의 신부’부터 ‘감빵생활’까지 열심히 달렸어요. 그래서 쉬고 싶고 취미를 갖고 싶어요. 나중에 액션을 해보고 싶어서 무술을 배워보려고 해요. 또 제가 몸 쓰는 걸 좋아해서 액션을 배우면 두고두고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사진=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