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배우 조진웅이 영화 ‘독전’으로 돌아왔다. 이번에 조진웅이 연기한 ‘원호’는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마약 조직의 수장 ‘이선생’을 쫓는 형사다. 독(마약)을 파는 독한 놈들과 독한 전쟁을 펼친 조진웅과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교육도 받았었는데..."

금주가 ‘독전’을 위한 준비단계였다면, 마약 관련 연기는 원호로 다가가는 하나의 산이었다. “제가 부산에서 연극할 때 YMCA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교육을 받은 적 있다”면서, 여러가지 마약 지식을 털어놓는 조진웅. 웃음 섞인 이야기였지만, 원호가 되어 마약을 흡입하는 연기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분필가루와 소금을 섞어 놓은 분말이었는데, 전 당연히 흡입을 안 하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컷이 없기에 계속 연기를 했다. 그 정도의 필로폰을 실제로 처음 흡입하면 죽을 수도 있는 양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죽기 직전까지를 연기로 보여줘야 했다. 물론 가짜였지만, 그럼에도 코로 가루를 흡입하니까 바닷물에 거꾸로 있는 느낌이었다. 웃기는 건 그러고선 화장실에 뛰어들어가서 거울을 보는데 제 눈이 너무 좋은 거다. 그래서 그 눈이 사라지기 전에 신을 이어갔다”
'독전'과 '원호' 속에서 '왜'를 묻다

그만큼 조진웅은 지독하게 ‘원호’ 속으로 파고 들었다. 하여 조진웅은 원호가 극중에서 마주했던 물음에 자기 자신을 내던졌다. 원호가 왜 그리 집요하게 ‘락’을 쫓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영화에서도 말한다. 누군가를 지독히 쫓다 보면 그 이유를 모르게 된다고. 영화를 마칠 때까지, 원호와 조진웅은 ‘Why’의 늪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원호에겐 이유가 없다. 나중엔 ‘이선생을 왜 쫓아가지’라는 질문조차 없어지는 순간이 왔다. 저 역시 ‘나는 왜 영화를 하지?’라는 생각하는 지점까지도 갔었다. 다들 그런 질문을 잘 안 하고 살아간다. 그런데 그런 질문까지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공허해서 그런 질문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노르웨이에 엔딩을 찍으러 가서도 계속 그런 질문이 나왔다”
‘너 왜 여기까지 왔어?’
‘아 ‘독전’ 찍으러 왔지’
‘너 왜 여기까지 왔어?’ ‘
‘아 배우하고 싶어서 연극을 했고, 그러다 영화를 하게 됐지’
“범죄 오락 영화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정말 많은 걸 느꼈고, 덕분에 치열하게 작업했다. ‘독전’에 대해 그냥 ‘좋았다’라고 말하는 건 억울할 정도로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생각들을 정확히 이야기 할 수는 없다. 분명 뭔가가 있는데, 아직 더 살아봐야 알 거 같다. 다만 ‘독전’은 그렇게 ‘더 살아 봐’라고 말해주는 영화가 된 것 같다. 그냥 지나가는 영화가 아니다. 너무 좋은 작업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리울 故 김주혁

조진웅에게도 여러 의미가 됐을 ‘독전’이지만, 관객들에게 ‘독전’은 故 김주혁을 추억하는 작품이 됐다. 많은 이들이 김주혁의 ‘진하림’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만큼 완벽한 악인을 연기했다. ‘공조’ 때 첫 악역을 맡아 기분 좋아했던 김주혁이기에, 이번 ‘독전’의 진하림을 봤다면 더욱 기뻐했을 고인이다. 하여 아쉽고, 그래서 더 보고 싶은 김주혁이다.
“주혁 선배랑 친했던 사이는 아니다. 이번 영화에서 처음 봤다. 제가 진하림의 페이크를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주혁 선배의 연기가 먼저여야 했다. 그리고선 진하림의 등장신을 연기했는데, 순간 멍해졌다. 제가 리액션을 해야했는데 바로 NG가 났다. 아마 나만의 느낌이 아니었을 거다. 정말 역대급 연기였다. 그 연기를 실제로 처음 본 게 바로 나였다”
끝으로 조진웅은 김주혁을 다시 한번 추억했다. “제가 선배님을 잘 모르지만, 말씀이 없으신 편이다. 그런데 ‘요즘 연기가 참 재미있다’고 하셨다. ‘연기상도 받았다’면서 ‘허허’하고 웃으셨다. 아마 이번 ‘독전’을 보셨으면 참 좋아하셨을 것 같다”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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