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아는 와이프' 차학연 ② #연기돌 #군입대 #재계약
[Z인터뷰] '아는 와이프' 차학연 ② #연기돌 #군입대 #재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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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 빅스 엔 - 차학연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시작하고 끝나기를 반복하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들 속에는 연기하는 아이돌 '연기돌'이 존재한다. 과거 연기돌은 연기력 논란이라는 혹평으로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다. 연기돌은 비주얼과 비주얼로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인정받으며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있다. 그룹 빅스의 엔이자 배우 차학연이 그렇다. 

얼마 전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가 종영했다. 배우 지성, 한지민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가 있었다. 차학연이다. 할 말은 꼭 하고 넘어가는 신입사원 '김환'을 연기해 얄미운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차학연이 선보인 김환의 매력은 여기까지가 아니었다. 드라마로 연애를 배운 풋풋한 반전 매력을 그려 김소라와의 설레는 사내 연애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3초 키스'는 설렘의 끝판왕이다. 

차학연은 지난 2012년 빅스로 데뷔한 7년 차 아이돌이다. 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여유롭고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이겠지만, 촬영장에서는 빅스의 리더 엔이 아닌 신인 배우다. 때문에 차학연은 '아는 와이프'의 김환을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했다고. "연기할 때는 아이돌의 모습을 잠시 내려놓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한껏 드러냈다. 

제니스뉴스와 차학연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아는 와이프'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또박또박 단정한 말투로 연기 활동에 대한 포부를 전하며, 자신의 목표를 전한 차학연의 이야기를 지금 공개한다.

▶ 1편에서 이어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 빅스 엔 - 차학연

Q. 빅스 엔으로서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멤버들도 개인 활동으로 홍빈은 마녀의 사랑에서, 레오는 음악으로 솔로 활동을 펼쳤다. 서로 응원 많이 했겠다.
이번에 멤버들이 저에게 커피차를 보내줬다. 드라마 현장은 조율이 돼야 올 수 있는데, 막내 혁이가 앞장서서 하겠다고 했다. 그 말을 제가 없는 자리에서 하면 좋았을 테지만, 단톡방에서 보란 듯이 해서 민망했다(웃음). 그래도 참 귀엽고 고마웠다. 현수막도 한지민 선배님으로 위트 있게 만들었다. 촬영 막바지라 힘들었는데, 분위기가 바뀌었었다.

서로에게는 조언보다도 일이나 일상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는 편이다. 홍빈과는 현장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개인 활동이 힘든 부분도 있을 텐데 솔직하게 대화 나눈 것 같다. 연기적으로 저희는 아직 아기다. 커가는 과정 같고, 뿌듯하기도 하다.

Q. 얼마 전 이선희의 '인연'에 맞춰 안무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직접 짠 안무다. 콘서트에서 먼저 선보였다. 춤추며 울컥하는 경우가 많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미가 다르게 다가왔다. '인연'을 듣고 '춤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워낙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그런데 안무를 짜면서도 먹먹했다. 그래서 처음 춤을 추면서 울었다. 펑펑 운 건 아니고, 눈물이 고일 정도였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 아닌데, 이번엔 남달랐던 것 같다.

Q. 아이돌과 배우, 매력이 서로 다르다. '연기돌' 타이틀에 대한 생각도 있겠다.
연기가 부담되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래서 더 잘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아이돌로서 무대에 섰을 때는 누구보다 아이돌이고 싶다. 화려하고 싶고, 비주얼적으로도 완벽하게 표현하고 싶다. 하지만 연기할 때는 이 모든 걸 빼고 싶다. 차이를 두고 싶다. 실제로도 그러려고 한다. 아이돌로서의 습관은 잠시 배제하고 싶다. 

또한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으려면 연기돌이라는 타이틀도 잊을 수 있는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 연기돌이라는 말이 싫진 않다. 고향이 빅스다. 빅스를 시작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다.

Q. 아이돌 습관은 뭔지 궁금하다.
제스처가 있다. 무용을 해서 손 제스처가 많았다. 그리고 눈썹을 추켜올리거나 눈에 힘을 주지 않아 눈빛에 중간이 없었다. 말할 때 입술을 내리기도 했고, 설명하듯이 말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래서 모니터를 많이 했다. 일상, 가수 활동, 방송 활동 등을 보며 습관을 찾아서 고치려고 노력했다. 즉흥적으로 뭔가를 잘하는 스타일은 못 된다.

Q. 습관을 고치기 어려웠겠다.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처음 연기한 '호텔킹'에서는 가진 걸로만 연기해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터널', '발칙하게 고고'에서는 내 것을 빼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예 다른 사람을 보여줘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실제로 대사 하나만 마음에 걸려도 잠을 못 잔다. 박원상 선배님도 그런 말을 하셨다. 한 문장을 뱉어야 하는 대사 때문에 계속 대본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준비하는 걸 알겠다고 하셨다(웃음).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 빅스 엔 - 차학연

Q. 얼마 전 SNS에 영화 '명당'을 재미있게 봤다고 올렸다.
'명당' 너무 재미있다. 시간이 훌훌 갔다. 이원근이라는 친구가 나온다. 부러웠다. 원근이에게 영화 현장에 대해서 많이 들었다. 그런데 현장을 듣다 보니까 '영화 연기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대단한 스토리를 끌고 가기엔 스스로가 작다. 그래서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배역을 맡아보고 싶다. '언젠가 저도 작품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울 수 있는 역할로 차근차근 출발하고 싶다. 

Q.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장르물을 해보고 싶다. '터널'에서 장르물을 만났지만 혼자 연기해 아쉽기도 했다. 같이 하는 장면은 제가 죽은 상태로 나오는 부분이다(웃음). 혼자 쫓기고, 울고, 산에서 뒹굴었다. 그래서 또 다른 장르물을 통해 환이와는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다. 추리극도 좋고, 어둡고 미스터리한 장르도 좋다.  

Q.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배우는?
'호텔킹' 때 만났던 이동욱 형을 다시 만나고 싶다. 그때 많이 도와주시고, 정말 멋있었던 기억이 난다. 꼭 만나고 싶다. 그리고 한지민 선배님도 만나고 싶다. 정이 많이 들어서 있어서 지금 직원들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Q.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던 아이돌들이 많이 입대했다. 불안하기도 하겠다.
솔직히 말하면 다시 돌아올 거니까 큰 부담은 없다. 당연한 거다. 의무다. 아주 예전에는 '2년 동안 만들어온 것들이 없어서 어떻게 하지', '몸이 굳으면 어떻게 하지' 걱정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너무 건강한 남성이기 때문이다. 군대를 다녀오는 게 연기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제가 긍정적일 수도 있겠다(웃음). '아는 와이프'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주기도 했다. '꾸준히 계속해 나가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Q. 빅스는 지난 2012년에 데뷔했다. 재계약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멤버들의 빅스에 대한 애정도는 변함없다. 하지만 제가 확정 지어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는 멤버들과 이런 이야기에 대해 낯 뜨거워서 진지하게 이야기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말 가까운 사이어서 그런 것 같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가고 싶은 길이 있다면 응원하고 싶다. 

Q. 앞으로 빅스의 활동 계획은?
일단 일본 활동이 곧 있다. 일본 앨범이다. 그다음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저도 군대를 갈 수도 있고, 개인 활동 계획이 있으니까 다양한 모습을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진중하게 미래 이야기를 해야 해서 낯 뜨겁겠지만, 자리를 만들어야겠다(웃음).

Q. 빅스의 엔으로서, 배우 차학연으로서의 목표는?
슬럼프가 오면 '왜 내가 이거 밖에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앨범을 준비할 때도 그렇다. 그럴 때마다 5년 뒤, 10년 뒤 내 모습을 상상한다.

사실 예전에 생각했던 29살의 차학연은 그때의 상상에 미치지 못한다. 목표를 높게 잡았었다(웃음). 지금은 차근차근 가고 있는 것 같다. 빅스 엔도, 차학연으로도 마찬가지다. 한방에 잘되면 너무 좋겠지만, 지금처럼 가는 게 뜻깊다. 진흙이 아닌 벽돌로 견고하게 집을 쌓아가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잘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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