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개막 전부터 10명의 여배우만이 출연하는 작품으로, 2분 만에 전석 매진을 달성하며 화제를 모은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의 프레스콜이 2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구스타보 자작 연출, 박천휘 번역가, 이혜정 안무가, 김성수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영주, 황석정, 이영미, 정인지, 김국희, 오소연, 백은헤, 전성민, 김히어라, 김환희가 참석했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우란문화재단이 성수동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후 공연, 전시 기획 사업인 ‘우란시선’의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뮤지컬 ‘씨 왓 아이 워너 씨’로 잘 알려져 있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에 의해 넘버 20곡의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1930년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농가를 배경으로 한다. 남편을 여의었지만 위엄을 잃지 않고 집안을 이끌어가는 여성가장 베르나르다 알바는 가족 구성원인 그녀의 노모, 그리고 다섯 딸들을 권위적이고 강압적으로 통솔한다. 겉보기에 평온하게 보이는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안에서 베르나르다와 가족들은 각자의 정열적인 감정들에 의해 시기하고 대립하며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이날 구스타보 자작 연출은 작품에 대해 “주제나 문화가 현재 한국 사회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한’이라는 단어를 정영주 배우가 알려줬다. 한국의 ‘한’이 이 공연에 잘 맞는 단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베르나르다 알바’ 역을 맡은 배우 정영주는 이번 공연에 대해 한 마디로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일부러 들춰내서 보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다. 본능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깊이 숨겨두면 누군가에게 지적받지 않고, 흠이 되지도 않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
작품은 이렇듯 등장인물들의 한과 본능을 정열적인 플라멩고와 음악을 통해 그려낸다. 이에 대해 김성수 음악감독은 “편곡을 대대적으로 바꾸지 않은 유일한 작품이다. 이미 너무 완벽해서 손댈게 별로 없었다. 로르카의 시적인 요소가 작품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곡들이 등장인물들의 내면, 상황 자체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허투루 소비되는 곡이 없다. 그 부분에서 관심을 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안무를 맡은 이혜정 안무가는 “플라멩고는 화법 같은 것이다.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표현에 있어서 제한이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기본적인 동작이 있긴 하지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플라멩고에 속한다”라며, “각자의 캐릭터를 담는 데는 조심스러웠다. 너무 노골적이지 않은 동작과 표현을 하려고 했다. 그런 만큼 언어들이 더 시적인 것에 가깝다. 하나의 단어나 동작보다 더 많은 걸 이야기할 수 있는 리듬감이나 소리로 감정의 격정을 표현하기도 한다”라고 작품 속 각 캐릭터의 플라멩고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 정영주는 이 작품에 대해 “여자 배우 10명만 나오는 공연은 처음이다. 나름대로 사명감 하나로 뭉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여자 얘기라고 해서 모인건 아니다. 젠더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람에 대한 얘기라고 확장시켜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다”고 말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오는 24일부터 11월 12일까지 성수동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우란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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