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강신일 "나도 어쩔 수 없이 소멸해가는 세대... 이번 시즌, 연민 깊게 베어 있어"
'레드' 강신일 "나도 어쩔 수 없이 소멸해가는 세대... 이번 시즌, 연민 깊게 베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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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배우 강신일이 네 번째로 작품에 참여하는 소감과 함께 이번 시즌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연극 ‘레드’의 프레스콜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정보석, 강신일, 박정복, 김도빈이 참석했다. 

‘레드’는 올해로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강신일은 이 중 무려 네 번의 시즌에 출연했다. 작품에 오래 함께한 느낌을 묻자 강신일은 “8년 전에 처음 이 작품 제안을 받았을땐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하고 덥썩 받았었다. 대본을 읽으면서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로스코란 인물은 내가 도저히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란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연습이 어렵게 느껴졌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강신일은 “초연때는 로스코란 인물이 가졌던 철학, 사상의 깊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었다. 우리나라 관객에겐 생소한 분이라 작품이 관객에게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말을 바꾸는걸 길게 했었다”라며, “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힘든 시기의 공연이었다”라고 초연 당시의 소감을 전했다. 

덧붙여 강신일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초연때 미처 다 하지 못했고, 파악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다. 이번 시즌은 절대로 안 하리라고 굳게 맹세했었는데 잘 모르겠다. ‘레드’란 작품이 나를 자꾸 끌어당기는 것 같다”라며, “마크 로스코에 대해서 아직도 이해할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소멸해가는 세대에 속하는데 이번 시즌은 그런 연민이 깊게 베어있는게 아닌가 싶다. 매 시즌 다른 느낌, 감정이 있어서 새롭고 재미있다”라고 네 번의 시즌에 참여한 감회를 밝혔다. 

또한 강신일은 이날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 “이번 시즌이 관객에겐 하나의 음악 같았으면 좋겠다. 작품에서도 로스코가 실제로 좋아하는 음악들이 중간중간 나온다. 배우들이 서로 주고받는 대사들이 하나의 이중주, 합주처럼 들렸으면 좋겠고, 배우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무용 같은 느낌으로 관객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라며, “미술을 소재로 한 연극이지만 철학, 신학, 인문학도 있다.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내용을 알지 못하더라도 늙은 사람, 젊은 사람의 관계만 본다면 다분히 신파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지함이 진부함이 되어가는 이 시대에 이 연극이 신파로도 받아들여졌으면 좋겠고, 음악으로도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극 ‘레드’는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화가 '마크 로스코'와 가상인물이 조수 '켄'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으로, 씨그램 빌딩 벽화에 얽힌 마크 로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오는 2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사진=김신혜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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