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신의 퀴즈5’ 류덕환 ① "'죽어도 다신 안 한다'고 외쳤지만...”
[Z인터뷰] ‘신의 퀴즈5’ 류덕환 ① "'죽어도 다신 안 한다'고 외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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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더 이상 ‘신의 퀴즈’는 안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벌써 9년째네요. 하하”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 '신의 퀴즈: 리부트(이하 신의 퀴즈5)'는 4년 만에 한국대 법의관 사무소로 돌아온 천재 부검의 ‘한진우’(류덕환 분)가 희귀병 뒤에 가려진 진실을 추적하는 메디컬 드라마다.

어느덧 5번째 시즌이다. ‘신의 퀴즈’는 지난 2010년에 시즌 1을 시작으로 9년간 ‘신퀴폐인(‘신의 퀴즈’ 마니아층을 일컫는 말)’을 양성하며 OCN 장르물을 대표하는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또 ‘한국의 CSI’라는 수식어로 불리며 드라마 시즌제 트렌드를 이끄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진우’로 분해 극을 이끌어가는 류덕환이 있다.

지난 2014년 시즌 4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신의 퀴즈’와 한진우지만, 류덕환은 변함없이 한진우 그 자체였다. 특히 이번 시즌은 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호평 속 종영한 ‘신의 퀴즈5’, 시즌 6가 기대되는 가운데, 지난 15일 제니스뉴스와 류덕환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신의 퀴즈5’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다섯 번의 ‘신의 퀴즈’ 한진우를 연기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법도 하지만, 류덕환은 손을 내저으며 “절대 안 할 거예요. 매 시즌 끝날 때면 ‘죽어도 안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여기까지 와버렸네요”라고 답했다. ‘신의 퀴즈’와 9년을 함께 걸어오며 ‘한진우’ 그 자체가 된 류덕환이 밝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금 공개한다.

Q. 시즌 5를 마쳤어요. 소감이 궁금해요.
‘신의 퀴즈’는 정말 이상해요. 다른 작품들은 ‘수고했다’, ‘잘 끝냈다’가 먼저 나오는데, ‘신의 퀴즈’는 ‘잘 버텼다’가 먼저예요. 특히 이번 시즌이 끝날 때는 유독 준면 누나나 주희 누나를 꽉 안아주고 싶더라고요. 시즌 1부터 함께해서 그런지 느낌이 이상했어요.

Q. ‘신의 퀴즈’를 벌써 9년째 하고 있어요. 9년 동안 한 시리즈를 한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지겨워요. 하하. 가족 같은 느낌보다는 친척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보기 싫은데 명절이 되면 봐야 하는? 그래도 정말 감사하죠. 어떤 작품이든 어느 정도 긴장을 갖고 해야 하지만 ‘신의 퀴즈’는 너무 편해서 이상해요. 9년 동안 계속 봐왔던 사람들이라 이들과 호흡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좋은 시너지를 뿜어낼 수 있었던 것 같고요.

Q. 현장 분위기가 좋았겠어요.
네. 그렇다고 전에는 나빴던 거는 아니고요. 하하. 이번 시즌이 유독 좋았던 것 같아요. 새로 합류하신 분들은 조금 힘들었을 법도 한데, 잘 흡수되게끔 노력을 많이 해줬어요. 또 너무 좋은 사람들이라 화기애애하게 잘 지냈어요. 종방연 때도 노래방 가서 ‘언젠가는’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데 다들 부둥켜안고 울고 노래하더라고요.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정말 행복했어요.

Q. 벌써 5번째 시즌이잖아요. 다른 시즌과는 달랐던 게 있다 면요?
기존처럼 16개의 이야기를 ‘한진우’와 ‘강경희’(윤주희 분) 만으로 이끌기엔 부족했어요. 그래서 ‘현상필’(김재원 분)처럼 함께 스토리를 이끌어갈 사람을 극 초반부터 등장시켜 틀을 만들어 나갔어요. 

또 진우가 많이 달라졌어요.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도 나이가 들고 진우도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성격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예전과는 다르게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남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됐어요. 언제나 의문형이었던 진우가 아니라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게, 진우가 성장했다는 증거인 것 같아요.

Q. 시즌 4 이후 4년 만에 ‘신의 퀴즈’를 다시 하게 됐는데, 부담은 없었나요?
저는 처음부터 한진우를 연기하는 데 부담은 없었어요. 항상 ‘진우는 부담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한진우라는 캐릭터 자체는 저에게 굉장히 버거워요. 진우는 거침이 없기 때문에 표현하는 데 우물쭈물하면 안 돼요. 그래서 부담을 갖기보다는 한진우라는 인물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Q. 시즌 6가 제작된다면 참여하실 건가요?
매 시즌 끝날 때마다 2, 3주 동안은 “나 다시는 ‘신의 퀴즈’ 안 해!”라고 떠들고 다녔어요. 하하. 한진우라는 사람이 너무 세서 심신 모두가 지쳐요. 그래서인지 한 시즌이 끝나면 어린애가 돼 버려요. 시즌 1 끝나고 시즌 2 이야기 나왔을 때도 “절대 안 한다”고 했는데, 그 말도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하하. 다음 시즌이 들어가던 안 들어가던 저는 여기까지 온 것에 감사해요.

Q. 그래도 강경희와 결혼은 해야죠. 시즌 5에는 결혼할 줄 알았는데 안 해서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워했어요.
시즌 시작하기 전에 작가님이 “이번에는 경희랑 결혼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하겠구나’고 생각하고 집에 가면서 결혼식 장면을 그려봤는데, 너무 오글거리는 거예요. 하하. 한진우가 턱시도를 입고 강경희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들어가는 그림은 정말 아닌 것 같더라고요.

저희 드라마가 약자의 이야기, 사회 부조리,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다 보니 멜로가 낄 자리가 애매해요. 마지막 프로포즈 장면도 작가님이 이 점을 생각해서 써주신 것 같아요. 식장 들어가는 거는 정말 낯간지럽고, 결혼은 그냥 ‘신의 퀴즈’ 말고 다른 드라마에서 할 게요. 하하. 결혼한다고 해도 갑자기 누군가가 발작하면서 쓰러질 것 같아요. 분명 평범하지는 않을 거예요.


사진=씨엘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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