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소운'은 저의 최애캐(최고로 애정 하는 캐릭터)가 됐어요. 조선시대임에도 수동적이지 않았고, 직진적이고, 솔직했어요. 모든 부분이 매력적이었어요"
이세영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 속 중궁전의 주인인 중전 '유소운'으로 열연을 펼쳤다. '왕이 된 남자'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원작으로, 조선 중기 임금 '이헌'(여진구 분)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 '하선'(여진구 분)을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이세영이 분한 유소운은 조선시대 여인이자, 중전이다. 하지만 유소운은 마냥 수동적이지 않았다. 때로는 중전으로서의 지조와 절개를, 때로는 솔직하고 능동적으로 모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또한 사극이라는 장르 특성상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여진구와의 로맨스 케미로 마주하며 풀어나갔다. 이에 마지막 회 10.9% 시청률(닐슨코리아 집계)을 기록했고, 많은 이들의 사랑 속에 막을 내렸다.
제니스뉴스와 이세영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프레인TPC 사옥에서 '왕이 된 남자'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이날 이세영은 질문을 적을 종이와 함께 ‘오피스라이프스타일팀 과장&소속배우’란 직함이 표시된 자신의 명함을 내밀며 인사를 건넸다. 늘 명함을 받는 입장이니, 자신도 주고 싶어 만든 명함이었다. 인터뷰 시작부터 남다른 모습을 보인 이세영과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시청자의 호평 속에 '왕이 된 남자'를 마무리했다. 종영 소감이 궁금하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작품을 한 게 처음이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거의 반 년 정도 작품 준비하며, 소운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다른 작품보다 공허한 마음이 크고, 하선이도 굉장히 그립다. 굉장한 사랑으로 응원해주시는 시청자분들 덕분에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저의 최애 캐릭터가 됐다.
Q. 소운이 최애 캐릭터가 된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면?
소운은 조선시대였음에도 수동적이지 않는 캐릭터다. 마치 로맨스 작품의 남자 주인공처럼 끝없는 믿음과 응원으로 상대방을 지지를 한다. 직진적이고, 솔직하고, 숨김이 없어 멋있다. 그런 모든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Q. '왕이 된 남자'는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부담은 없었을까?
작품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작품을 하기 전에 원작을 봤는데, 정말 좋아서 팬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리메이크 소식을 들었고, 감독님을 만났다. 물론 원작과 차이를 둔 부분이 있었다. 배우들의 연령대도 낮아졌고, 흐름이 달라졌다. 그래서 제가 소운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담은 있었다. 원작에 대한 부분은 감독님이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Q. 7년 만에 사극 장르를 만났다. 오랜만에 했는데 한복을 입은 모습에 만족하는가?
너무 좋았다. 한복의 색감 하나, 원단 하나, 디테일까지 디자이너분들이 연구를 한 결과물이다. 대놓고 화려한 게 아닌 은은하고 기품 있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했다. 소운의 캐릭터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하나하나 모두 염두에 뒀다. 신발, 옷, 머리 장식이 모두 합쳐져 소운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원래 저는 발랄하고, 장난도 많은 성격이다. 그래서 '시청자분들이 과연 나를 중전으로 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당위를 입고, 머리에 달비를 하니 자연스럽게 허리가 펴졌다. 정말 중전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Q. 실제 성격도 소운과 비슷할까?
그런 거 같다. 하지만 소운은 체통이 있기 때문에 모든 걸 드러내지는 못하고 삯인다. 저는 아니기 때문에 모두 표현한다. 하하. 하지만 소운은 큰일들을 대할 때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모습은 저와 닮았다. 냉정하고, 직진적인 모습도 비슷하다. 저도 거짓말은 못 하는 성격이다.
Q. 소운이라는 캐릭터를 분석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했는지 궁금하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감독님, 작가님, 선배님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소운이 분량 많은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신과 연결될 수 있도록 흐름과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있었을 일들과 어떤 감정인지를 정리해 촬영하기 전에 복귀했던 거 같다.
Q. 김희원 PD와의 호흡은 어땠는가?
감독님은 배우가 상황을 명확하게 인지를 하고 있으면, 그 부분에 있어서는 열어 놓고 편한 대로 맡기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벗어나면 "그건 안돼. 못 나가"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중심이 잡혀 있는 분이어서 신뢰하며 작업할 수 있었다. 무언가를 여쭤보면서도 '왜 나는 감독님 만큼 모르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Q. 소운은 이헌과 하선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그런 부분이 힘들지 않았을까?
소운은 달라지는 인물에 대해 받아줘야 하는 입장이다. 의아하지만 넘어갈 수밖에 없고 믿어야 했다. 그래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 상의를 많이 했다. 연기적으로는 변화에 포인트를 진구 씨가 주기 때문에 그 중심을 받아주는 연기를 하려고 했다. 어젯밤은 차가운 모습이었지만, 오늘은 안아주니 의아하면서도 안도하는 마음에 믿어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기하면서 개연성과 감정선이 잡혔다. 소운은 믿고 싶고, 기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을지 불안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작은 실낱 같은 희망만 줘도 그걸로 충분했고, 궁 안에서 기댈 수 있는 게 왕뿐인 캐릭터였다. 불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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