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닥터 프리즈너' 김병철 ① "힘과 의지된 남궁민... 환상의 호흡이었죠"
[Z인터뷰] '닥터 프리즈너' 김병철 ① "힘과 의지된 남궁민... 환상의 호흡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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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철 (사진=신경용 기자)
▲ 김병철 (사진=신경용 기자)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누군가의 기억에 남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대신 새롭게 다가가고 싶어요"

KBS2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외과 의사 나이제(남궁민 분)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다. 

극중 김병철은 서서울 교도소 의료과장 선민식(김병철 분)으로 분해 후임으로 들어온 남궁민, 태강그룹 회장 첫째 아들 이재준과의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들의 심장을 졸이는 대결구도와 속 시원한 반전 전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병철의 선택은 이번에도 옳았다. '닥터 프리즈너'는 시청률 15.8%(닐슨코리아 기준)이라는 수확을 거두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작인 '태양의 후예', '도깨비', '터널', '미스터 션샤인', 'SKY 캐슬'에 이은 또 한 번의 꽃길이었다. 

제니스뉴스와 김병철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닥터 프리즈너'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특유의 부드러운 어투와 알찬 대답을 이어가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김병철과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 김병철 (사진=신경용 기자)
▲ 김병철 (사진=신경용 기자)

Q. 많은 사랑 속에 '닥터 프리즈너'를 무사히 마쳤다. 소감이 궁금하다.
주연진은 처음 맡았는데, 함께 참여하게 돼 영광이었다. 4개월 동안 무리 없이 촬영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고, 이렇게 잘 마무리할 수 있던 건 시청자분들의 높은 관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Q. 극중 선민식은 나이제, 이재준과 긴장감 넘치는 순간을 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작품을 마친 지금, 선민식 캐릭터는 김병철에게 어느 정도 남았는가?
이미 떠났다. 하하. 선민식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된 거 같다. 그래서 캐릭터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본받고 싶은 면, 장점이 있던 캐릭터였다. 

Q. 선민식은 착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본받고 싶은 면은 어떤 부분일까?
선민식이 나쁜 사람이긴 하지만, 자신이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도 손잡을 수 있는 유연함이 있는 사람이었다. 행동 자체는 나쁘지만, 의지로 생각을 접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Q. '닥터 프리즈너'는 독특한 소재로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를 그렸지만, 인물들의 구도가 아쉽다는 평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닥터 프리즈너'의 주요 인물은 나이제, 선민식, 이재준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스토리가 진행되며, 삼자구도가 될 거라고 예상했는데, 양자구도가 가진 단순성이 보였다. 후반으로 갈수록 선민식의 무게가 줄어들면서 삼자구도 구성이 되지 못했고, 양자구도 속 인물이 바뀌는 형태가 돼 저도 아쉬웠다. 

▲ 김병철 (사진=신경용 기자)
▲ 김병철 (사진=신경용 기자)

Q. 김정난, 최원영은 전작인 'SKY 캐슬'에 이어 호흡을 맞췄다. 
김정난 선배는 전작과는 다른 인물들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경험도 대단하지만, 재능이 뛰어난 것 같았다. 

최원영 씨는 'SKY 캐슬'에서 함께 연기한 장면은 별로 없었지만, 만날 때마다 재미있는 사람 같았다. 그래서 포상휴가 때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닥터 프리즈너'에서 만난 원영 씨는 대단히 표현력이 좋은 연기자였다. 함께 연기하는 장면에서도 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행동을 해 선민식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제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Q. 생각하지 못한 행동이 들어간 부분은 어떤 신인가?
예를 들면 2화에 선민식이 이재준에게 "왜 센터장 자리 약속했는데 안 주냐"고 한다. 여기에 이재준은 "같이 식구로 가고 싶으면 따라와"라며, 흰 장갑을 벗어서 마치 쓰레기 통인 마냥 제 위 주머니에 꼽는다. 이 장면은 대본에 없었고, 연기자의 계획에 의해 연출된 부분이다. 두 사람은 확연하게 갑과 을의 입장이었고, 선민식은 아직 얻어낼 것이 있으니 면전에서 장갑을 버릴 수 없었다.

꾹 참고 '꼭 이걸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 화에 이재준은 주사를, 나이제는 칼을 맞고 쓰러지는데, 이때 선민식이 등장한다. 그때가 기회라고 생각해서 제가 끼고 있던 의료용 장갑을 "수의 보내줘서 고맙다"며, 이재준의 조끼에 꽂는다. 서로 없던 부분을 만들며 웃었고, 감독님이 플래시백으로 넣어주셨다. 즉흥적이었지만, 새로운 자극이었다. 

Q. 나이제로 분한 남궁민은 '김병철과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는가?
'환상적이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언젠가 반드시 작업하자고 이야기했고, 그때 만나도 재미있을 거 같다. '닥터 프리즈너'를 하며 작품, 연기 방법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공감하는 점도 있고, 차이도 있었다. 남궁민 씨는 제가 고민하는 단계를 거칠 때 어떻게 해결할지 찾는 사람이었다. 연기에 문제가 있을 때는 보이스 코치를 받거나, 해결책을 적용했다. 그래서 준비된 연기자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고, 힘과 의지가 됐다. 

▶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