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연기를 하는 매 순간이 가슴 설레고 벅차요. 고등학생 때 막연하게 꾸던 꿈이 하나씩 이뤄지고 있고, 제가 경험하고 있는 지금 이 모든 순간이 제 꿈이었어요”
신현수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이하 와이키키2)에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의 공동 CEO 겸 프로야구 2군 야구선수 국기봉 역을 연기했다. 국기봉은 진지하고 어리숙하지만 마음은 여린 인물로, 차원이 다른 ‘뇌순남(뇌가 순수한 남자)’ 매력이 포인트다.
그동안 ‘청춘시대’ ‘황금빛 내인생’ ‘열두팜’ 등에서 훈훈하고 댄디한 인물을 연기하며 훈훈한 이미지를 구축했던 신현수의 첫 연기 변신이었다. 뇌순남 이미지에 많은 대중이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와이키키2’ 신현수는 의심할 여지없이 국기봉 그 자체였다. 어린아이보다 더 해맑은 웃음을 지었고, 때로는 바보 같지만 때로는 성숙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호평을 이끌어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신현수는 앞으로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와이키키2’ 종영 이후 제니스뉴스와 신현수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실제로 만난 신현수는 국기봉 그 자체였다. 시원 털털한 웃음과 재치 있는 말솜씨로 인터뷰 현장을 유쾌하게 이끌어간 신현수. 그가 털어놓은 ‘와이키키2’ 비하인드스토리부터 앞으로의 계획까지 이 자리에 공개한다.

Q. 마지막 회에서 보여준 키스신이 인상적이었어요. 기봉에게 그런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저희가 종방연에서 그 장면을 봤는데, 예원 누나랑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 했어요. 하하. 그 신은 기봉이 야구를 그만뒀지만 가슴 한편에 야구를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는데, 그걸 유리(김예원 분)가 캐치하고 기봉의 마음을 아우르고 이해하는 게 목표였어요. 오히려 키스는 부가적인 거였고요. 그때 예원 누나가 연기를 너무 잘 해줬고, 누나의 목소리가 갖고 있는 힘이 저를 울컥하게 만들었어요. 저희 둘 다 감정이 올라와서 정말 열심히 찍었는데, 너무 격하게 나와서 당황스러웠어요. 물론 대사가 조금 강하긴 했죠. 하하.
Q. 김예원 씨와 호흡은 어땠어요?
예원 누나가 작품 시작 전에 스태프에게 신현수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봤는데, 다들 “요즘에 그런 청년이 없다”고 말했데요. 하하. 누나는 되게 좋았다고 말하더라고요. 누나와 호흡하면서 연기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좋았어요. 그런데 누나가 처음에는 “너의 진지함이 매력이고, 연기할 때 자세가 참 좋다”고 말했는데, 제가 점점 기봉이 되가면서 장난을 많이 쳤더니 마지막에는 “처음과 종영의 신현수는 너무 다르다”고 했어요. 하하. 제가 장난을 많이 치긴 했죠.
Q. 현장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풀샷이 재미있어야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생각하셔서, 풀샷 리허설을 굉장히 오래 진행했어요. 풀샷으로 잡히다 보니까 연극하는 것처럼 호흡이나 리액션이 중요한데, 대기실에서도 쉬지 않고 계속 맞춰보고 이야기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현장 분위기가 엄청 좋았어요. 하나하나 체킹 하면서 맞춰가는 게 정말 즐겁더라고요. 드라마 특성상 이렇게 디테일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가 어려운데, ‘와이키키2’는 마치 대학생 때 연극 작품 올리는 것처럼 하나하나 맞추면서 만들어갔어요.

Q. ‘와이키키’는 웃음 속에서도 청년들의 현실을 그리는 드라마인데, 청년 신현수의 고민은 뭔가요?
고민이 없는 게 고민이에요. 제가 참 기봉이 같은 게 성격이 낙천적이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문제 해결 상황이 오면 금방 잊어버려요. 저랑 안 맞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그런 사람이겠거니 하면서 넘겨버려요. 처음에는 그게 좋은 거라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저 혼자 삭히는 거라 안 좋은 것 같아요.
연기적인 고민으로는 작품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는 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장에 나가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요. 연기하는 그 순간이 즐거운데, 그래서 작품을 안 할 때는 할 때보다 덜 행복한 것 같아요. 작품을 하고 있는 순간의 신현수가 너무 행복해서 일상을 살아갈 때 재미를 느끼는 지점이 연기보다 크지 않아요. 물론 사진 찍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게 취미인데,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그게 고민이에요.
Q. 차기작은 결정됐나요?
제가 ‘열두밤’ 때 기흉이 생겼는데, 그때 촬영에 지장을 줬다는 게 너무 죄송스러웠어요. 사실 ‘와이키키2’를 하면서도 재발할까 봐 불안했어요. 물론 이제 다 나았지만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잠시 쉬면서 기흉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하려고요. 약해 보이는 게 가장 싫고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또 제 연관검색어에 기흉이 있는 게 너무 싫고, 기흉을 검색하면 신현수가 나오는 게 싫어서 더 건강해질 거예요. 그래서 작품이 들어오더라도 욕심이 날까 봐 일부러 안 읽어요. 초사이언이 된 상태에서 작품을 할 거예요.
Q.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나요?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사랑을 표현하는 게 즐거운데, 아직까지 저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적이 없어요. 제가 주체적으로 끌고 가면서 유쾌하면서 짠하고 슬픈 사랑을 표현해보고 싶어요.
Q.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제가 대학생 때 한 교수님께서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될 수있다”고 말씀하셨어요. 너무 추상적인 말이라서 당시에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현장에서 6년째 활동하다 보니까 그 이야기의 뜻을 알게 되더라고요. 연기는 배우의 삶이 투영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청자분들은 그 마음을 캐치하는 것 같아요. 속일 수가 없더라고요.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신념을 잃지 않고 현장 나갈 때의 설렘을 잃지 않는다면 꽤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지금 이 순간도 너무 설레고 가슴 벅차요. 고등학생 때 ‘나도 언젠가 주인공이 돼서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라고 막연하게 꿈꿨지만 이뤄졌어요. 순간을 즐기고 항상 설레는 자세로 활동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배우라는 평가를 받을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쭉 좋은 사람, 좋은 배우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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