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포커스] 슈퍼주니어 K.R.Y. 콘서트, 축음기 속 세가지 목소리
[ZEN포커스] 슈퍼주니어 K.R.Y. 콘서트, 축음기 속 세가지 목소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니스뉴스=여혜란 기자] 발라드 속에서도 다채로웠다.

그룹 슈퍼주니어(Super Junior)의 보컬 유닛인 슈퍼주니어-K.R.Y.가 지난 22일부터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을 그들만의 목소리로 채웠다.

어느덧 데뷔 11년 차. 비트가 빠른 댄스곡을 연이어 내며 보컬들이 빛을 발하지 못한 때도 있었다. 슈퍼주니어 보컬라인 3인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 '아시아 투어 포노그래프 인 서울(ASIA TOUR Phonograph in SEOUL)'은 지난 2011년 2월 펼친 첫 단독 콘서트 이후 약 4년 6개월 만인 국내 공연. 각기 다른 색깔의 보컬을 지닌 규현, 려욱, 예성의 '믿고 듣는' 가창력과 아름다운 하모니는 약 3천여 명이 운집한 공연장을 빈틈없이 채웠다.

 

▶영상 속 세 남자, 키워드는 '축음기'

3명의 보컬리스트는 VCR로 먼저 등장했다. 과거 연인을 회상하며 축음기(Phonograph)를 구입하는 내용을 비롯, 그에 대한 사연을 중심으로 전체적 콘서트의 레파토리를 구성했다. 이번 콘서트의 테마이기도 한 축음기는 영상 속 소재와 시각적 오브제로서 그 감성을 더했다. 영상 속에서 세 남자는 세 가지의 사랑을 보여줬고, 그 사랑을 각자의 목소리로 관객들에게 들려줬다.

▶솔로 무대,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

멤버들은 각각 3곡의 개별무대를 펼쳤다. 예성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OST인 '먹지'를 열창했다. 영상 후 나타난 그는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고, 그 감정을 바로 이어지는 노래로 표현하는 듯했다. 려욱은 엠씨 더 맥스(M.C The Max)의 명곡 '잠시만 안녕'을 자신만의 보이스와 음역대로 들려줘 흥미로웠다. 특히 박효신의 '야생화'를 부른 규현은 한 음 한 음 노랫말에 정성을 들여 부르는 느낌이었다고 해야할까. 각자의 보컬이 고스란히 담긴 무대들이었다.

▶그들이 콘서트에서 했던 '말말말'

멤버들의 말 in 'KRY 토크 디너쇼(?)'

- 어제부터 걱정을 많이 했어요. 콘서트를 못하는 게 아닐까... (규현/첫 멘트 中,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조심스레 입을 떼며)

- 소집해제한 지 얼마 안 돼서 무대 설 때마다 놀랍고 신기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예성/첫 인사 중 소감을 전하며)

- 이 곡이 드라마에 많이 나오더라구요. 엔딩도 그렇고. 참 좋아했던 노랜데, 얼마 전 차트아웃됐어요. 어쩔 수 없죠, 드라마도 끝났고. (규현/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 OST 열창 후)

- 왜 이렇게 떨리지? 경연도 아닌데. 오늘 기자님들이 와서 더 떨리는 것 같아요. (려욱/솔로무대 후, 경연과 같은 긴장감을 고백하며)

- 여러분들 만나지 못하면서 소중함도 더 느꼈어요. (예성/무대 후 멘트에서 팬들의 소중함을 재차 언급하며)

- 여기 오늘, 가족이라 해도 무방한 사람들 동해 씨와 이특 씨가 오셨어요. 동해 씨는 머리를 본인 스스로 젤을 발라 헤어를 완성했다고 해요. (규현/객석에 자리잡은 동해와 이특을 소개하며)

- 지루해서 컴퓨터게임하는 줄 알았어요. (예성/노트북으로 타자를 열심히 치고 있는 기자석을 향해)

- 동해야 좋아? 이 노래 살리려고 노력했어. (규현&예성/동해가 출연했던 드라마 '판다양과 고슴도치' OST 열창 후)

-여러분들은 행운아예요. 그 치열한 티켓팅을 뚫고 오신. (규현/팬들의 '신의 손'을 극찬하며)

- 살쪘나봐, 작아졌어. (려욱/슈트를 차려입은 무대 후)

이번 공연은 전곡 라이브 밴드 연주로 진행됐다. 완전체 콘서트 '슈퍼쇼(SUPER SHOW)'에서 보여준 화려한 퍼포먼스, 유쾌한 무대와는 차별화된 세 보컬만의 분위기 있는 무대는 감성에 젖어드는 가을을 제대로 맞이하기에 충분했다. 공연장을 꽉 채운 그들의 음색은 11명 완전체의 그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규현은 첫 앵콜곡 무대를 마친 후 말했다. "여러분 놀라지 마세요. 남은 두 곡 더 우울합니다. 한결같죠?"

한결같아서, 그래서 더 좋은 세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왔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여혜란 기자
여혜란 기자

helen@zenithnews.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