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리듬파워, 데뷔 9년 만의 정규 “뭉쳐도 산다는 걸 보여줄 때”
[Z인터뷰] 리듬파워, 데뷔 9년 만의 정규 “뭉쳐도 산다는 걸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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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듬파워 (사진=아메바컬쳐, 디자인=변진희 기자)
▲ 리듬파워 (사진=아메바컬쳐, 디자인=변진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저희를 두고 많은 분들이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고 말하는데요. 그건 저희 잘못이 큰 것 같아요. 이번에 팀 단위의 결과물을 제대로 보여드려야죠”

리듬파워(Rhythm Power)는 모두 Mnet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멤버들로 구성됐다. 모두가 개인으로 참가해 실력을 뽐냈고, 행주는 시즌6의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010년 ‘리듬파워’로 데뷔한 이들이지만, 팀보다는 개인적인 역량으로 발휘한 성과가 더욱 컸다.

그래서 이번 앨범 ‘프로젝트 에이(Project A)’가 중요하다는 리듬파워다.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이 음악을 하기 위해 팀으로 모였고, 앞으로도 계속 같이 활동하고 싶기 때문에 리듬파워만의 음악을 대중에 어필해야 했다.

무려 9년 만에 첫 정규앨범을 선보이게 된 리듬파워와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014년 이후로 나온 음반은 없었고, 싱글 2장이 있었어요.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죠. 보이비는 군대를 다녀왔고, ‘쇼미더머니’에 연달아 출연했고, 짧은 시간에 큰 변화를 이뤘어요. 대부분은 저희를 ‘쇼미더머니’를 통해 보셨을 거고요. 이제는 팀 단위의 결과물이 필요했어요. 본격적인 팀으로의 행보에 시발점이 될 것 같아요. 처음부터 개인이 아닌 팀으로 음악을 시작했기 때문에, 항상 리듬파워가 1순위거든요. 난생처음 바쁜 생활을 해보면서 앨범 발매가 늦어지긴 했지만, 미뤘던 숙제를 해결한 기분이 들어요”(지구인)

성룡, 홍금보, 원표 주연 영화 ‘프로젝트 에이’의 3인조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번 앨범을 완성했다. 리듬파워는 이전에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과 더불어 올드스쿨, 그라임, 트랩 등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장르의 시도로 다채로운 색깔을 첫 정규앨범에 담아냈다.

“앨범 안에 수록된 곡은 모두 멤버들의 만장일치로 들어간 거예요. 누군가 곡의 리더 역할을 해서 의견을 내고, 한 자리에 모여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나누고, 그렇게 모두가 오케이한 곡들을 담았어요. 타이틀곡은 ‘프로젝트 에이’, ‘될놈될’, ‘6AM’이 후보였고요”(행주)

“저희의 시스템 자체가 만장일치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아요. 그래서 상당히 작업 속도가 느리죠(웃음). 1곡을 진행하더라도, 1명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지 않아요. 그래서 ‘쇼미더머니’ 끝나고 앨범 작업을 하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쉽지 않다는 걸 느꼈죠. 그래도 리듬파워가 최우선이에요”(지구인)

▲ 리듬파워 (사진=아메바컬쳐)
▲ 리듬파워 (사진=아메바컬쳐)

타이틀곡은 ‘6AM’으로 자메이카 리듬에 영국 특유의 바운스가 섞인 곡으로, 새벽까지 고군분투했지만 달콤한 소득 없이 클럽을 나와 소주잔을 기울이는 쓸쓸한 패잔병들의 감성을 담아낸 반전의 노래다. 특히 보이비가 전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곡을 작업했다는 솔직한 고백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전 여자친구가 며칠 전 ‘이날 클럽에서 놀아도 돼?’라고 물어봤고, 쿨병이 걸렸던 저는 ‘당연히 되지’라고 말한 거예요. 막상 당일이 되니까, 전 여자친구가 클럽에 있는 시간 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요. 잠은 오지 않고, 그렇다고 연락을 할 수도 없고요. 연락을 너무 많이 하면 없어 보이잖아요. 걔를 클럽에서 만났다는 가정으로 쓴 곡이에요”(보이비)

“곡 비하인드를 저희도 처음 들었어요. 쿨한 척하면서 클럽에서 새벽까지 노는 느낌으로 써달라고 했거든요. 그냥 파티곡인 줄 알았네요. 타이틀곡 선정은 저만 빼고 ‘6AM’에 다 동의했어요. 저는 계절이 선선해지면 느낌이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멤버들의 의견을 듣고 다시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아서 타이틀곡으로 결정했어요”(행주)

‘쇼미더머니’ 출연 이후로 리듬파워는 다양한 변화를 경험했다. 방송 출연 횟수가 잦아지고, 여러 행사에 러브콜을 받으며 무대에 올랐고, 학창시절을 보낸 인천의 홍보대사가 되기도 했다. 당연히 수익은 따라왔고, 사이좋은 친구였던 세 사람은 음악을 본격적으로 작업으로 삼은 동료가 됐다.

“사실 유명하지 않을 때는 공연 전에 두려웠어요. 물론 그 시간 덕분에 저희가 공연을 잘하게 되긴 했지만요. 방사능으로 활동할 때 어느 공연에 갔었는데, 저희 다음 순서가 미스에이(Miss A)였어요. 저희가 무대를 하는데 ‘빨리 들어가라’고 하는 분들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희를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저희를 아는 분들이 많아져서 환영과 환호를 받으면서 무대에 오를 수 있으니 너무 감사해요”(지구인)

“히트곡이 하나도 없었던 팀이라, 저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커리어를 그만둘 수도 있었거든요.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이후로 사람들이 저희 공연을 기대해주시고, 함께 즐거워해주셔요. 그리고 이제는 그 다음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쇼미더머니’ 출신 리듬파워의 다음 챕터가 굉장히 필요한 상황이에요. 그걸 위해 3명이 정말 열심히 할 거예요”(보이비)

▲ 리듬파워 (사진=아메바컬쳐)
▲ 리듬파워 (사진=아메바컬쳐)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리듬파워가 크게 부딪히는 것 없이,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지구인은 “서로가 가진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해준다. 리스펙이 기본적으로 있다”라고 말하며, 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싸울 때도 있지만, 저희의 관계는 존중이 기반으로 돼 있어요. 많이 싸우면서 더욱 서로의 성향을 인정하고 알게 됐죠. 저는 음악보다 우리의 관계가 더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음악은 저희가 선택을 받지 않으면 계속하지 못할 수가 있는데, 만약 음악을 하지 않더라도 친구 관계를 이어갈 거라서요. 그게 리듬파워만의 강점이 아닌가 생각해요”(지구인)

“저희가 설정한 목표도 같아요. 분명 몇만 명 사람들 앞에서 콘서트를 하고, 차트 상위권에 노래가 있는 것도 엄청난 성공이고 행복한 일이겠죠. 하지만 저희는 5년, 10년 뒤에도 같이 음악을 하고, 친하게 낄낄거릴 수 있는 걸 원해요. 누군가는 결혼을 했을 수도 있겠죠? 그런 즐거운 상황들을 머릿속으로 그리면 너무 행복해서 지켜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일종의 자극을 받고, 영감을 받을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보이비)

계속해서 ‘팀 단위의 결과물’을 강조한 리듬파워기에 이번 앨범을 통해 얻고 싶은 성과가 있을 것 같았다. 흩어지면 사는 리듬파워가 뭉쳐서도 살 수 있다는 걸 증명할 중요한 이번 앨범,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저희가 뭉치면 산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데, 그게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라 생각해요. 눈에 보이는 성과도 중요하고, 개인적으로는 공연을 잘하는 팀이 되고 싶어요. 공연에서 어필할 때 ‘쇼미더머니’에서 했던 곡이 아니라, 리듬파워가 발표한 곡으로 터졌으면 좋겠고요”(행주)

“물론 인간이라 성적에도 신경을 쓰게 되지만, 최대한 초연해지려고 하고요. 행주 말처럼 공연을 잘하는 팀으로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저희가 15년 친구로 즐겁게 음악을 해왔는데 이만큼을 이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지구인)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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