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백지영 “새 회사에서의 첫 행보,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어요”
[Z인터뷰] 백지영 “새 회사에서의 첫 행보,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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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
▲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애절한 목소리, 명품 발라더 백지영이 3년 만의 신보로 돌아왔다. 추억을 회상하는, 따뜻한 감성을 담은 미니앨범. 타이틀 ‘우리가’다.

이번 ‘레미니센스(Reminiscence)’는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발매하는 앨범임과 동시에, 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로 이적 후 선보이는 첫 활동으로 백지영에게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는 타이틀곡 ‘우리가’를 비롯해 ‘하필 왜’, ‘별거 아닌 가사’, ‘혼잣말이야’, ‘하늘까지 닿았네’, ‘우리가 Inst’까지 총 6곡이 담겼다.

‘우리가’는 담담함과 애절함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백지영의 진솔한 보컬이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발라드다. 이별에 대한 고민이 있는, 이별을 겪어봤던 사람이 공감할 가사를 담고 있다.

제니스뉴스와 백지영이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새 미니앨범 ‘레미니센스’ 발매 기념 인터뷰로 만났다. 여유 넘치고 털털하면서, 활동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던 백지영과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새 앨범이 나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렀어요. 이유가 있나요?
저도 얼마나 오래됐는지 몰랐는데 3년 반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출산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전국 투어도 하다 보니 시간이 빨리 지나갔어요. 사실 저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난지 못 느끼고 있었거든요. 20주년 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는데, 사실 하려면 2년 전부터 준비했어야 해요. 육아로 바쁘게 시간을 보내느라 18주년엔 아예 생각을 못 했고, 19주년이 되니까 ‘아 내년이 20주년이구나’ 싶더라고요. 회사를 옮길 생각을 하고, 그러다 보니 준비가 많이 늦어졌어요.

Q. 앨범명을 ‘레미니센스’로 지은 이유가 있나요?
제가 앨범을 내면 사랑, 이별 노래를 할 거라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것 같았어요. 이별이 왜 그렇게 슬픈가에 대해 접근해봤더니, 좋은 기억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마냥 슬프고 처절한 것보다 따뜻한 기억을 소환하는 코드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제 목소리나 노래에서 향수가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노스탤지어’를 생각했는데요. 직원들한테 앨범의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레미니센스’라는 단어를 찾아줬어요. 추억, 회상을 의미하는 단어라 좋았죠. 작곡가분들의 곡을 받을 때도 따뜻한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타이틀곡도 들어보면, 도입부는 담담하고 따뜻한 사운드가 있어요. 물론 치닫는 이별 감정도 놓치지 않고 넣어놨고요.

Q. ‘우리가’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가 있나요?
다른 곡도 후보에 있었는데요. 작업을 하면서 계속 듣다 보면 귀가 둔해져요. 저만 작업한 게 아니라, 대표도 회사를 만들고 첫 프로젝트라 녹음실에 거의 매일 왔었고, 본부장도 그랬어요. 3명 다 귀가 무뎌진 상태였죠(웃음). 그래서 여러 사람들에게 블라인드 모니터를 했고 ‘우리가’가 90%의 찬성으로 타이틀곡으로 결정됐어요.

▲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
▲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

Q. 이번 노래에서 목소리가 더 가늘어진 느낌이에요.
음역대가 많이 높아졌어요. 제일 높은 음정이 그렇게 부담스럽진 않은데, 음역대가 계속 노픈 상태에 머물러 있어서 부르기 버거워요. 녹음할 때는 끊어서 하고 나중에 편집하잖아요. 라이브를 연습하는데 숨이 너무 떨리는 거예요. 완벽하게 마음에 들게 완창할 수 있도록 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성대도 근육이라 어렸을 때만큼 쌩쌩하진 않지만, 그래도 단련된 부분이 있어서 좋게 작용해요. 아직은 노래가 힘들진 않고, 오히려 곡을 이해하는 색이 진해진 느낌이라 더 좋은 느낌이에요.

Q. 직접 작사, 작곡을 하진 않았나요?
작사도 몇 개 해서 넘겨봤는데요. 저희는 철저히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요. 제가 쓴 게 1번도 채택된 적이 없어요. 오래 알고 지낸 작곡가 친구가 작업실에서 가르쳐준 적도 있는데요. 저는 굉장히 촌스럽더라고요(웃음). 제가 조금 더 피나는 노력을 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너무 곡을 잘 쓰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저는 좋은 곡을 받아서 잘 표현하는 게 좋아요.

Q. 새로운 회사에서 내는 첫 앨범, 달라진 점이 있나요?
제가 새로운 회사에서 시작한 건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사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거든요. 그냥 ‘동열이’에서 ‘대표님’이 된, 직함이 달라진 거예요(웃음). 물론 첫 프로젝트라서 다들 공격적으로 열심히 임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는 스케줄을 많이 승낙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어요. 대표가 홍보에 필요한, 매니지먼트에 필요한 것들을 많이 가지고 오거든요. 예전에는 안 할 것들을 많이 얘기했다면, 이제는 웬만하면 하는 편으로 바뀌었어요.

Q. 회사의 아티스트 추가 영입 계획은요?
우선 1인 기획사는 아니기 때문에 영입할 계획이고요. 영입이라는 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대표가 워낙 아는 사람이 많고, 소식이 빠른 사람이에요. 우리 회사에 오고 싶어 하고, 우리 회사도 자신이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쉽지는 않아요. 급하지 않게 생각하려고요.

▲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
▲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

Q. 앨범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성적을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성적이 안 나오면 공연도 잘안 될 테니까요. 하지만 차트 1위, 2위, 3위가 저에게는 굉장히 신기루 같은 느낌이에요. 요즘 속도랑 제가 안 맞기도 하고요. 제가 한참 활동하던 때는 지금처럼 차트 변화가 빠르지 않을 때였거든요. 지금은 활동 기간도 짧아졌고, 변화가 빨라서 감을 못 잡겠어요. 그래서 그냥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요(웃음). 회사에서 알아서 하겠죠. 저는 그냥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를 열심히 할 뿐이에요(웃음).

Q. 방송 활동 계획은요?
음악방송은 이제 저의 선배보다는 후배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본보기가 될 정도로 잘해야겠다는 책임감, 욕심이 생겨요. 요즘 채널이 워낙 많아져서 저의 방송 활동이 회사 수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가수로서 음악방송을 소화하는 게 열정에 불을 붙이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또 저는 공중파 시대에 활동했던 사람이라, 아직은 저에게 음악방송이 중요해요(웃음). 예능 녹화도 많이 했어요. 10월 초에 앨범을 낸다고 하니 8월 말부터 스케줄이 들어와서 미리 찍어놨어요. ‘라디오스타’, ‘놀라운 토요일’, ‘아는 형님’, ‘옥탑방의 문제아들’, ‘안녕하세요’, ‘구해줘 홈즈’,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많아요.

Q. 공연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20주년을 기념하는 연말 공연 전국 투어가 계획돼 있고요. 11월 말부터 진행될 예정이고, 몇 개 도시에서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회사를 이적하고 콘서트를 계획했기 때문에 아직 대관 문제가 해결 안 된 곳이 있어요. 8개 도시 정도를 생각하고 있고, 내년 3월까지 할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3년간 새로운 음원이 안 나왔기 때문에, 그동안은 세트리스트에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올해까지 그 리스트로 공연을 하면 너무 죄송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새 앨범에 담긴 노래를 많이 들려드리려고 해요. 기왕이면 제 노래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보러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최대한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하고요. 세트리스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Q. 공격적으로 활동하려면 체력 관리가 중요하겠어요.
아이가 감기에 걸려서 뽀뽀를 못했어요. 저도 스케줄을 무리하다 보니 감기가 와서 결국 병원에 다녀왔죠. 혈관을 못 찾아서 바늘을 5번이나 찔렀다니까요. 체력 관리가 정말 힘든 것 같아요. 빡박한 스케줄 중에 컨디션 조절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잠도 많이 자고, 밥 잘 먹고, 술도 안 마시고 해야죠. 날씬함도 유지해야 하니 운동도 하고요. 술을 아예 안 먹는 건 거짓말이고, 요즘에는 1달에 1번도 안 먹는 경우도 많아지긴 했어요.

Q. 다음 앨범의 텀도 길까요?
많이 당겨보려고요. 좋은 곡이 있어서 싱글로 내고 싶은 마음에 킵해둔 것도 있고요. 활동이 마무리되면 여유롭게 준비하고, 녹음도 성의 있게 해서 내려고요. 급하지 않게 미리 준비할 생각이에요. 회사에서 지금은 저뿐이니까, 제가 아니면 안 되니 열심히 해야죠.

Q. 이번 활동 목표는요?
우선 앨범의 전곡을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공연을 많이 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작은 무대, 큰 무대 가리지 않고 노래하고 싶어요. 최대한 현장을 많이 다니려고요. 추상적이지만 선명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만난 만큼, 정성스럽게 노래하는 가수가 되도록 할게요.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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