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PD수첩’이 CJ ENM이 제작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민낯을 폭로했다.
MBC ‘PD수첩’은 지난 19일 오후 방송을 통해 CJ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작 의혹을 파헤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PD수첩’은 2049 시청률(수도권 기준) 3%를 기록했다.
‘PD수첩’은 워너원, 아이오아이, 아이즈원 등을 배출한 Mnet ‘프로듀스’ 시리즈와 ‘아이돌학교’ 등 CJ ENM에서 제작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순위 조작 의혹을 집중 취재했다. 합숙 과정에서 겪은 부당한 과정에 대해 참가자들의 증언이 다수 이어졌다.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이해인은 “최종 출연한 41명의 연습생 중 2차 실기 시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제 오디션 현장에 있던 3000명은 이용당한 것”이라며 이 프로그램이 시작부터 공정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또한 숙소로 적합하지 않은 공간에서 생활하다보니 “피부가 예민한 친구들은 빨갛게 피부병이 날정도”였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아이돌 학교’의 출연자들은 프로그램 시작부터 과정까지 투표조작은 물론, 출연자 선정방식과 합숙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문제들을 연달아 폭로했다. 제보자들은 ‘아이돌학교’에선 금지어가 ‘조작’ 감금‘일 정도로 인권침해가 다반사로 일어났다고 말했다.
‘프로듀스X101’의 최종 순위가 발표된 직후 팬들은 구체적인 조작 근거를 제시한 바 있다. 1위와 2위, 3위와 4위, 6위와 7위의 표차가 같을 뿐 아니라 1위부터 20위까지의 득표수가 특정수의 배수라는 것. 이에 대해 아주대 최수영 교수는 “로또 아홉 번 연속으로 맞는 것보다 확률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경찰은 CJ ENM과 소속사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수사는 전 시리즈로 확대돼 급기야 국정감사에까지 언급됐다.
‘프로듀스X101’에 출연했던 연습생 김 군은 모두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던 센터 선발이 사전 고지도 없이 갑자기 방식이 바뀌었다며 “(원래 센터였던) 친구도 충격이었고, 완전 이거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고…”라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연곡 파트 분배나 방송 분량, 문자 투표 집계 역시 그 차이나 방식에 있어 투명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타쉽 연습생들은 경연곡을 미리 알고 있었고, 울림 연습생은 최종 순위까지 미리 알고 있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문자 투표를 집계하는 제작진은 단 1명이었으며, 담당자는 ‘제3의 장소’에서 늘 문자를 통해 결과를 전달했고, 해당 내용은 곧바로 자막으로 만들어졌다. 휴대폰으로 전달된 투표 결과는 현장에서 PD의 감시 하에 바로 삭제됐다.
이에 대한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CJ는 ‘프로듀스X101’을 통해 배출된 그룹 엑스원(X1)의 활동을 강행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군소기획사들을 자회사로 편입해 몸집을 키운 CJ는 방송, 음악, 공연, 유통까지 관여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더불어 CJ ENM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한 아이돌 그룹 멤버는 SNS 계정을 통해 CJ ENM 계열의 기획사와 계약 후에 그룹 활동을 했지만, 1년 여 년 동안 단 한 번도 정산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더 이상 투자가 어렵다는 회사의 말에 계약 해지를 원하자, CJ ENM에서 억대의 위약금을 요구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헌식 평론가는 “CJ가 콘텐츠 분야에서 진출하지 않은 분야가 없다. 방송국을 통해 선발, 육성에까지 개입을 하고 있다. 그 안에 있는 많은 주체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박탈시키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PD수첩’은 유통을 장악한 대기업의 문화산업을 독점 지배를 경계하는 선진국의 법적 제도를 언급하며,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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