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어벤져스’ 군단이 날개를 달았다. 비록 한 없이 여려 보이고 작디 작은 개미 날개지만 그 어떤 날개보다도 강력하다. ‘앤트맨’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세계관 속에 가장 주요한 인물 중 하나다. ‘앤트맨’(폴 러드)이라는 히어로를 소개하자면 ‘핌 입자’와 ‘앤트맨 수트’를 통해 개미만한 크기로 몸을 축소할 수 있으며, 뇌파를 통해 개미 군단을 조종할 수 있다. 크기가 작기에 타격이나 총기로 맞추기 힘들고, 배수관 같은 건물 시설이나 열쇠 구멍 같은 작은 틈만 있으면 어느 공간으로 침투해 작전을 펼칠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원작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원작에서 ‘앤트맨’은 ‘어벤져스’의 오리지널 멤버로 잘 알려져 있다. 핌 입자를 개발한 천재 과학자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 박사는 ‘1대 앤트맨’으로 활약하며 ‘헐크’ ‘토르’ ‘와스프’와 어벤져스로 활동한 바 있다. 더불어 불안정한 정서의 소유자로 악당 ‘울트론’을 만들어 낸 이력도 갖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리는 ‘행크 핌’ 박사의 모습은 원작과는 사뭇 다르다. ‘1대 앤트맨’으로의 활약도 회상을 통해 그려지지만, 전적으로 ‘스콧 랭’이 ‘앤트맨’으로서 탄생하는 과정을 아낌없이 지원하는 조력자의 모습이다.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헐크’ ‘토르’ 거기에 ‘어벤져스’까지, 현재 마블 스튜디오가 코믹스를 넘어 영화계에 구축해 놓은 세계관은 엄청 나다. 여기에 새로운 히어로를 더한다는 것은 과거 코믹스의 영광을 영화로도 재현하려는 마블에게 있어선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나름의 도박이다. 마블의 확고한 마니아층은 가장 강력한 아군이자 가장 엄격한 심판관이다. 그들에게 있어 꼭 영화의 만듦새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실제 이안 감독의 ‘헐크’는 평단의 평가 보다 박한 성적표를 받아들기도 했다. 또한 비록 마블이 판권을 소유하고 있진 않지만 ‘스파이더맨’ 또한 좋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리부트됐다.

하지만 ‘앤트맨’의 합류는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가 가지고 있는 특색을 제대로 영화로 구현했다. 다른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노선을 걸어간다. ‘캡틴 아메리카’가 연륜을 나타내듯 투박한 맨몸 액션을, ‘아이언맨’이 화려한 재력을 뽐내며 화려한 특수효과를 선보였다면, 딸 바보 아빠인 ‘앤트맨’의 액션엔 화면 가득한 특수효과는 필요 없다. 대표적인 장면을 꼽자면 아이들의 장난감 ‘토마스 기차’ 위에서 펼치는 액션. 비슷한 장면을 마블 작품에서 찾자면 ‘퍼스트 어벤져’(2011)에서 기차 위 액션이 있었다. 두 작품에서 느껴지는 간극이 분명 존재한다. 그 것이 바로 ‘앤트맨’만의 느낌이다. 유머 코드 또한 마찬가지. ‘캡틴 아메리카’가 진지함 속에 뜬금없는 유머를, ‘아이언맨’이 과한 수다 속에 가벼운 유머 코드를 담았다면, ‘앤트맨’의 유머는 그 중간 부분을 관통한다.
‘앤트맨’은 ‘축소’라는 능력을 통해 관객들을 마이크로 월드로 이끈다. 인간의 눈높이보다 한참 아래쪽에서 바라보는 ‘앤트맨’의 세상은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얼마나 박진감 넘치고 환상적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앤트맨’의 마이크로 월드는 비단 시각으로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아이폰에서 터져 나오는 음악과 ‘시리’(음성 인식서비스)는 그 어떤 효과음 보다도 강렬하게 인상에 남는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 세상이기에 앞으로 ‘앤트맨’ 시리즈가 그려나갈 재료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에 또 다른 기대를 하게 만든다.

‘앤트맨’ 이자 ‘스콧 랭’을 연기한 폴 러드는 미국 드라마 ‘프렌즈’에서 ‘피비’(리사 쿠드로 분)와 결혼하는 ‘마이크 하니건’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폴 러드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는 물론 각본 까지 맡으며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 ‘핌 박사’를 연기한 마이클 더글라스는 이미 오랜 세월 할리우드의 정상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그의 이름값만큼이나 그의 연기는 이번 작품에서도 오롯하게 빛난다. ‘앤트맨’과 한판 붙는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팔콘’(안소니 마키)의 얼굴도 반갑다. 나아가 꼭 집고 넘어가야 할 인물은 ‘팩스턴’(바비 카나베일)을 중심으로 한 스콧의 친구 3인방. 그들은 스콧의 조력자이자 영화의 유머를 확실하게 책임진다. 그리고 ‘스콧’의 딸 ‘캐시’를 연기한 아역 배우 에비 라이더 포트슨의 어여쁜 외모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덧붙여 마블 시리즈의 백미 중 하나인 쿠키 영상. 이번 ‘앤트맨’은 두 번의 쿠키 영상이 존재하니 반드시 확인하자. 영화 ‘앤트맨’은 3일 개봉된다.
사진=영화 '앤트맨'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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