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영화 ‘그놈이다’의 제작보고회가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으로 진행된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윤준형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원, 유해진, 이유영이 참석했다.
영화 ‘그놈이다’는 동생을 잃은 ‘장우’(주원 분)가 죽은 여동생의 넋을 기리기 위한 천도재에서 기이한 현상을 목격하고, 그 현상을 따라가 한 남자(‘민약국’-유해진 분)를 범인이라 지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우’는 죽음을 예견하는 ‘시은’(이유영 분)과 함께 그 남자가 범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한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영화에서 ‘천도재’가 그려지는 만큼 감독과 세 배우들이 영화 흥행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다. 이어 세 가지의 키워드를 가지고 윤준형 감독과 세 배우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영화 제목처럼 ‘~~이다’로 이뤄졌던 제작보고회의 키워드 토크, 그 생생한 현장을 제니스 뉴스가 전한다.
키워드 I : ‘그놈이다’는 실화이다
“대학 시절, 아는 아저씨의 이야기”

윤준형 감독 :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 알고 지내던 지인 분에게 따님이 한 분 계셨다. 따님이 학교에서 메이퀸으로 뽑힐 정도로 아름답고 예쁜 여성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냥 부산 포구가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범인을 찾지 못했다. 실제 물에 죽은 사람들은 넋건지기라는 의식을 한다. 저승 가는 길 배불리 먹고 가라고 붉은 천에 밥이 한가득 담긴 놋그릇을 바다에 던지는데 붉은 천이 팽팽하게 당겨졌단다. 결국 놋그릇만 둥둥 떠내려 가더니 그 앞에 한 청년이 있었다고 했다. 그 청년이 범인인 것 같아 제 지인이 계속 따라다녔다. 결국 범인이라 증명하진 못했지만 아직까지도 그 사람이 범인이라 생각한다.
당시 부성애라는 것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붙잡더라도 가족을 위해 무언가 하려는, 그런 진심이 느껴졌다. 한참을 잊고 지내다 영화를 시작하며 문득 떠올랐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부성애나 이런 진심이 느껴질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유해진 : 사실 연기를 하다 보면 ‘아무리 영화라도 이건 너무한 거 아냐?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어. 라고’ 불신하게 되는 지점이 있다. 하지만 실화는 연기할 때 보다 믿음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잇는 것 같다.
이유영 : 저도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소름이 엄청 돋았다. 정말 잘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워드 II : ‘그놈이다’는 변신이다
“8kg 증량, 빼는 것 보단 덜 힘들어”

주원 : 감독님하고도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다 버리고 싶었다. ‘나는 내 이미지를 다 없애도 좋으니 새로운 모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감독님도 동의하셨다. 머리도, 메이크업도 안 하고 연기했다. 옷도 후줄근하고 일부러 몸도 불렸다. 평범한 동네 오빠처럼 보이고 싶었다. 그래야 더 처절하게 표현될 것 같았다. 배우 입장에서도 변신을 원했던 부분이었다. 약 8키로 정도 증량했던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 들어가면서 감량했다. 개인적으로 빼는 게 훨씬 힘들다. 먹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웃음)
이유영 : 사실 ‘시은’이의 상황이 훨씬 더 심할 줄 알았다. 이빨도 썩어있고, 얼굴에 때가 껴있고 머리도 이상할 거라고, 미친 아이처럼 생각하고 들어갔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아니”라더라. 평범하고 여린 소녀이길 바라셨다. 덕분에 부담을 버리고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사실 실화라고 이야기 듣고 굉장히 놀랐다. 죽음을 본다거나 예언을 한다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감독님이 다큐 영상을 많이 보여주셨다. 그 때부터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키워드 III : ‘그놈이다’는 리얼이다
“뒷목 잡는 주원 연기, 컷이 나도 꺽꺽 울어”

주원 : 주먹으로 유리를 치는 씬이 있는데 물론 안전하게 촬영했다. 하지만 합이 짜져 있는 액션이 아니라 진짜 리얼로 하기 때문에 맞을 땐 어느 정도 타격이 있다. 그래서 제가 힘을 너무 쓴 나머지 뒷목을 잡은 적이 있다. 리얼하게 저도 몰입을 하다 보니 혈압처럼 확 올라오더라.
유해진 : 40대 중반 되면 그런 것이 자주 온다(웃음). 주원 씨가 액션도 액션이지만 몸을 사리지 않았던 게 유치장에 갇혀 수갑에 묶인 채로 하는 감정 씬이 있었다. 진짜 손목이 부을 정도로 연기를 하더라.. 테이크를 많이 갔는데 찜질을 해가며 열정적으로 연기를 하더라.
주원 : 저도 이런 역할은 처음이었다. 동생이 죽는다. 장우한테는 세상에 동생 밖에 없었다. 그 상황은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끔찍하다. 그 남자를 표현한다는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 에피소드라면 저도 유치장 씬이 생각난다. 그 때가 재촬영 때였던 것 같다. 감독님이 다시 해보자고 해서 하는데, 그 때 제대로 한 번 터졌다. 그렇게 울어본 게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컷이 났는데도 계속 절제가 안 됐다. 서러운 게 터졌는지 계속 꺽꺽 대며 울었다
한편, 영화 ‘그놈이다’는 오는 28일 개봉된다.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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