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다' 언론시사회, 토속신앙과 오컬트 그리고 스릴러의 만남(종합)
'그놈이다' 언론시사회, 토속신앙과 오컬트 그리고 스릴러의 만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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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한국의 토속신앙과 오컬트, 그리고 스릴러가 만났다. 영화 ‘그놈이다’의 이야기다.

영화 ‘그놈이다’의 언론시사회가 20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렸다. 영화가 끝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윤준형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원, 유해진, 이유영이 참석했다.

영화 ‘그놈이다’는 동생을 잃은 ‘장우’(주원 분)가 죽은 여동생의 넋을 기리기 위한 천도재에서 기이한 현상을 목격하고, 그 현상을 따라가 한 남자(‘민약국’-유해진 분)를 범인이라 지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우’는 죽음을 예견하는 ‘시은’(이유영 분)과 함께 그 남자가 범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한다.

영화 ‘그놈이다’는 정통 스릴러라고만 보기엔 오컬트적인 요소와 우리의 토속 샤머니즘이 혼재해 있다. 그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바로 이유영이 연기한 ‘시은’이다. 시은은 귀신을 보고 다른 사람의 죽음을 환영으로 바라보는 소녀다. 

또한 ‘장우’가 ‘민약국’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첫 번째 계기로 ‘천도재’와 ‘넋건지기굿’이 등장한다. 죽은 동생을 기리는 천도재에서 넋건지기굿-저승 가는 길 배불리 먹고 가라고 붉은 천에 밥이 한가득 담긴 놋그릇을 바다에 던지는 의식-을 행하고 이때 던진 놋그릇이 한 남자 앞에 멈추면서 영화의 긴장감은 고조된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제가 사물의 이면이나 세상의 이면을 보는데 있어서 희열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면서, “음모론이나 귀신 같은 것,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인 것 같다. 그래서 작품에 투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 무속 신앙에 관련된 굿이나 점 등에 많이 노출됐고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흠뻑 빠져들어 듣곤 했다”면서, “그렇게 이면을 본다는 부분에 있어서, 오컬트나 공포, 호러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놈이다’의 기본 토대는 범죄 스릴러다. 그렇기에 윤 감독은 실제 같은 리얼함을 놓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그놈이다’ 곳곳에는 현실감을 전달하기 위한 장치가 많이 되어 있다. 특히 영화 초반부에 보여지는 범인과 장우의 추격씬은 작은 어촌 마을의 좁은 골목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현실감을 충족시킨다.

윤 감독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관객들에게 진짜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어서 힘들었다”면서, “다큐적인 느낌으로 리얼하게 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술적으로도 예쁘고 근사한 곳 보다는 주변에 있을 법한 공간을 택했다. 연기의 톤도 보다 과장될 수 있지만 영화의 흐름 속에서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끔 힘을 빼고 가고자 했다. 어떻게 하면 사실적으로 보일까를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영화를 자세히 보면 전지적 시점이 거의 없다. 장우가 안 나오는 씬이 거의 없다. 장우의 시선을 따라간다. 관객들이 장우의 시선을 따라가며 두 시간의 지옥 같은 경험을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서도 조금씩 옥죄어 오는 느낌을 받기 바랐다”고 전했다.

더불어 “2009년부터 이 영화를 준비했다. 빙의, 굿, 무당 샤머니즘에 관련된 것들이 우리나라 특유의 민족 정서가 들어있는 것 같아서 영화 소재로 자주 쓰이는 것 같다. 제가 좋아한 부분을 따라간 것이지 트랜드를 쫓은 것은 아니다”라며, “흔히 점괘를 받고 실제 그 일이 벌어지고 맞아떨어졌을 때 굉장한 공포감이 생긴다. 그런 부분이 영화 속에 잘 표현돼 ‘아무리 발버둥 쳐도 운명대로 가고 있구나’라고 느끼다가, 장우가 시은의 도움으로 운명을 끊어내고 자기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한편, 영화 ‘그놈이다’는 오는 28일 개봉된다.


사진=CGV아트하우스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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