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포커스] 뮤지컬 '난쟁이들', 어른들을 위한 센스 넘치는 B급 동화
[ZEN포커스] 뮤지컬 '난쟁이들', 어른들을 위한 센스 넘치는 B급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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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4일 오후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뮤지컬 '난쟁이들'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송승환 프로듀서, 김희철 프로듀서, 김동연 연출, 이지현 작가, 황미나 작곡가를 비롯, 배우 정동화, 조형균, 진선규, 최호중, 최유하, 백은혜, 전역산, 우찬, 송광일이 참석하여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는 한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은 난쟁이 찰리와 빅이 등장,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공주를 만나고 싶은 소망을 노래하는 '우린 난쟁이', '공주만 만나면'을 시작으로 약 50분간 이루어졌다.

찰리와 빅은 동화나라의 무도회에 참가하기 위해 신데렐라를 공주로 만들어주었다는 마녀를 찾아가고, 마녀는 '돈을 쓰면 마법이 일어나느니라'고 현실을 꼬집어 노래한다.

그 밖에도 동화 속 공주 '신데렐라', '백설공주', '인어공주'가 등장하는 '확인해', 찰리와 인어공주가 부르는 '이렇게 이렇게', 전 출연진이 함께 하는 '해피엔딩' 등이 시연됐다. 

백미는 역시나 뮤지컬 '난쟁이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끼리끼리'였다. '끼리끼리'는 개막 전 공개된 소위 '병맛'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도 큰 화제를 모았던 넘버. 왕자 1,2,3 역의 배우 우찬, 전역산, 송광일이 등장해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끼리끼리'에서 세 명의 왕자들은 '아무도 입 밖으로 말하진 않지만 끼리끼리 만난다는 변하지 않는 세상의 법칙'을 노래한다. 한 번 들으면 귓가를 떠나지 않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작품 곳곳에 깔려있는 유쾌하면서도 발칙한 웃음 코드를 엿볼 수 있는 넘버이기도 하다.

뮤지컬 '난쟁이들'은 2013년 젊고 재능 있는 신진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창작뮤지컬 개발을 위해 기획된 '뮤지컬 하우스 블랙 앤 블루'의 최종 선정작으로 선택된 작품이다. 그 후 송승환 프로듀서의 PMC프로덕션이 제작사로 나섰고, 작년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예그린앙코르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충무아트홀과의 공동제작이 이루어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송승환 프로듀서는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 작품을 2013년 블랙 앤 블루 쇼케이스에서 처음 봤다. 많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창의력과 발칙한 상상력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도 좋은 창작뮤지컬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공연을 만드는 프로덕션이 해야하는 일 중에 하나가 좋은 창작작품을 개발해서 선보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창작뮤지컬이 나오기 위해서는 좋은 작가와 작곡가가 필요하다. 배우들의 역량은 굉장히 뛰어난데 아직 좋은 작가와 작곡가가 부족한 것이 우리 뮤지컬계의 현실이다. 신인 작가와 작곡가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함께 작품을 제작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데뷔하는 이지현 작가와 황미나 작곡가가 뮤지컬계에서 큰 일을 해줄 거목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여러분도 그런 의미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우리나라 창작뮤지컬 발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난쟁이 찰리 역으로 출연중인 배우 정동화는 출연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본을 접하고 음악을 들었을 때 웰메이드 창작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정집 같은 PMC에서 제작하는 작품이고 배우와 스태프들이 훌륭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이런 장르를 많이 안해봐서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연습과정에서 조형균 배우와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도움을 받았다. 첫공연 전까지 관객들 반응을 걱정했는데 좋아하시는 것을 보고 뿌듯했다"고 밝혔다.

또한 왕자2와 신데렐라 역을 오가며 강한 존재감과 넘치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배우 전역산은 "신데렐라가 원래는 여자배우였는데 남자가 하는 걸로 바뀌면서 참여하게 되었다. PMC의 전작에서도 여자역할을 했는데 그때는 젊은 패기에 즐겁게 참여했었다. 이번에는 연습 초반에 힘들었다. 나이가 좀 들고 여자역할을 해야된다는 생각에 쑥스럽고 머뭇거렸었다. 하지만 덩치 큰 남자가 여장하고 나와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쾌감이 있다. 동화 속 캐릭터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말을 많이 하는 감초같은 역할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뮤지컬 '난쟁이들'은 대중들이 잘 알고 있는 동화 '신데렐라'와 '백설공주', '인어공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남자버전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친숙한 동화 속 주인공들이 개성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색다르게 변신해 관객들에게 신선함과 재미를 전달한다. 오는 4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사진=이주희 기자 joohee@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