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아무런 간이 되어 있지 않아 다소 심심한 맛인데 계속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자극적이지 않고 기본이 되는 맛. 양념 대신 정성을 넣은 듯한 이런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편안해지며, 위로까지 받는 기분이다. 노래도 그러하다. 신인그룹 빅브레인은 화려한 양념을 털어내고 ‘심심하지만 기본이 되는’ 음악을 하고자 한다.
빅브레인은 김진용 모상훈 황병은 윤홍현까지 네 명으로 구성된 보컬그룹이다. 지난달 22일 첫 번째 싱글앨범 ‘빌리어네어 사운드(Billionaire Sound)’를 발매하고 데뷔했다. 빅브레인은 ‘노래를 자꾸 부르다 보니 노래하는 뇌가 커진 것 같아서’라는 재미난 이유로 지어진 그룹명이다. 알고 보면 ‘우리 노래하는 사람들이에요’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풍기는 이름이다.
이들의 만남은 소속사가 아닌, ‘학교’로부터 시작됐다. 네 사람은 지난해 서울예대에 입학해 보컬 전공을 하며 뭉치게 된 인연이다. 그래서 그런지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들에게는 왠지 모를 편안한 기류가 흘렀다.
이날 멤버들은 “병은이 어머니께서 제부도로 단합대회를 보내주셔서 불꽃놀이도 했다” 그리고 “놀이공원도 잘 간다. 영화도 보러 가고 먹는 것 좋아한다”라며 다소 연인스러운(?)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인터뷰 전 날에는 설렁탕을 먹고 후식으로 스낵랩도 먹었다며, “배부른 상태에서 남기지 않고 먹기 대결도 한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저희는 큰 꿈이 있었던 건 아니고 방학 때 만나서 놀려고 만든 공연을 준비하던 팀이었어요. 사람들이 하나의 팀으로 봐주시고 좋아해주시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데뷔를 하거나 큰 음악 활동을 하려고는 안 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먼저 ‘같이 할 생각 있냐’고 연락이 왔어요.”(김진용)
이들이 대중 앞에 정식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약 2주가 좀 넘었지만, 사실 이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더 맨(The Man)’이라는 그룹으로 공연을 펼쳐왔다. 은은한 인기에 연예계에 몸담고 싶은 욕심이 생길 법도 했지만, 이들이 팀으로 데뷔할 생각은 없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가요계 데뷔를 꿈꾸던 사람은 있었다.
“전 원래 가수를 하고 싶었어요. 기획사에서 연락도 오고 그런 자리들이 많았었는데 고민을 했어요. 연습생으로 들어갈지, 실용입시를 준비할 지. 그러다가 학력을 먼저 만들어 놓으면 제대로 음악 하기에 좋은 상황이 있을 것 같아서 학교를 가게 됐어요.”(황병은) “원래 가수가 하고 싶었는데 학교 먼저 들어가는 게 목표였어요. 팀으로 하게 될 지는 몰랐는데, 학교 와서 다들 만나고 좋은 것 같아요.”(윤홍현)
모상훈은 ‘하고 싶었던 것 해보자’하는 생각으로, 뚜렷한 방향 없이 음악을 시작했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살짝 늦은 나이긴 했지만, 음악을 하려는 생각은 있었단다.

빅브레인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데뷔에도 불구하고, ‘네 명의 나얼’ ‘포스트 브아솔(브라운아이드소울)’ 등 대선배들을 잇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이에 황병은은 “솔직히 많이 부담스러웠다. 그 이름을 걸고 간다는 데 압박감이 있었다. 감사하기도 하다"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밀릴 거라곤 생각 안 한다. 빅브레인만의 것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만 한 게, 그간 빅브레인은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무대에 오르며 데뷔 전 탄탄한 경험을 쌓아왔다. 데뷔곡 ‘환영’ 뮤직비디오 촬영 차 방문한 미국에서는 버스킹 공연을 하며 현지인들과 소통했다. 아울러 90년대 가수들의 공연 ‘슈퍼콘서트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오프닝을 장식하며 세대의 격차를 좁히기도 했다.
“미국에서 버스킹을 했을 때, 어떤 할머니께서 우리가 옷을 멋있게 입고 노래하고 있으니 ‘너네 보니까 나까지 행복해진다’고 말씀해주셔서 뿌듯했어요.”(김진용) “박미경 선배님과 김건모 선배님이 잘 해주셨어요. 저희 학교 선배님이시기도 하거든요. 박미경 선배님이 저희 보고 ‘소울과 그루브가 최고!’라고 해주셔서 감동받았어요.”(황병은)
그렇다면 대중가수의 정식 데뷔 무대라고 할 수 있는 음악 방송 무대는 어땠을까? 빅브레인은 지난달 23일 KBS2 ‘뮤직뱅크’를 통해 첫 공식 활동을 무사히 마쳤다.
“한 3년 해본 느낌이 들었어요.(웃음)”(황병은) “자연스럽게, 하면 할수록 몸에 익었어요.”(윤홍현) “무대에 많이 서봤거든요. 카메라가 있는 똑같은 무대라고 생각했어요. 당연히 압박감도 있고 떨리기도 했지만, 하루가 가면서 거의 다 풀렸고 이제 그런 건 거의 없어요.”(황병은)
▶ 다음 편에 이어서
[Z인터뷰] 빅브레인 ② '따로 또 같이' 400% 시너지의 어벤져스
사진=월드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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