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현실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 어딘가에 달콤한 환상 세계가 존재한다면? 게다가 그 곳에 가면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멋진 왕자님이 날 기다리고 있다면?
뮤지컬 '쓰루 더 도어(Through the door)'는 단편 소설로 데뷔한지 7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소설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소설가 샬롯이 어느 날 갑자기 다용도실의 문을 통해서 자신이 집필하던 소설 속 세계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소설가 샬롯은 재기를 위해 왕궁의 권력 다툼 이야기를 야심차게 준비하지만 로맨스가 없다는 이유로 매번 편집장의 질타를 받는다. 샬롯의 남편 레니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야근, 주말출근, 해외출장을 불사하며 직장에서의 성공에 매달린다. 그리고 그 때문에 자신이 쓴 소설을 읽어봐주길 원하는 샬롯의 부탁을 매번 들어주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샬롯은 다용도실 문을 통해 자신이 집필하던 소설 속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 곳에는 자신이 만든 소설의 주인공 카일 왕자가 살고 있다. 샬롯이 쓴 소설 속 설정처럼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카일 왕자는 샬롯에게 여자의 마음을 얻는 법을 배우며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또한, 샬롯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나눠주는 카일 왕자에게 마음이 이끌린다. 샬롯은 점점 현실 세계보다 환상 세계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레니의 중요한 비즈니스 약속도 잊어버려 레니와 갈등을 빚게 된다.

2막에서는 소중한 존재인 살롯마저 등한시하며 매달렸던 직장에서 상사에게 배신당한 레니도 우연히 발견한 다용도실을 통해 샬롯과 같은 환상 세계로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카일 왕자와 레니는 샬롯을 두고 대립한다. 하지만 결국 레니는 샬롯의 소중함을 깨닫고 반성하게 된다.
'쓰루더도어'는 라이선스 뮤지컬이지만 세계에서 최초로 한국에서 초연되는 작품으로 개막 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어찌보면 흔한 스토리지만, 샬롯이 현실과 환상 세계를 오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달콤하면서도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뿐만 아니라 특유의 웃음 코드가 곳곳에 포진되어 있어, 작품을 보는 동안만큼은 각박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번 들으면 귓가를 떠나지 않는 중독성 있는 넘버들이 작품을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실감나는 현실을 그려내 관객들이 샬롯 뿐만 아니라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때로는 레니, 때로는 카일 등 등장하는 각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한다. 가벼운 터치로 그려냈지만 작품에는 익숙한 현실 속에서 잊고 사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 소통의 중요성 등 많은 메시지가 담겨있다. 또한 그들은 "우린 항상 기대해 삶에서 특별한 걸. 끝이 없는 욕망은 다른 삶을 원하지. 꿈울 꾸곤 하지만 삶은 언제나 특별한 걸"이라고 노래하며 피하고 싶은 현실일지라도 맞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샬롯 역의 유리아는 뛰어난 가창력과 귀여우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카일 역의 민우혁은 우리가 흔히 상상할 수 있는 환상 속 왕자님의 비주얼로, 엉뚱하면서도 첫사랑의 순수함을 간직한 캐릭터를 매끄럽게 연기해 의외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4인조로 등장하는 김호섭, 오기쁨, 최영민, 김리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역할로 등장하며 감칠맛 나는 연기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샬롯 역에 오소연, 최수진, 유리아, 레니 역에 정상윤, 최수형, 김경수, 카일 역에 민우혁, 전재홍, 백병훈이 캐스팅됐다. 4인조 역은 김호섭, 김재만, 오기쁨, 최영민, 김리가 연기한다. 오는 6월 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사진=간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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