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안재홍 ① 그가 ‘봉블리’ 일수 밖에 없는 이유
[Z인터뷰] 안재홍 ① 그가 ‘봉블리’ 일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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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응답하라 1988’ 방송 초반, 살짝 모자란 듯한 모습으로 훈남 3인방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에 가려졌던 안재홍이 후반에는 ‘봉블리’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응답하라 1988’이 끝난 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안재홍의 모습은 여전히 ‘봉블리’ 그 자체였다.

안재홍은 “여배우들에게 많이 쓰이는 ‘러블리’라는 단어가 이름 앞에 붙는다. 어떤가”라는 물음에 “사랑스럽다는 뜻이잖아요. 전 무척 마음에 들어요. 최고의 칭찬 아닐까요?”라며 오히려 기분 좋은 내색을 드러냈다. 이어 안재홍은 정봉이 같은 순수함과 진지함, 때로는 여유로움과 진중함 속에 말을 이어갔다.

요즘 인기가 아주 뜨겁다. 실감하고 있는지 궁금한데.

인터뷰를 하다 보니 더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기자님들 첫 질문이 대부분 ‘인기 실감하세요’더라고요.(미소) 저는 ‘아니다’라고 말하는데, 주변에서 ‘너 확실히 인기 많아졌다’고 말들을 많이 해주세요. 요즘 길거리를 지나가도 알아봐주시고 정말 감사하죠.

최근 열렸던 ‘응답하라 1988’ 친구들과 함께 한 팬사인회에 엄청 많은 팬들이 온 것으로 아는데, 어땠나.

정말 많은 팬분들이 오셨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오셔서 놀라기도 했고요. 운동장에 도착하니 ‘안재홍’, ‘정봉아’라고 불러주시는데 기뻤어요. 사실 팬들의 피드백을 직접적으로 느낀 것은 처음이라 더 그랬던거 같아요. 물론 인터넷으로 반응을 간접적으로 느꼈지만, 직접적인 느낌은 처음이라 더 놀랐어요. 특히 구청장님까지 오셔서 축하해주시고, 모든 것이 신기하고 감사한 하루였어요.

제일 먼저 ‘응답하라 1988’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모든 배우들처럼 오디션을 보고 합류하게 됐어요. 솔직히 최종적으로 합류하게 될지 모르고 오디션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아했는데, 정봉 역 까지 주셔서 PD님에게 감사했어요.

그동안 ‘응답하라’ 시리즈들이 워낙 인기가 많아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 마냥 기쁘지 않았을 것 같다. 부담감은 없었는지 궁금한데.

크게 부담감은 없었어요. 워낙 좋아하는 시리즈에 출연한다는 자체가 기뻤거든요. 최종적으로 정봉이 역할이 제게 왔을 때는 ‘어떻게 하면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만 초점을 맞추고 마음가짐을 다 잡았던 것 같아요.

특히 ‘응답하라 1988’에는 건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배우들이 많이 합류돼 화제를 모았다. 고경표, 류혜영 등이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을 것 같은데?

‘응답하라 1988’ 최종 캐스팅 명단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다들 ‘응답하라 1988’에 최종적으로 합류하기 전까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거든요. 경표도 그렇고, 혜영이도 그렇고 다 확정기사가 나가고 알았어요. 이후 경표랑 연락을 한 뒤 건대 앞 한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기쁨을 나눴죠. 당시 너무 기쁜 나머지 손잡고 코리아나에 ‘손에 손잡고’를 부르면서 주변을 뛰어다녔어요. 그런데 ‘응답하라 1988’ 1화에 ‘손에 손잡고’가 BGM으로 깔려서 정말 놀랐어요.(웃음)

큰 부담감이 없어서 일까? 정말 매력적으로 김정봉 역을 소화해 냈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 따로 준비한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1회 때부터 말투가 독특해서 어떻게 할 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또 8회 정도에 가면 정봉이가 심장병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잖아요.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도 많이 했고요. 특히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정봉이를 상상하기도 했고, 만옥이를 만났을 때 생애 첫 두근거리는 모습을 잘 표현해 내려고 했어요. 즉 모든 장면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생각하며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신원호 PD님께서 혹 연기에 대해 조언을 하거나 디렉팅을 한 것이 있나?

없었어요. 감독님께서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는 편은 아니셨어요. 오히려 저희들끼리 즐겁게 놀라고 하셨죠. 다들 편하게 즐기면서 촬영했어요.

정봉이에게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 (김성균, 라미란, 류준열)이 있다. 아무래도 촬영도 많고, 정이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응답하라 1988’에 함께 출연했던 모든 배우들이 기억나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라미란 선배, 김성균 선배, 준열이가 가장 기억에 남죠. 특히 다 함께 가족신을 찍을 때는 웃음을 참느라 죽을 뻔 했어요. 라미란 선배가 너무 웃기셔서...(웃음) 그래서 다들 가족신을 촬영할 때는 ‘한 번에 가자’고 미리 말을 하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가족들과 찍었던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자면?

복권이 당첨되는 부분이 가장 생각이 나요. 당시 좁은 방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촬영을 했는데, 지금 가장 기억이 나네요.

실제 아빠로 나오는 김성균과 6살차이. 동생으로 나오는 류준열은 친구다. 촬영하는데 있어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한데.

전혀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연기할 때는 그 순간에 집중한 거죠. 김성균 선배는 아빠로 느껴졌고, 준열이는 동생 정환이 그 자체로 여겨졌어요.

정봉이가 아닌, 안재홍은 집에서 어떤 아들?

정봉이 처럼 예쁜 아들은 아니고, 정환이처럼 무뚝뚝한 면이 많은 아들이에요.

정봉에게 있어 가족 외에 덕선이 친구 미옥(이민지 분)이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러브라인이 조금씩 강해졌는데, 보는 이들에게 또 다른 심쿵을 선사했다. 어떻게 느꼈고, 어떤 연기를 했나.

감독님께 러브라인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후반부에 잠깐 다뤄지고 말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러브라인이 이어져서도 좋았고요. 감독님께 여러모로 감사했죠.(웃음)

극 중 이민지와 영화 ‘늑대의 유혹’ 강동원 우산신 패러디, 드라마 ‘시크릿 가든’ 거품키스 패러디 등을 했다. 싱크로율이 너무 높아 감탄사가 나왔다. 실제로 찍었을 때 느낌은?

너무 재미있었고 좋았어요. 찍고 나서도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특히 제가 강동원 씨 현빈 씨와 외모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디테일을 살려 원작과 똑같이 재현해 내려고 노력했어요. 다행이 방송 후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이후 tvN ‘SNL코리아’에서 안재홍-이민지가 선보인 우산신 장면을 또 다시 패러디 했다. 본적이 있나?

SNS에 올라온 짤막한 영상을 봤어요. 똑같더라고요. 또 주변에서 SBS ‘웃찾사’에 코너까지 생겼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만큼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뿌듯해지더라고요.(미소)

‘응답하라 1988’에서 명장면은 단연 정봉의 ‘확인 키스’였다. 안재홍과 이민지는 극 중 저녁을 먹기로 했지만, 어긋났었고 다시 만난 후 정봉이 ‘확인’이라고 말하며 키스를 했다. 당시 촬영을 회상해 본다면?

키스신 만큼은 패러디가 아닌, 정봉이스럽게 순수한 마음을 담아서 하고 싶었어요. 방송을 보니 잘 나온 것 같아 좋아요. 아! 저희가 촬영하고 난 뒤에 그 카페에 저와 민지 씨가 촬영했던 모습을 액자로 걸어놨더라고 하더라고요. 시간 내서 한 번 방문해볼까 생각중이에요. 어떨지 궁금하거든요.

안재홍이 뽑는 ‘응답하라 1988’ 최고의 명장면은?

한 장면을 뽑기가 참 어렵네요. 그래도 뽑자면 19화 마지막 부분에, 쌍문동 식구들이 도롱뇽(이동휘 분)이 차린 갈비탕 가게에 모여 저희 엄마 아빠의 결혼식도 지켜봐주고, 덕선(혜리 분)이 아빠 감사패도 주고 하는 장면이 생각나요. 당시 ‘황홀한 고백’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췄는데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신났지만 가슴 한편에는 찡한 것이 종착역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응답하라 1988’은 안재홍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저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지금도 감독님, 스태프들, 선후배 배우들 모두 많이 생각나고 허전하고 보고 싶네요.

 

사진=김문희 인턴기자 moonhee@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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