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박은빈 ① "'청춘시대' 음담패설녀? 나와 정반대 캐릭터"
[Z인터뷰] 박은빈 ① "'청춘시대' 음담패설녀? 나와 정반대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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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배우 박은빈은 만 4살 때 아동복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꾸준한 연기 활동을 해왔다. 1996연도부터 작품을 했던 것으로 치면 올해 데뷔 21년 차 배우다.

아역에서 시작해 성인 연기자로 넘어오기까지 아역 출신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배우들이 많다. 하지만 박은빈은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아역출신 배우라는 타이틀을 벗고 성인 연기자로 거듭났다.

특히 박은빈은 최근 막을 내린 JTBC ‘청춘시대’에서는 거침없는 입담의 소유자 송지원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배우로서 입지를 또 한 번 다졌다.

송지원은 야한 이야기를 제 것처럼 즐기지만, 현실은 모태 솔로인 인물이다. 사실 음담패설, 거침없는 입담, 음주가무 즐기기 등의 표현 중 그 어느 하나도 박은빈의 기존 이미지와 어울리는 단어는 없다. 그래서 그가 송지원을 연기한다고 했을 때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박은빈은 보란 듯이 송지원 캐릭터를 소화해 냈고 방송 후 ‘최대 수혜자’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됐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은빈은 해맑게 웃는 모습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이후 ‘청춘시대’ 출연하게 된 이유부터 파격 변신을 하게 된 것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청춘시대’가 호평 속 막을 내렸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

좋아요. 시청률 수치로는 아쉬우나 저희 자체로는 좋았기에 후회 없어요. 화제성 지수가 3위라는 소식을 듣고 다들 놀라면서 더 으쌰으쌰 했어요. 그 덕분에 무더운 날씨에도 웃으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나요.

‘청춘시대’가 이렇게 호평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나.

20대 청춘은 물론 박연선 작가님의 고정 팬들이 있어 어느 정도 사랑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호평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어요. 허나 많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아 정말 기뻐요.

‘청춘시대’가 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을까?

큰 틀에서 보면 20대 여대생의 이야기로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 특히 인간들의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냈던 것이 공감을 사지 않았나 생각해요.

tvN ‘굿와이프’와의 경쟁도 종영까지 꾸준하게 제기 됐는데.

저는 ‘굿와이프’랑 경쟁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굿와이프’는 원작 자체가 훌륭했기에 당연히 고정 팬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물론 저희도 박연선 작가님의 팬이 있고요. ‘두 작품 다 다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종방연 때까지 헤어지기 싫어 아쉬움을 토로했다는데.

다들 촬영하는 동안 정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저는 오히려 눈물을 흘리지 않았어요. 드라마는 끝났지만 저희들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연락하면서 지내자고 약속했어요. 종방연 때 한승연 씨가 아쉬움에 카라의 ‘미스터’ 속 엉덩이춤을 선보였어요. 시청률 3%가 넘으면 다 같이 추기로 했는데 넘지 못해서요. 혼자 정말 열심히 췄어요.(미소)

극 중 음주가무와 음담패설에 능한 오지라퍼 모태솔로 송지원 캐릭터를 맡았다. 어떻게 접근하려고 했나.

제 모습과 정반대 인물이었기 때문에 새롭게 만들어 냈어요. 아예 새롭게 창조한다는 느낌으로 송지원을 대했어요. 그러다 보니 조금 힘들었어요.

놀라울 정도로 송지원 캐릭터를 위화감 없이 소화해 냈다. 실제가 아닐까 의심을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는데, 알고 있었나?

호평을 받은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오해할 거라 생각은 안 해 봤어요. 솔직히 다 해보지 않았던 것이기에 잘 표현하여야겠다는 압박감이 심했어요. 대사를 하면서도 ‘불편하고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음담패설을 잘 소화해 ‘여자 신동엽’으로 불렸다. 알고 있었나?

주변에서 이야기해줘 알고 있었어요. 저는 괜히 신동엽 선배님께 실례가 되는 것 같아 죄송했어요.

데뷔 후 처음으로 짧게 머리를 자르고 단발머리로 변신했다. 캐릭터를 위해 잘랐을 텐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처음에는 단발머리를 보고 ‘별로야’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잘 어울려’로 바뀌었어요. 캐릭터가 갈수록 사랑을 받고 호감을 얻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에게로 전이된 것 같아요. 하하.

‘청춘시대’ 최고의 수혜자로 꼽혔다. 송지원을 인생캐릭터로 할 만한데.

제가요? 하하. 처음 촬영에 들어가기 전 목표로 잡은 것이 있어요.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모습이기에 대중들이 어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오버와 재미있음은 백지 한 장 차이라고 생각했어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한 것이 좋게 비쳤던 거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을 꼽는다면?

명장면을 꼽기는 어렵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장면이 있어요. 제가 박해수 씨에게 춤을 가르쳐주는 장면이에요.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데 옆에서 키득키득 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알고 보니 감독님 이하 스태프들이 춤추는 제 모습을 보고 웃고 있더라고요. 그러다 저도 빵 터졌죠. 이후에도 계속해서 웃음이 멈추지 않아 애를 먹었어요. 그때 감독님께서 ‘이게 뭐가 웃기냐’고 괜히 화를 내더라고요.

기억에 남는 대사는?

대본을 보는 순간부터 좋았던 대사가 있어요. ‘사람마다 죄다 사정이 있고, 그 사정 알 때까지는 이렇다 저렇다 말하면 안 된다’라는 말이었어요.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고 생각해 정말 좋았어요. 이외에도 전체적으로 대사가 가슴에 와 닿는 것들이 많았어요. 이것이 박연선 작가님의 힘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극 중 남자친구가 있는 사람 중 유일하게 러브라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쉽지는 않았나?

결말 마음에 들어요.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과 갑자기 이뤄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이뤄지면 소울메이트 한 명을 잃는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이뤄졌다면 이성 간의 친구는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아 이뤄지지 않기를 바랐어요. 다행히 친구로 남아 저는 좋았어요.

여러 가지 해결되지 않고 열린 결말로 끝나 시즌2를 염원하는 팬들이 많다. 혹 제작하게 된다면 출연할 의향이 있나?

시즌2 제작은 작가님만 알고 있는 권한이 아닐까요?(미소) 아무래도 시즌1이 높은 인기를 얻어 시즌2에 들어가게 된다면 부담감이 상당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제작하게 된다면 꼭 출연하고 싶어요.

‘청춘시대’는 배우 박은빈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그동안 청춘을 주관적이라 생각해서 20대로 생각했어요. 허나 이번 작품을 통해 청춘은 20대만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또 ‘청춘시대’는 가장 열기가 뜨거웠던 여름날 치열하게 찍었던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 2편에 계속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