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여지윤 기자] 탄탄한 가창력과 뛰어난 끼를 바탕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벗어나 뮤지컬로 뛰어드는 ‘뮤지컬돌(뮤지컬+아이돌)’이 뜨고 있다. 무대 위에서 춤과 노래, 그리고 끼를 발산한다는 것은 가수와 뮤지컬배우의 차이를 좁히는 요소다.
하지만 뮤지컬 팬들의 입장은 살짝 다르다. 창법도 다를 뿐더러 무엇보다 뮤지컬엔 연기라는 요소가 들어있다. 그래서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들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으로 날카로울 수 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여기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뮤지컬 배우로 새롭게 도전하려는 여자 아이돌 멤버가 있다. 데뷔 4년차 걸그룹 타히티의 멤버 미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더 언더독'은 유기견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담은 뮤지컬이다. 미소는 이번 작품에서 주인을 그리워하는 푸들 '소피'를 연기했다.
그런 미소와 제니스글로벌이 패션 화보로 만났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진행된 이번 촬영은 ‘더 언더독’의 기획 의도를 반영해 겨울 감성을 잔뜩 묻힌 유기견 화보로 진행됐다. 이번 화보엔 10살된 미소의 반려견 '공주'가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유기견이라는 주제 때문에 다소 무거울 수 있던 분위기는 '공주'가 살렸다. 쉬는 시간 마다 촬영장을 뛰어다니는 '공주'는 스태프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인터뷰 중에도 몸을 가만히 두지 못했던 '공주' 덕이 화기애애했던 현장이었다.

첫 데뷔작이다. 공연을 앞둔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개막을 앞두고 있어서 너무 떨려요. 원래 동물을 좋아하는 게 작품 몰입에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또 유기견 내용이다 보니 매번 똑같은 장면을 연기하고, 리딩을 하는 데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심지어 맡은 역할이 주인에게 버림 받은 ‘푸들’ 역이다.
맞아요. 주인이 여행을 가는 길에 공항 트렁크에 가둬서 버리고 간 소피라는 푸들이에요. 공항에서 주인을 그리워하면서 기다리다가 결국 다른 유기견들과 함께 보호소로 가게 되죠. 주인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어요.
연기를 하면서 유기견에 대한 생각이 달랐을 것 같다.
제가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이어서 그런지 더 공감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제가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느꼈던 이 안타까움, 속상함 같은 감정들을 관객 분들도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의 바람은 이번 작품을 통해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면 해요. 사실 저도 이 작품을 맡기 전 그저 '공주'를 키우는 반려인이었어요. 그런데 작품에서 연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유기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뮤지컬 배우들끼리 봉사활동도 다녀왔다고 들었다.
배우와 스태프들끼리 힘을 모아서 유기견 봉사활동을 다녀왔었어요. 주인이 없어 안락사를 앞둔 강아지들을 보고 있자니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더 많은 것을 도와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봉사활동 했어요.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셨으면 했거든요.
실제 유기견들을 본 것이 연기에 도움이 됐나.
많이 됐어요. 공연에서는 유기견의 입장에서 그 마음을 대변해야 하기 때문에 눈빛, 몸짓 등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유기견의 눈빛을 보면서 많은 부분을 배웠죠. 특히 봉사활동에서 유기견들을 도와주면서 오히려 제가 더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그래도 강아지 연기가 힘들었을 것 같은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최대한 실감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처음 캐스팅 됐을 때 제 반려견 '공주'도 푸들이어서 정말 운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연기를 할 때 '공주'를 보면서 특징이나 움직임 등 다양한 포인트들을 배우기도 했어요.
물론 저희 공연이 뮤지컬 ‘캣츠’처럼 동물이 돼서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에요. 강아지 목소리를 내거나, 흉내를 내지 않아요. 대신 정말 똑같은 사람처럼 말도 하고 감정 표현을 하죠.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 오히려 표현하는 부분이 힘들더라고요.
무대에서 표현하는 게 힘들다는 말인가.
직접 유기견의 입장이 돼서 그 마음을 겉으로 표현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힘들었어요. 이를 이겨내기 위해 유기견 관련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가슴 아픈 유기견 사연들도 집중해서 읽기도 했어요. 또 '공주'를 관찰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 안타까운 감정을 관객들에게 100% 전달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상황 자체를 겪지 못했고, 유기견 입장이 돼 보지 않았기 때문에 표현 단계에서 많은 힘을 들였죠. 최대한 공연에서 유기견의 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잘 전달이 되지 못할까봐 걱정이에요.
연기하는데 포인트를 둔 점이 있나.
감정 전달에 신경을 썼어요. 주인에게 버려진 강아지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우러나올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노래는 조금 못하게 될지라도, 유기견의 마음을 전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습할 때도 이 부분을 가장 중점으로 생각해요.
그럼 분장도 강아지처럼 하게 되나.
아직 나오지는 않았는데, ‘캣츠’처럼 동물 분장은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사람처럼 하는데, 의상에만 포인트만 만들 예정이에요. 저 같은 경우엔 푸들이니까 보들보들한 니트 소재의 의상을 착용한다던가, 혹은 머리에 푸들 느낌이 나는 액세서리를 달지 않을까요.(웃음)

이번에 대선배님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제가 현장에서 완전 막내예요.(웃음) 전 선배님들과 함께 뮤지컬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 사실 들어가기 전에 뮤지컬 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선배님들 엄청 무섭고, 연습 때도 살벌하다더라’는 소문을 듣고 갔는데, 막상 연습할 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다른 뮤지컬 팀은 모르겠지만, 지금 제가 있는 ‘더 언더독’ 팀 분위기는 정말 최고예요. 저에게 너무 잘해주시고, 아직 제가 모르고 어색하니까 더 챙겨주시곤 해요. 제가 애교가 없는 편인데, 애교를 안 부릴 수가 없더라고요. 너무너무 잘해주셔서요.
그중에서도 가장 잘해주시는 선배가 있다면.
정말 다 잘해주시지만 저와 소피 역에 더블 캐스팅 된 구옥분 선배님이 정말 잘 챙겨주세요. 선배님 덕분에 적응하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런데 더블 캐스팅이다 보니, 함께 무대에 설 기회가 없어요. 그래서 너무 아쉬워요. 다음 작품에서는 더블 캐스팅보다는 함께 무대에 서서 선배님과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신인 뮤지컬 배우로써 롤모델이 있을 것 같다.
구옥분 선배님을 꼽고 싶어요. 워낙 연기를 잘하시는 건 뮤지컬계에서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웃음) 어떤 캐릭터라도 소화하는 능력이 뛰어나신 것 같아요. 특히 이번에 소피 역을 연기하시는 걸 본 적이 있는데, 특유의 왈가닥한 느낌을 표현하실 때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였어요.
그렇다면 추후 맡고 싶은 역할이 있나.
사실 전 이번 뮤지컬 오디션을 볼 때도 주인공 욕심이 전혀 없다고 회사에게 말했었어요. 그냥 잠깐 나오는 역할이어도 좋고, 비중이 적어도 좋으니 한 번 나올 때 임팩트 있는 역할이 하고 싶다고요. 제가 지금 맡은 소피 역할이 그런 것 같아요. 아이돌 활동에서처럼 예쁘게 보이는 거 말고, 망가져보고 싶어요. 무언가 웃음을 줄 수 있는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관람을 앞두고 있는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처음으로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 뮤지컬 배우 박미소로써 좋은 발판이 됐으면 좋겠어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 더욱 성장해나가는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 제 목표예요.
또 이번에 출연하는 ‘더 언더독’도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이와 함께 유기견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기획 진행: 소경화 기자 real_1216@
포토: 김다운 포토그래퍼
영상촬영, 편집: 조용성 기자
의상: 제인하우, 멜로우클로젯, 베스띠벨리, 올리브데올리브
안경: 레인코트
슈즈: 데일라잇뉴욕, 페이유에
헤어: 에스휴 졸리 부원장
메이크업: 에스휴 미주 실장
사진=제니스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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