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패션 결산] ④ 패션-뷰티 프로그램, 엇갈린 성적표
[2016 패션 결산] ④ 패션-뷰티 프로그램, 엇갈린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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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소경화 기자] 대한민국의 패션·뷰티 산업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한류에 힘입어 K-패션과 K-뷰티가 각광 받기 시작한 것. 뷰티 유튜버가 스타가 되고, 스타가 된 뷰티 유튜버들은 천문학적인 단위로 돈을 번다. 온라인에는 이미 수많은 패션·뷰티 정보가 흘러넘치고 있다. 브라운관에서 역시 다양한 패션·뷰티 프로그램이 편성표를 차지하고 나섰다. 과연 2016년도를 가득 채운 패션·뷰티 프로그램들의 성적은 어땠을까.

1. 겟잇뷰티 2016

국내 최초의 뷰티 전문 프로그램이자 대표적인 장수 프로그램인 ‘겟잇뷰티’는 공현주, 박둘선, 유진, 유인나, 김재경, 김지민, 이하늬, 소유, 김정민, 루나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뷰티 아이콘들이 MC를 맡아 특급 뷰티 노하우를 전수했다. 특히 철저한 검증을 통해 최고의 뷰티템을 가리는 ‘블라인드 테스트’는 로드샵 부흥을 일으키며 여성들의 파우치를 저렴이 제품으로 꽉꽉 채웠다.

하지만 광고의 늪에 빠졌다는 항간의 시선도 무시할 수 없다. 소개 아이템의 가격대가 점차 높아지는 것은 물론 셀럽이 나올 경우 자신이 브랜드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제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이번 회차에 간접 광고가 들어갔을지 아닐지는 결국 시청자가 판단해야 할 몫이 됐다. 그래도 방송에서 소개한 아이템이 길게는 4주 이상 회자되며,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통해 자발적으로 생성된다는 강점은 ‘겟잇뷰티’가 보유한 충성도 높은 팬층의 힘이라 할 수 있다.

2. 리폼쇼! 리얼하게 폼나게

‘리폼이 패션을 만든다’는 슬로건 아래 이휘재, 슈퍼주니어 이특, 제국의 아이들 황광희 3인 MC 체제로 화려하게 시작한 리폼쇼. 버리기는 아깝고 입자니 촌스러운 옷장 속 애물단지들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디자이너와 연예인 바느질 고수들이 뭉친 프로그램이다.

연예인들이 소장한 옷을 리폼해 대결을 펼치며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리폼 정보를 소개하는 신선한 콘텐츠인 만큼 화제와 이슈몰이에 성공하며 마니아층을 양산해냈다. 뿐만 아니라 해외 판권이 팔리는 등 나름의 의미와 활로를 개척하며 성공적으로 종영했다. 시즌 2에서는 좀 더 전문적인 팁을 재미있게 풀어낼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해볼만 하다.

3. 화장대를 부탁해 2

‘화장대를 부탁해’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메이크업·헤어 아티스트들이 뷰티 마스터가 돼 스타의 화장대를 통해 대결을 펼치는 뷰티 배틀 프로로 메인 MC 한채영을 필두로 애프터스쿨 리지와 슈퍼주니어 이특이 활약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코너는 스타의 셀프 카메라로 그들이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며 사실적인 노하우를 전수한다. BB크림을 바른 가짜 민낯이 아닌 진짜 민낯을 공개한다는 점이 차별성을 띈다.

간접 광고 논란을 사전에 차단한 점도 포인트다. 스타가 사용하는 화장대를 그대로 가지고 오기 때문에 제작진이 다른 화장품을 넣는 것이 불가하다. 하지만 높은 정직성과 신뢰도와 달리 화제성은 다소 떨어진다. 20분의 대결 시간이 다소 루즈하다는 평이다. 22일 종영을 앞두고 시즌 3를 준비하는 지금이야말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4. 런드리 데이

‘런드리 데이’는 셀럽들이 자신의 빨랫감을 가져와 옷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국내 최초 세탁 토크쇼로 메인 MC 노홍철과 더불어 작가 허지웅, 모델 한혜진,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레드벨벳 아이린이 출연한다. 평소 깔끔하기로 소문난 노홍철과 허지웅의 케미스트리부터 세 여성이 전하는 패션 히스토리와 스타일 팁, 더불어 패션에서 파생된 음악, 예술 등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까지 폭 넓게 다룬다.

하지만 주제가 너무 광범위하고 개인적인 탓일까.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되는 빵빵한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문 방송인이라곤 오랜만에 복귀하는 노홍철 하나뿐, 각자의 빨랫감에 얽힌 사연이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10월부터 방송을 시작해 이제 막 중반을 넘어섰다. 참신한 콘셉트에 걸맞은 확실한 아이디어만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5. 립스틱프린스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뷰티 전문 프로그램 속 색다른 콘셉트로 시선을 끈 방송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립스틱프린스’다. 화장을 아는 섹시한 남자 ‘화섹남’들과 단 한 명의 프린세스가 펼치는 여심 저격 뷰티 버라이어티로 메인 MC인 슈퍼주니어 김희철을 필두로 토니안, 블락비 피오·유권, 비투비 서은광, 몬스타 엑스 셔누, NCT 도영, SF9 로운이 출연한다.

그간 뷰티 프로그램의 원칙과도 같았던 여성 MC가 아닌 것도 모자라 화장에 대해 전혀 모르는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해 여성 게스트와 뷰티 로맨스를 펼친다. 한 마디로 뷰티는 소재일 뿐 예능 프로그램인 것. 정보 전달보다는 재미를 추구하며, ‘코덕’보다는 아이돌 팬덤을 겨냥한다. 물론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손대식과 박태윤이 뷰티 멘토로 나서니 아예 신변잡기식이라고는 할 수 없다. 12월부터 시작해 이제 겨우 2화, 과연 ‘립스틱 프린스’가 신개념 뷰티 예능의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온스타일, FashionN, K STAR

소경화 기자
소경화 기자

real_1216@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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