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KBS2 월화 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 종영 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영광은 피곤하기보다 홀가분한 눈치였다. 타이트한 촬영으로 인해 얼굴은 핼쑥해 보였지만 김영광 특유의 밝은 에너지는 가득했다.
김영광을 만났던 날은 강한 바람이 불고 영하로 기온이 떨어졌던 추운 날씨. 허나 김영광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안 추우세요?”라고 묻자 “전혀요. 저는 추운 날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셔요”라고 답했다. 오히려 “작품이 끝나고 나니 홀가분해서 그런지 몸에 열이 나서요”라는 다소 엉뚱한 답을 내놓기도 했다.
그동안 김영광은 솔직한 발언으로 공식석상에서 곤욕을 치러야 했다. 허나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층 성장하고 진중해진 김영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데뷔 후 ‘우리 집에 사는 남자’ 고난길 캐릭터를 통해 첫 지상파 주연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 자신의 위치,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데뷔 후 첫 주연작 ‘우리 집에 사는’ 남자가 끝났다. 기분이 어떤가?
드라마가 끝나니 기분이 좋아요. 처음으로 데뷔 후 공중파 주연을 많아 나름 열심히 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렇게 스케줄이 고정적으로 많았던 적은 없었어요. 초반에는 ‘주연배우로 연기한다는 게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허나 자칫 그릇된 생각으로 작품에 피해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을 고쳐먹고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했어요. 다행히 시청자들도 좋게 봐줘서 감사했고요.
첫 주연이라는 것이 부담감으로 작용됐을 거 같은데.
지상파 첫 주연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에요. 덕분에 부담감은 배로 커졌고요. 허나 첫 촬영이 끝난 뒤에 훌훌 털어 버렸어요. 계속 신경 쓰고 있으면 잘할 수 없을 것 같아서요. 특히 수애 선배와 촬영을 한 회 하고 난 뒤에 부담감이 사라졌던 거 같아요. 서로 대화를 몇 번 주고받고 난 뒤에 바로 촬영에 들어가도 NG가 없었어요. 오히려 너무 편해서 놀랐어요. 하하.
상대 배우 수애와의 호흡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됐는데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수애 선배 역시 ‘너와 하니 호흡이 잘 맞는다’고 했고요. 아마 수애 선배가 배려해준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NG가 키스신을 찍을 때 많이 났어요. 수애 선배 얼굴을 보고 키스를 하려고 하니 떨렸어요. 스태프들이 ‘왜 이렇게 NG를 많이 내냐’고 물었을 정도였어요. 전 당당하게 ‘수애 선배인데 어때요’라고 받아쳤죠. 그때 왜 이렇게 말했는지 지금 생각하니 민망해요. 하하.
수애의 연기를 보면서 자극받거나 도움을 받은 것이 있다면.
수애 선배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단아였어요. 그러다 보니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질러도 고상하게 할 줄 알았어요. 허나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180도 다르더라고요.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고 잠깐 당황하기도 했어요. 한편으로는 ‘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하는구나’라고 생각도 했고요. 그때 연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느꼈어요.

절친 이수혁과의 호흡은?
수혁이와는 별다른 이야기 하지 않아도 잘 통해 편했어요. 다만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 웃음이 계속 나 NG가 많이 발생했어요. 그때마다 감독님, 스태프에게 미안했어요.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수혁 외에도 KBS2 드라마 ‘화이트크리스마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모델 출신 배우들의 응원이 이어졌는데.
종현이, 성준이 촬영장에 커피차를 보내줬어요. 종현이가 왔을 때는 드라마 촬영이 빡빡하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해줬어요. 반면 성준이 왔을 때는 너무 바쁜 날이어서 신경 쓰지 못했어요. 정말 미안했어요. 이 자리에서 한마디 하고 싶어요. ‘성준, 못 챙겨줘서 미안해. 다음에는 내가 현장에 커피차 사서 찾아갈게’(미소)
지상파 첫 주연인 만큼 ‘우리 집에 사는 남자’ 시청률이 아쉽지는 않았나.
솔직히 아쉬워요. 그래도 작품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았고 기분 좋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돼 마음은 뿌듯해요.
결말을 두고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vs나쁘다로 나뉘었다. 결말에 대한 생각이 궁금한데.
전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에 만족해요. 열린 결말보다는 결말을 맺었다는 것이 더 좋고요. 물론 결말에 대해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허나 작가님께서 제일 좋은 결말을 도출해 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조금만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미소)

이번 작품을 소화해 낸 자신의 연기력에 대해 만족하나?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기분은 좋아요. 주변에서 ‘연기 잘한다’는 칭찬을 많이 해줘서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배우로서 성장한 거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요.
이제 앞으로 김영광이 펼칠 연기가 궁금해진다.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뻔하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닌, 제가 새롭게 개척해야 하는 캐릭터들을 연기해 보고 싶어요. 그동안 의사, 경찰, 이번에 요리사까지 전문직을 많이 연기했어요. 하다 보니 좋더라고요. 디테일하지는 않지만 얇게 지식을 알 수 있어서요. 어느 날 어머니와 병원에 간 적이 있어요. 어머니가 병원에 있는 기구들을 보고 궁금해했고, 제가 ‘이건 이거야, 이건 이거’라고 말해줬어요. 큰 건 아니지만 무언가 어머니에게 알려줬다는 사실에 뿌듯했어요. 허나 이제는 전문직 말고도 다른 것을 하고 싶어요. 그러면 또 뭔가 배울 수 있는 게 있을 거 같아서요.
드라마에서는 얼굴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영화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그동안은 일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 비교적으로 촬영 기간이 짧은 드라마를 선택했어요. 영화는 최소 6개월의 시간을 보내야 했기에 시간적으로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허나 제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최근에 느꼈어요. 다양한 장르를 통해 경험해야 연기는 물론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다는 알게 됐죠.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아요. 드라마를 통해 배운 것도 많아서요. 이제부터 드라마, 영화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좋은 작품이면 출연하고 싶어요.
무엇을 하는 데 있어 처음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가 30살, 30대를 열어가는 데 있어 중요한 시기였다. 한해를 돌아본다면 어떻게 평가 내릴 수 있을까?
나름 괜찮았던 거 같아요. 하하. 데뷔 후 처음으로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을 맡았고, 그 작품에서 연기로 호평을 받았으니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해요. 이제 2016년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남은 기간에는 충분히 휴식 취하려고요. 그런 뒤 2017년에 좀 더 성숙하고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 계획입니다.(미소)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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