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데스노트’ 한지상 ② "인생작? 지저스-프랑켄슈타인-데스노트”
[Z인터뷰] ‘데스노트’ 한지상 ② "인생작? 지저스-프랑켄슈타인-데스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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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여지윤 기자] ‘뮤지컬계의 아이돌’, ‘믿고 보는 배우’ 등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수식어지만, 이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다. 무대에 십여 년째 오르고 있는 뮤지컬 배우 한지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5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한 한지상은 ‘머더 발라드’, ‘보니앤클라이드’, ‘고래고래’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있는 힘껏 뽐냈다. 특히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유다 역을 맡아 한지상이라는 존재를 여과 없이 드러냈으며, ‘프랑켄슈타인’의 앙리로 뮤지컬계의 톱배우로 성장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독특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뮤지컬 '데스노트'에 도전했다. 새로운 캐스트로 투입된 한지상은 극 중 데스노트로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천재 고등학생 라이토 역을 맡았다. 순수한 고등학생과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며 첫 공연 이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젠 뮤지컬 '전문' 배우라는 칭호보다는 ‘배우’라는 말이 더욱 잘 어울리는 한지상을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패션 화보 촬영으로 만났다.

▶ 1편에 이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때보다 살이 훨씬 더 많이 빠졌다.
지난 작품보다 약 13kg 정도 감량한 것 같아요. ‘데스노트’의 영향도 크지만 매 작품마다 캐릭터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많은 분들에게 비춰졌으면 하거든요. ‘데스노트’ 들어가기 전엔 MBC 드라마 ‘워킹 맘 육아 대디’에서 육아를 맡은 아빠 역할을 연기했거든요. 그땐 살이 약간 붙었었어요.

최근 뮤지컬과 함께 브라운관 진출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러네요. 작년엔 ‘워킹 맘 육아 대디’에서 서울대 출신 차일목 역을 맡았었어요. 그 전엔 조연이긴 했지만 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에서 영화감독 지망생 박강태 역을 연기했었어요.

첫 드라마 도전할 때 캐스팅 과정이 남달랐다고 들었다.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덕분에 캐스팅 된 거였어요. 당시 ‘장미빛 연인들’ 관계자 분들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마음에 드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미팅을 진행했고, 두 번 정도 만난 후에 출연하게 됐어요. ‘워킹 맘 육아 대디’는 전작 스태프들이 비슷해서 연기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웃음)

뮤지컬 무대 위 선 굵은 캐릭터들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맞아요. 뮤지컬 무대에선 프랑켄슈타인, 라이토, 유다 등 상대적으로 성격파적인 캐릭터를 주로 맡다가, 감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려니 많이 허전했어요.

드라마 주연을 맡게 된 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
주변에선 모두 잘 보고 있다고 이야기해주더라고요. 뮤지컬, 연극만 하던 제가 브라운관으로 진출한다고 하니 기대한다는 분들도 계셨고요.

아무래도 일일드라마 주연을 맡았으니 알아보는 사람도 많았겠다.
일일드라마다보니 어머님들이 많이 알아보셨어요.(웃음) 또 드라마 자체가 마니아층이 있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조금 쌓은 것 같아요.

뮤지컬과 드라마, 두 장르 모두 해봤는데 차이점이 있나.
물론이에요. 사실 이론적으론 뮤지컬과 드라마는 연기라는 한 장르에 포함되잖아요.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뮤지컬과 드라마 모두 다른 에너지를 요하는 부분이 있어요. 이 부분이 매우 다르죠.

아무래도 연극영화과에서 배웠던 부분들이 연기하는데 도움 됐을 것 같다.
맞아요. 지금도 그때 배웠던 포인트들을 많이 생각하곤 해요. 드라마와 뮤지컬 모두다요. 하지만 적응의 문제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전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것도 적응하기까지 7년 넘게 걸렸는걸요. 초반 드라마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고요.(웃음)

첫 작품은 연극으로, 데뷔는 뮤지컬로, 인지도는 드라마로 쌓았다. 또 영화도 찍었다. 가장 애착 가는 장르가 있다면.
모든 장르가 다 좋지만, 그중에서도 고마운 장르를 꼽자면 단연 뮤지컬이에요. 하지만 영화, 연극에 대한 애정도 절대 빠지지 않아요. 대학교 때 연극영화과를 전공하면서 영화와 연극을 배우면서 꿈꿔왔던 초심은 언제나 가슴 속 깊은 곳에 있죠. 친구들과 함께 땀 흘려가며 연극 무대를 같이 만들고 단편 영화를 완성하면서 얻은 초심은 절대 잊지 못해요.

필모그래피를 보면 데뷔 후 13년간 쉼 없이 달려온 것 같다. 배우로서의 권태기는 없었나.
제 자신 자체가 권태기를 용납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권태기가 올 때쯤 ‘아, 이럴 수 있다. 힘들 수 있다. 하나의 과정이다’라고 혼자 이야기해요. 그냥 지나쳐 오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제 자신한테 감사하지 않고 계속 달려 나가는 스타일이에요. 제 자신한테는 별로 만족하기 싫은 성격이 있는 것 같아요. 자신에겐 혹사가 될지 몰라도 꾸준하게 더욱 무언가를 찾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또 ‘흔한 연기라도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꼼꼼해지나봐요.(웃음)

그래도 쉬는 날이 없을 것 같다.
아니에요. 틈틈이 쉬는 편이에요. 쉴 때 잘 먹고, 푹 쉬고, 자고.(웃음) 지난번에는 뉴욕 브로드웨이 가서 뮤지컬도 봤는걸요. 뉴욕은 정말 좋은 도시 같아요.

드라마 외에 또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 있나. 예능 프로그램이라던지.
예능 프로그램을 선택할 땐 항상 신중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본업으로 해야 할 것은 아니니까요. 저만의 개성으로 또 신중하게 잘 준비를 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들을 미리 체크하고 나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최근 뮤지컬 무대에서 브라운관으로 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계속해서 드라마 출연할 계획이 있나.
기회가 되고 제 자신이 준비가 된 상황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요. 여기에 좋은 스토리와 캐릭터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라면 더욱 금상첨화지 않을까요.

한지상의 13년 배우 인생 중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을 꼽는다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프랑켄슈타인’, ‘데스노트’를 꼽고 싶어요. 한 개만 선택하긴 좀 힘들고, 그냥 본능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어요. 판단할 겨를도 없이 그냥 느낌적인 것 같아요. 물론 모든 작품 모두 저에게는 다 소중하지만요.

끝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정말 그것밖엔 없어요. 말 그대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목표까지 가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제 스스로를 잘 발전시켜서 그곳까지 도달시켜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기획 진행: 여지윤 기자 girl@, 소경화 기자 real_1216@
포토: 김다운 포토그래퍼
영상촬영: 유상우 기자 swmilk@
영상편집: 박수진 기자 parksj@
의상: 브룩스브라더스, 마하그리드, 행텐, 트루릴리전, 트루젠
슈즈: 클립, 사토리산
시계: 마블 시계, 트리바
가방: 브릭스
머플러: 브룩스브라더스
헤어 : 헤리페리 태희 실장
메이크업 : 헤리페리 오혜민 실장
​사진=제니스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