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수식어 없이 오롯한 ‘나’로 존재하는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종합)
[Z현장] 수식어 없이 오롯한 ‘나’로 존재하는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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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속 50대 연옥과 정민은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이기 보단 오롯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한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윤유선, 진경, 조한철, 성기윤 네 명의 베테랑 배우 또한 무대 위에선 배우 자신이 아니라 배역 그 자체가 됐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황재헌 연출가와 배우 윤유선, 진경, 성기윤, 조한철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50대 중반의 저명한 역사학자 ‘정민’과 은퇴한 국제 분쟁 전문 기자 ‘연옥’이 매주 목요일마다 각기 다른 주제를 두고 펼치는 대화를 통해 인생을 진솔하게 논하는 작품이다. 그렇다보니 대사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템포 또한 상당히 빠르다. 이에 대해 배우들은 입을 모아 어려움을 토로했다. 

배우 조한철은 “보통 공연할 때 대사를 일부러 따로 외웠던 기억은 없다. 연습을 오래 하니까 자동적으로 맞추다보면서 외워진다. 이 공연은 고등학교 때 공부하듯이 생으로 외워야 했다. 연습 시작해서 한동안은 대사 외우는 데만 집중을 많이 할 수 박예 없었다”라고, 진경은 “공연 때 뭔가 대사에 문제가 생기면 큰일나는 거니까 연습기간 동안 굉장히 압박감이 심했다. 대사 까먹는 꿈도 꿨다. 오랫동안 연극을 했지만 다시 그 무서움을 깨달으면서 진짜 열심히 대사를 외웠다. 지금은 툭 치면 나올 정도로 숙지가 된 상태여서 어려움 없이 공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직접 작품을 집필한 황재헌 연출은 이런 작품의 특성에 대해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면 무대 위에서 간혹 실수나 상황에 따라 애드리브 할 수 있는 대본이면 좋겠지만 그런게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 좋게 말해서 정교하고 나쁘게 말해서 깐깐하다. 분량도 많고, 무조건 빠른게 아니라 어떨땐 느려야되고, 쉬어야되는걸 배우들에게 요구하는 입장에서 대단히 죄송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황재헌 연출은 “네 분의 배우가 대사의 압박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그걸 체화하는 과정이 캐릭터화 되는 과정이었다. 네 분 각각의 개인이 극중 배역으로 창조되는 과정을 대사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배우가 배우가 아니라 배역이 되는 과정을 무대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류의 연극을 본지가 오래 됐다. 그런 점에서 힘들었지만 충분히 보상 받는 작업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같이 그 작업에 동참했다는데 대단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것 같다”라고 밝혀 무대 위에서 오롯하게 배역으로 존재하는 배우들의 모습에 기대감을 높였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50대인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이 돼 작품을 이끌어간다. 최근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가 아닌 50대의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이 더욱 특별한 이유다. 

이에 대해 배우 성기윤은 “그 부분에 있어선 정말 흔치 않은 이야기인것 같다. 40, 50대가 되어가면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로 존재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등장인물들은) 그 와중에 본인을 지키고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라며,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살아가기 위해 애쓰고, 서로 얘기를 주고 받고, 관객과 생각해본다는것 자체가 이 공연이 가진 큰 의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수식어 없이 본인으로 존재할때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공연하면서 남다르게 느낀다”라고 전했다. 

진경 또한 “중장년층 관객이 많더라. 우리 얘기가 50대 중반 얘기다보니까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공감하시고 그 나이대 관객의 반응이 많아서 뿌듯하다. 젊은 친구들 위주의 공연이 아니라 그 나이대 관객이 볼 수 있는 공연으로 그분들께 선물을 드릴 수 있는 것 같아서 매 공연마다 뿌듯하게 공연하고 있다”라고, 윤유선도 “이 작품은 부모로서 살아가는 중년이 아니고, 남자, 여자, 개인으로 고민해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우리 또래 대학로에 잘 안 나오시는 분들이 오셔서 너무 좋아하시더라. 그분들이 힐링하고 나를 돌아보면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오는 8월 20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Story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