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폴킴 ① 평범했던 유학생, 싱어송라이터 되다
[Z인터뷰] 폴킴 ① 평범했던 유학생, 싱어송라이터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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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나만 알고 싶은’ 가수에서 이제는 많은 음악팬들이 알고, 좋아하는 가수 폴킴. 감미로운 목소리에 공감을 자아내는 가사말로 입소문을 타며 사랑받기 시작했다.

싱어송라이터 폴킴은 지난 2014년 ‘커피 한 잔 할래요’로 데뷔했다. 이후 ‘비’, ‘편지’, ‘너란 주의보’, ‘헐(Her)’ 등과 OST ‘있잖아’로 ‘인디돌’, ‘고막남친’ 등의 수식어를 얻으며 꾸준히 활동을 펼쳤다.

그런 그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정규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오는 27일 그의 첫 번째 정규앨범 파트1이 발매된다. 타이틀곡은 ‘길’이다.

앨범 발매를 앞둔 폴킴과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폴킴이 가수가 된 이유 그리고 이번 앨범을 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폴킴은 학창시절을 외국에서 보냈다. 뉴질랜드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대학은 일본으로 진학했다. 그런 그가 돌연 대학교를 자퇴하고 한국에 들어와 가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중학교 중간부터 고등학교까지 뉴질랜드에 있었어요. 당시 어학연수가 붐이었는데 처음엔 1년 계획으로 뉴질랜드를 갔었죠. 제가 뉴질랜드에 가고 난 2~3년 후에 한국인과 중국인이 엄청 몰려들었어요. 저는 운이 좋게 그곳에 남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는 일본으로 갔어요. 일본에 간 이유는 한국이랑 가까운 곳에 있고 싶었고, 뉴질랜드에서도 일본어를 배우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자퇴를 했죠. 회사에서 일하는 제 모습이 상상이 안됐어요.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고 온 것 같아요”

그는 일본 유학생활을 하던 시절, 친척의 지인으로부터 피아노를 받게 됐단다. 우연히 접하게 된 피아노를 치던 도중, 폴킴은 ‘나도 노래를 만들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에 가수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작정 한국으로 넘어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다.

“제가 정말 오디션 프로그램도 많이 나갔고, 회사 오디션도 많이 봤어요. 그때는 어떻게 하면 가수가 될 수 있는지 몰랐거든요. 그냥 오디션만 보면 되는 줄 알았어요. 계속 떨어지고 좌절을 맛봤죠.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요. 제가 커피를 뽑으러 한국에 온 건지, 음악을 하러 온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어요(웃음). 다 버리고 한국에 왔는데 돌아갈 곳은 없고, 그냥 바리스타로 살아야 하나란 생각을 하기도 했었어요. 다시 재입학을 할까 고민도 했어요. 감사하게도 ‘위대한 탄생’ 이후로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버텼어요. 강릉에 계신 분이 제가 일하는 카페에 와서 응원의 말을 해주셨거든요. 그만 둘 위기가 올 때마다 붙들어줬어요”

그에게 음악적인 영향을 미친 아티스트는 이소라였다. 입대 전 동생으로부터 접했던 이소라의 음악, 그리고 직접 사서 들었던 이소라의 6~7집 앨범. 폴킴은 군대에서 힘들 때마다 이소라의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특히 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문구는 이소라의 앨범에 적힌 ‘나는 노래하기 위해 태어난 씨앗’이다.

“이소라 선배님 노래를 들으면서 가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저도 존재의 이유가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 맞물려서 ‘나는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소라 선배님과 컬래버레이션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제가 굉장히 긴장될 것 같아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관리만 해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물만 마시면서 살 것 같아요”

음악을 배워본 적이 없는 폴킴은 직접 멜로디, 가사를 쓰는 싱어송라이터로 사랑 받고 있다. 폴킴은 “보여주고 들려줄 수 있는 감정이 많다는 확신이 있다”며 자신이 만드는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으면 어쩌지’란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계속 생기더라고요. 저도 사랑 노래를 많이 쓰지만, 사랑 노래는 질리도록 많잖아요. 진심에서 우러나 만들어지는 곡이 아니면, 사랑 노래는 그냥 상업적이라고만 생각해요. 저는 일상 속에서 드는 생각을 노래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감정도 노래가 될 수 있고요. 그런 우연히 작은 감정들이 생겼을 때 제 노래를 꺼내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 역시 날씨, 기분, 상황에 맞춰 곡을 찾아 듣거든요. 폴킴 노래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오랜 해외 생활 또한 폴킴의 음악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외 다양한 음악을 들으며 지냈고, 능통한 외국어 덕분에 폴킴이 표현할 수 있는 음악 스펙트럼은 넓어질 수밖에 없었다.

“외국에 있으면서 외국 음악도 듣고 한국 가요도 많이 들었어요. 특히 좋았던 점은 언어적으로 여러 가지가 들어갈 수 있다는 거예요. 제가 가사를 쓸 때 듣기에 부드러운 단어를 잘 선택한다고 생각해요. 한국 발음에 튀는 게 많잖아요. 일본어나 영어는 둥글둥글해요. 노래할 때 그런 어감을 선택하는 부분에서 도움이 됐어요. 외국에서의 문화생활도 제가 곡을 쓰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고요”

음악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꾸준히 음악에 몰두한 결과, 이제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는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처음 40 명 앞에서 공연을 시작한 폴킴은 어느덧 올림픽공원 K-아트홀 공연장 전석을 매진시킬 수 있는 가수가 됐다.

“처음 공연을 할 때는 티켓 예매창을 매일 보면서, 표가 팔리나 안 팔리나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 200 명, 400 명이 돼 있더라고요. 처음부터 제 공연을 보셨던 분들은 재밌을 것 같아요. 그때 벌벌 떨면서 공연을 하던 제가 발전하고 있는 모습, 여전히 긴장하고 있는 부분들을 보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음정, 바이브레이션, 리듬 등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요. 이제는 어떻게 불러야 사람들에게 노래가 잘 전달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앞으로 폴킴이 나아갈 방향이 궁금했다. 차근차근 음악에 대한 욕심과 열정으로 이어온 그의 행보가 향후 어떻게 펼쳐질까.

“첫 번째 꿈은 우선 제가 행복한 거예요. 제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저는 더 행복할 거예요. 그래서 노래를 더 열심히 할 거고요.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어 나도!’라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로 교감이 됐으면 해요. 제가 느낀 것들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 2편에서 계속.

 

사진=뉴런뮤직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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