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화려한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뷰티인들의 이야기, 뷰티人사이드. 1 번째 뷰티人사이드의 주인공, 메이크업 아티스트 함경식과 제니스뉴스가 만났다.
함경식은 수많은 셀럽들의 메이크업을 책임져 온 것은 물론, TV 프로그램 ‘화장대를 부탁해 2’, ‘메이크업 박스’와 함께 영상 콘텐츠, SNS 등 다방면에서 뷰티 전문가로 활동했다. 특히 특유의 입담과 유용하고 전문성 있는 뷰티 정보를 전달해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제니스뉴스와 처음 만난 함경식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확신 있는 눈빛이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어떤 것이든 즐겁게 도전해보고 싶다"는 함경식과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함경식입니다.
Q.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메이크업을 남성 아티스트가 한다는 게 특별한 것 같아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언제부터 하고 싶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릴 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요즘 같으면 "영재다. 재능 많다"고 생각할 텐데 시골에서 살다 보니 그림을 너무 많이 그려서 집에 남아나는 볼펜과 종이가 없다고 혼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화장품으로 그림을 그리고 얼굴에 바르던 게 계기가 된 거 같아요.
Q. 그림과 다르게 메이크업은 사람에게 시연하는데,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아무래도 메이크업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메이크업에는 아티스트라는 말이 붙지만 개인적으로 완벽한 아티스트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티스트는 창작을 하고 나타내야 하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은 아니잖아요(웃음).
상대방과 소통을 하고 교감을 해서 받는 사람이 원하고, 내가 해주고 싶고, 다른 이들이 봤을 때 좋아하는 메이크업으로 삼박자가 맞아야 행복한 메이크업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상대방과의 교감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Q. 메이크업할 때 신경 쓰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모두 다 중요하지만 피부 표현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피부와 바탕이 예뻐야 위에 무언가를 얹어도 예쁘게 표현되더라고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더욱 피부 표현에 대한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Q. 추천하는 제품이 있나요?
필요한 부분에만 붙이는 하트 모양의 팩인데, 저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제품이에요. '1일 1팩'이라고 하지만 정작 아침에는 메이크업할 때 팩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잖아요. 헤어라인에 묻기도 하고, 메이크업이 밀려 역효과를 보기도 하고요.
실제로 숍에서 연예인 메이크업을 하다 보면 화장솜에 녹차 물을 적셔 볼에다가 팩처럼 붙여주는 경우가 많아요. 볼은 얼굴에서 가장 열이 높고 각질이 많이 올라오는 부분이에요. 그것만 해결해도 메이크업을 예쁘게 표현할 수 있어요.
Q. TV프로그램 출연에 이어 얼마 전에는 네이버 tv에 ‘함경식tv’ 채널을 개설하셨어요. 다양한 측면에서 소통하며 활동하시는 거 같아요.
저는 대한민국 메이크업 아티스트 중에 다작을 한 사람 중 하나일 거예요. 거의 모든 뷰티 프로그램에 참가했어요. 방송과 잘 맞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영향력 있는 일도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일반적인 작업은 1:1 커뮤니케이션이지만, 방송을 하게 되면 다양한 사람과 교감을 할 수 있어 더 재미를 느꼈던 거 같아요.
Q. ‘함경식tv’를 보면 브러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던데, 브러시를 다루는 팁이 있을까요?
브러시는 천연모와 인조모로 나뉘어요. 천연모 브러시는 셰이딩, 볼 터치, 아이 섀도 등의 제품에 사용하고, 인조모 브러시는 파운데이션, 립, 컨실러를 사용할 때 써요.
천연모 브러시와 인조모 브러시는 사용법과 세척법이 다르기 때문에 보관도 함께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천연모는 가루 타입 제품에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지만 인조모는 가루에 쥐약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인조모는 촉촉하게 관리해야 하고, 천연모는 건조하게 보관해야 오래 사용할 수 있어요.
Q. 뷰스타 콩슈니를 비롯해 최근에는 김기수 씨와도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했어요. 컬래버하고 싶은 디자이너나 뷰티 크리에이터가 또 있을까요?
너무 많아요(웃음). 친한 뷰티 크리에이터 분들이 많은데 1인으로 기획, 촬영, 편집 작업을 하더라고요. 저는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에 자극도 많이 받고 배워요.
그리고 뷰티 크리에이터 분들을 만나면 성향도 모두 다르고 전문 아티스트 출신이 아닌 분들이 많다 보니까 서로가 궁금해하는 부분을 보완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거 같아요.
Q. 교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데, 교육 분야로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25살 때부터 학원 강의를 시작했어요. 그때만 해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창피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해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앞섰어요.
그런데 막상 강의를 끝내고 나니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알고 있는 지식도 강의를 위해 한 번 더 준비하게 되니까 더 발전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나면 보람을 느꼈고요. 강의를 하면서 얻는 게 더 많기 때문에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고 있어요.
Q.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이 뭔가요?
호기심이라고 생각해요. 메이크업하는 사람들에게 “누가 시켜서 하는 사람 있어요?”라고 늘 물어보지만 아무도 없어요. 중고등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서 많이 하더라고요. 도전하는 계기는 모두 다르겠지만 100명이 시작하고 1년이 지나면 70~80%가 그만두더라고요.
저도 이제 20년 정도 됐는데 주변에 함께 시작했던 사람이 거의 없어요. 버티지 못하더라고요. 이유는 내가 원했던 꿈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겹거나 상대적인 박탈감이 들거나 아예 다른 분야로 취직을 했기 때문일 거예요. 꿈꾸는 것이 있다면 정확하게 알아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과정을 먼저 알아봐야 해요.
Q.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방송에 나오고 나면 쪽지나 메일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연락이 많이 와요. 한 명 한 명 답장을 하고, 운영하는 블로그에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글을 남기기도 했어요.
제대로 많이 알아봤으면 좋겠어요. 정말 좋아하는 분야면 심도 있게 분석하고 파악해서 '잘 맞을 것인가', '행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 후 확신이 섰을 때 해도 늦지 않을 거예요.
Q. 메이크업 아티스트 함경식이 바라보는 앞으로의 K-Beauty는 어떤가요?
한류라는 말이 생긴지는 조금 지났지만 K-Beauty라는 말은 오래되지 않았어요. 한류가 오랜 시간 자리 잡으며 드라마, 가수, 연기자들에 의해서 K-Beauty로 넘어온 것 같아요.
K-Beauty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해요. 예전에는 유명한 해외 브랜드가 한국 시장은 작은 시장으로 인지했어요. 예를 들면 해외 브랜드가 서양인 톤에 맞춘 신제품을 출시해서 동양인 톤에 맞는 제품을 요구하면 콧방귀를 뀌기도 했죠.
그런데 3, 4년 만에 판도가 바뀌었어요. 한국 연예인이 제품을 바르고 화면 앞에 서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거죠. 그래서 이제는 역으로 해외 브랜드가 이제 어떤 것이 유행할지, 어떤 제품을 쓸 것 같은지 물어보고 한국에 방문하기도 해요.
Q. 2018 메이크업 트렌드가 궁금해요.
트렌드는 계속 변해요. 팬톤으로 예를 들자면 작년의 그리너리 컬러는 메이크업에서 활용도가 떨어져 유행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로즈쿼츠나 세레니티는 반응이 괜찮았죠. 컬러에 대한 제안이 왔을 때 느낌과 방향성이 바뀌기도 하지만 한국은 한국식으로 재해석하는 것 같아요.
올해는 피부 표현이 점점 실키하게 바뀔 것 같아요. 미세먼지, 황사에 대한 영향도 있지만 요즘에는 조금 더 실키해지고 있어요. ‘속건조’라는 말이 생긴 것처럼 피부 안은 수분을 채워주며 겉은 실키하게 표현해야 해요.
색조는 포인트로, 물들이는 틴트 제형이 유행했죠. 개인적으로는 불량식품 먹은 것 같아 좋아하지 않는 표현이에요. 제가 자주 말하는 ‘키스립’은 살짝 번진듯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조금 더 생기 있고 생동감 있는 립을 표현할 수 있어요.
Q. 다양한 측면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함경식 디자이너의 앞으로의 목표가 뭔가요?
인생의 목표는 하나밖에 없어요. '80세까지 행복하게 일하며 살자'예요. 목표를 이루려면 준비할 게 많더라고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누군가가 불러주지 않으면 못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항상 저를 찾게끔 하는 게 가장 어려운 숙제예요.
그래서 활동을 열심히 하며 노력하고 있어요. 항상 가장 핫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하죠. 요즘은 컬래버레이션을 많이 시도하고 있어요. 모자와 안경같이 패션 분야에도 관심이 있는데, 관심 있는 분야에 제 이름이 거론되고 조금 더 예쁘고 좋은 더 좋은 제품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영상=심원영 감독 simba10@, 임진우 감독 w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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