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지방시의 창립자 위베르 드 지방시가 사망했다. 향년 91세.
지난 12일(현지시간) 지방시의 동거인이자 오뜨꾸뛰르 디자이너 출신 필리페 브네가 AFP통신을 통해 “그가 사망한 사실을 알리게 돼 슬프다. 지방시가 지난 10일 수면 중 숨을 거뒀다”라고 밝혔다.
위베르 드 지방시는 1927년 프랑스의 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지방시는 파리국립미술학교(Ecole des Beaux-Arts)를 다니며 어릴 적부터 패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졸업 이후 위베르 드 지방시는 1952년 프랑스 파리에 지방시 패션 하우스를 설립했다. 패션 하우스 론칭 이후 여성스러운 곡선을 살린 다양한 룩을 제안하며, 이듬해 프랑스 일류 모델이었던 베티나 그라지아니와 함께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다.
▶ 친구이자 스승이었던 발렌시아가
지방시가 우아한 패션의 대명사가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다. 그중 한 명이 바로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프랑스 패션 하우스 발렌시아가의 창립자다.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친구이자 제자였던 지방시는 발렌시아가에게 직접 옷에 대해 배웠을 뿐 아니라, 그의 컬렉션 피팅에 참여해 조수로 일하기도 했다. 발렌시아가의 가르침 아래 지방시의 스타일은 점점 성숙해졌고, 지방시는 발렌시아가 특유의 단순하고 구조적인 스타일을 띠었다.
이러한 스타일로 지방시는 1950년대 여성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어 지방시는 1970년대 들어서며 여성복뿐 아니라 남성복 라인을 론칭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방시는 1983년 프랑스 최고의 명예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 지방시를 사랑했던 오드리 헵번

위베르 드 지방시는 한 세기를 풍미했던 여배우는 물론 패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패션 아이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디자이너다. 특히 지방시는 배우 오드리 헵번과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1952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디자인 하우스를 연 위베르 드 지방시는 1954년 영화 ‘사브리나’에서 오드리 헵번의 드레스를 디자인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지방시가 만든 리틀 블랙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패션 업계의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오드리 헵번과 위베르 드 지방시는 40년간 남다른 우정을 지속해왔다. 두 사람은 한 때 약혼까지 할 정도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결국 결혼이 아닌 우정을 선택했다. 이후 오드리 헵번이 사망할 때까지 디자이너와 뮤즈로 한 평생을 함께했다.
오드리 헵번뿐 아니라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재클린 케네디 역시 지방시의 드레스를 즐겨 입었다. 더불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할리우드 배우 출신 모나코 왕비 크레이스 켈리, 배우 제인 폰다 등 패션의 아이콘으로 자리한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사진=지방시 SNS,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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