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뮤지션] 이창환 ① “혁오처럼 ‘나만 알고 싶은 가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거리의 뮤지션] 이창환 ① “혁오처럼 ‘나만 알고 싶은 가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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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음악이 좋아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혹은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 나선 버스커들이 날로 많아지고 있다.

제니스뉴스는 이러한 버스커들을 ‘거리의 음악인’ 코너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함께 공유한다. 이번 편은 이창환이다.

이창환은 음악이 좋아서, 가수가 되기 위해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그는 생계를 위해 부득이 일을 하고 있지만 틈틈이 커버 영상을 올리고, 다양한 작업물들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활동 명 ‘환’이라는 이름으로 ‘결국엔 우리’, ‘2빼기 1’, ‘항상 니편이야’라는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마음 맞는 사람들과 모여 코알라레이블을 형성해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고자 한다.

Q. 거리에서 노래를 하게 된 계기는요?
음악을 시작한 초기에 가요제에 나갔던 적이 있는데. 처음에 제가 엄청 떨었거든요. 제가 다리를 떠는 모습이 다 보일 정도였대요. 나중에 대학생이 돼서 교수님께서 버스킹을 해보자고 하셔서 시작했어요. 버스킹을 하면 떨고, 긴장하는 것들을 극복할 수 있겠다 싶었죠. 대학교에서 마음 맞는 팀을 찾아서 고향인 대구에서 본격적으로 했었어요. 하면서 무대 공포증은 사라지고, 팀원들과 같이 하니까 재밌어서 계속하게 됐어요.

Q. 공연하면서 재밌었던 에피소드는요?
제가 본격적으로 버스킹을 시작할 때는 대구에서 버스킹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어요. 굳이 버스킹으로 세대를 따지자면 제가 2~3 세대 사이의 느낌인 것 같아요. 대구와 서울 거리 공연의 인식 자체가 달랐어요. 당시엔 서서 공연 보는 것도 꺼려하고 그랬거든요. 꾸준히 하니까 팬도 생기고, 매주 보러 와주는 분들도 생겼어요. 그러면서 대구 클럽 공연에서 저를 불러주셔서 공연도 해보고요. 꾸준히 하니까 여러 길들이 열리더라고요.

Q. 공연을 하면서 가장 기분 좋았던 반응을 꼽는다면요?
그냥 곡을 신청해주시거나, 어디로 와서 공연을 해달라고 하는 말도 좋았어요. 공연에 오셔서 수고했다고 초콜릿도 하나씩 주시고 하는 것들이 되게 힘이 되더라고요. “노래 잘하세요”, “팬 됐어요”라는 말은 정말 기분 좋고요. “잘 들었어요”라는 말만 해주셔도 기뻐요.

Q. 주로 선보이는 곡들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크러쉬 노래를 좋아해요. ‘잊어버리지마’, ‘어떻게 지내’ 같은 노래를 좋아해요. 어쿠르브 노래도 좋아하고요. 어쿠스틱 장르의 노래를 자주 불러요.

Q. 타지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음악을 취미로 하는 게 아니거든요. 18살 때부터 음악이 하고 싶었어요. 서울에 온 것도 음악을 하기 위해서죠. 지금은 음악으로 돈을 벌 수 없다는 게 슬퍼요. 지금처럼 다른 일을 하면서 해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시간이 부족하고, 그만큼 음악을 하지 못하게 되죠. 주가 흐려지는 느낌이 들어요. 연습은 휴무에나 일을 끝나고 하고 있어요.

Q. 레이블을 꾸려서 같이 음악을 하고 있다던데, 어떻게 팀을 결성하게 됐나요?
리더가 있는데요. 제가 20살 때 잠시 서울에 올라왔다가 알게 된 친구예요. 그 친구가 친한 사람들을 모아서 팀을 꾸리게 됐어요. 작곡하는 친구 2명, 기타 1명, 여자 보컬 1명, 남자 보컬 1명 이렇게 있어요.

Q. 레이블은 어떤 식으로 활동하고 있나요?
주 2회 정도 만나서 같이 영상을 찍고, 곡 작업도 하고 있어요. 조만간 팀으로 버스킹도 할 예정이고요. 팀원들이 다 실력이 좋아요. 2명 작곡가는 이 신에서 시작하는 단계지만, 조금씩 곡도 팔고 있더라고요. 여자 보컬은 이희주인데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한 적도 있어요. 저만 잘하면 돼요(웃음). 나중에 곡 완전체로 찾아 뵐게요.

Q. 본인이 직접 곡을 쓰기도 하나요?
제 이름으로 3곡 정도를 발표했어요. 첫 번째 곡은 작곡하는 친구가 다 쓴 거고요. 두 번째부터는 제가 거의 다 만들고, 친구가 조금씩 손을 봐줬어요. 지금도 만들어둔 곡이 있는데, 제대로 녹음을 해야 하는 상태예요. 제 곡을 저작권 등록하고 발매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인 줄 알았거든요. 저 같은 일반인은 엄두도 못 내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친구가 유통 쪽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도움을 줬어요. 친구의 도움으로 하나씩 곡을 낼 수 있었어요.

Q. 가사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멜로디를 쓰고 가사를 쓰는 사람이 있고, 반대인 경우도 있잖아요. 저는 같이 하는 편이에요. 한마디 한마디 만들면서, 가사를 생각하면서 노래를 불러요. 물론 가사는 나중에 문맥에 맞게 바꾸긴 하죠. 다 쓰고 나서 보면 제가 겪었던 일들이 많더라고요. 딱히 주제를 정해두고 쓰진 않아요. ‘이렇게 써야지’라고 생각하고 쓰면 오히려 좋은 게 나오지 않더라고요. 곡 작업 자체도 틈틈이 생각날 때마다 해요.

Q. 꿈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나, 조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을 것 같아요.
가수가 되고 싶어서 서울에 왔는데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이런 저런 것들에 부딪히더라고요. 일을 하면서 하니 체력도 안 따라주고요. 나이도 27살이라 조급해요. 음악만 잡고 있기엔 많은 나이잖아요. 주변에 음악하는 사람들도 이런 부분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부모님은 제가 공부하길 바라셔서 어릴 땐 과외 선생님도 붙여주고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음악이 하고 싶어서 과외 선생님을 자르고, 음악 학원을 보내달라고 했었죠. 부모님도 응원해주시곤 있지만 내심 답답해하고 계시긴 해요. 부모님 마음도 이해는 되죠.

Q.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요?
저는 인디 뮤지션들처럼 조금씩 올라가고 싶어요. 제가 갑자기 방송을 타거나 화제가 되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요. 예를 들어 혁오 같은 경우, 예전에는 ‘나만 알고 싶은 가수’였잖아요. 자기들끼리 공연하고 꾸준히 음악을 하다가 방송에 출연하고 지금의 위치까지 왔어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일단 내년까지는 ‘나만 알고 싶은 가수’ 정도는 되는 것이 목표예요.

Q. 롤모델이 있나요?
크러쉬랑 딘을 좋아해요. 그분들처럼 트렌디한 노래를 하고 싶고, 묘한 매력이 있었으면 해요. 슬픈 것은 저랑 동갑이더라고요. 하하.

Q.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일단 메이저 음악처럼 완전 잘하진 않더라도, 저는 제 곡을 직접 쓸 수 있어요. 그리고 그걸 발매하고 조력해줄 수 있는 팀원이 있고요. 무엇보다 저는 제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해요.  

Q. 향후 활동 계획은요?
작업해둔 곡들을 하나씩 낼 예정이에요. 5월 정도부터 2달 간격으로 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버스킹도 할 거고요.

 

사진=이창환 SNS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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