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5년만에 돌아온 '번지점프를 하다' 서정적 음악은 그대로, 달라진 시대상황 반영(종합) 
[Z현장] 5년만에 돌아온 '번지점프를 하다' 서정적 음악은 그대로, 달라진 시대상황 반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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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가 5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윌 애런슨(Will Aronson)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은 그대로지만, 그간 변화한 시대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수정 작업을 거쳤다.  

지난 20일 오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프레스콜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민정 연출, 주소연 음악감독, 신선호 안무가를 비롯해 배우 강필석, 이지훈, 김지현, 임강희, 최우혁, 이휘종, 이지민이 참석했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2001년 이병헌,  故이은주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2012년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 2013년 제7회 더뮤지컬어워즈 작곡, 작사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3년 재연 이후 '더 뮤지컬'에서 조사한 관객들이 뽑은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 1위로 여러 번 선정되며 끊임없는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무려 5년 만의 재공연으로 개막 전부터 주목을 모았다. 관객뿐만 아니라 창작진과 배우들 또한 이날 재공연에 반색을 표했다. 

김민정 연출은 5년 만에 세 번째 공연을 무대에 올리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5년이나 지났고, 21세기의 감수성이 달라졌기 때문에 대본에 있는 대사, 가사,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했고 수정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다. 50개 장면으로 구성돼 있어서 이걸 유기적으로 전환하는게 크레이에티브의 가장 큰 고심이었고 그 부분에 가장 집중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민정 연출은 지난 공연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무대 디자인이 새롭게 구현됐고, 이에 따라서 빛과 시각적 미장센이 달라졌다"라며, "'번지점프를 하다'는 음악이 가지고 있는 골격이 너무나 깊고 완성도가 있어서 누가 맡아도 '번지점프를 하다'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주소연 음악감독 또한 5년 만의 공연에 기쁨을 표하며 "'번지점프를 하다'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첫사랑 같은 작품이다. 다시 올라가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음악적으로 달라진 점은 무대가 달라져서 몇 마디 달라진 것 말고는 특별히 없다. 작곡가가 작곡만 한게 아니라 전체 플롯을 상상하면서 썼기 때문에 재연과 거의 비슷하다"라고 밝혔다. 

신선호 안무감독 역시 "'번지점프를 하다'를 다시 한다고 했을 때 가장 기분 좋았던 건 '무대에서 아름다운 장면 다시 보고, 음악을 들을 수 있겠구나'였다. 공연이 끝나면 먹먹할 것 같다. 안무적으로 바뀐 건 크게 없다. 큰 형태의 틀은 바뀌지 않았고, 좋았던 것을 그대로 지키면서 새로운 것을 찾아주는 작업을 했다"라고 전했다.

이렇듯 음악과 안무를 포함한 기존의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그간 급격히 변화한 시대 상황 때문인지 배우들과 창작진의 생각 또한 달라졌다. 

초·재연에 참여했던 강필석은 "다르게 느끼는 점이 많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인우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에 대해서 ‘왜 저런 생각을 할까, 무책임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사실 하지 않았다. ‘결혼을 할 수도 있고, 현실을 살아가지 않았을까’라고 합리화를 했었다”라며, "이번엔 유독 나도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들이 생겨서인지는 몰라도 꾸리고 있는 가정, 사회적인 걸 다 버릴 만큼의 사랑을 표현하지 않으면 관객이 이입할 수 없지 않을까라고 고민을 되게 많이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라고 5년 전과는 달라진 생각을 밝혔다. 

김민정 연출은 "가장 최근에 공연된 대본과 악보를 받아서 작업하기 때문에 재연 대본을 검토했다. 영화도 다시 봤다. 불편했다. 현빈과 인우의 사랑의 코드 때문이 아니라 외적인 요소에서도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 혐오 요소들이 많았다"라며, "최근 몇 년동안 우리의 시민 의식들이 많이 깨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거에 비춰서 볼때 여성에 대한 입장, 희롱에 대한 부분들이 많았다. 그런 부분을 최소화했다. 단어 하나하나를 다 봤다"라고 수정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관객이 진한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스토리와 음악은 그대로 두고, 불편한 요소를 최소화해 관객이 즐겁고 편안한 기분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강필석, 김지현 등 기존 배우에 이지훈, 임강희 등 새로운 배우가 합류해 신선함도 더했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오는 8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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