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서준 ② "데뷔 전 외모 지적, 지금은 감사해요"
[Z인터뷰]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서준 ② "데뷔 전 외모 지적, 지금은 감사해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썸이엔티 - 인터뷰 - 박서준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박서준이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흥행으로 이끌며, 다시 한 번 '로코킹'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졌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드라마 제작 전 소설과 웹툰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대개 원작이 있는 작품은 아무리 멋있는 배우가 캐스팅되더라도 기존 독자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달랐다. 원작의 팬들과 드라마 속 시청자들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으며, 8%대의 시청률로 인기를 입증했다.

이는 박서준의 영향이 컸다. '이영준'은 나르시시즘에 빠진 유명그룹 부회장, 현실성 없는 과도한 설정을 가진 캐릭터였다. 하지만 박서준은 자신 있었다.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 포인트, 싱크로율에 초점을 맞췄고, 이영준을 박서준화 하는데 성공했다. 박서준과 함께 로맨스를 그린 박민영과 열애설이 날 정도였다. 

시청자들을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에 퐁당 빠뜨린 박서준과 제니스뉴스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아직까지 자신을 향한 칭찬이 어색하게 다가온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코 장인'으로 거듭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박서준과 나눈 대화를 이 자리에 전한다. 

▶ 1편에서 이어

어썸이엔티 - 인터뷰 - 박서준

Q. 여태까지 성장하는 배우였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톱스타 반열에 오른 것 같다. 
제가 노력한 것에 있어서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 많은 분들이 있어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고, 반응도 좋아 기분 좋게 촬영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은 시청률 등의 결과로 작품을 판단하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이번 작품이 좋았던 이유는 인물의 감정선을 처음부터 가지고 갔고, 최대한 메워가며 16회까지 쌓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잘 선택한 것 같다.  

Q. tvN 예능 '윤식당 2'를 통해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첫 말을 꺼내기까지가 어색했다. '윤식당 2'는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리얼리티였다. 그래서 너무 부담스럽기도, 힘들기도, 민폐 같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미션인 것처럼 최선을 다했다. 에너지를 쏟아붓고 나니까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습들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제 본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저에게는 대단한 결심이었다. 많은 분들에게 저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가 생기지는 않을지 고민하기도 했다.  

Q. '윤식당 2' 이후 광고만 13개 정도 진행했다. 대세의 확실한 지표가 아닌가.
광고가 들어왔을 때는 좋았고, 감사했다. 그런데 점점 늘어가다 보니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광고가 10개 이상 늘어나면 촬영, 행사가 100일이 넘어간다. 스케줄이 말도 안 돼 5월에 죽을 뻔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관심과 호감을 갖고 계셔 감사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감당할 수 있는 깜냥이 될까'라는 생각에 부담스러웠다. 위태롭기도 했다. 있지도 않은 후폭풍까지 상상했다.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하나의 흐름 같다.  

어썸이엔티 - 인터뷰 - 박서준

Q. 대중적인 호감도가 높은데 어떤 점을 좋아하는 것 같은지? 
친근한 배우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영준이로 캐스팅됐을 때 '안 어울린다'는 이야기도 들은 게 아닐까. 익숙한 이미지 같다. 앞으로도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Q. 최근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는지 궁금하다.
스페인을 다녀와서 '언어가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언어가 조금 더 됐으면 원활하게 소통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언어 공부를 하고 있다. 영어부터 공부하려고 한다.

Q. 이제 30대다. 역할에 대한 고민도 있겠다.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 살아온 시간이나 가까운 미래를 느낄 수 있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다. 제 나이에서 2년 안쪽으로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장르적으로는 마블을 좋아한다. 남성이라면 안 좋아할 수 없다. 히어로물도 쉽게 접근하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도전해보고 싶다. 

Q. 작품 속 영준이처럼 박서준에게도 잊고 싶은 기억이 있다면?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다. 하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를 되돌아보면 '조금 더 성숙하게 행동할걸'이라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안 좋았던 기억은 잘 잊는 편이다. 영준이 같은 트라우마는 없는데 자신에 대한 콤플렉스는 많다.

데뷔하기 전에는 생긴 것부터 콤플렉스였다. 데뷔하기까지 힘든 시간이 있었고, 외모 지적도 많이 받았다. '이 길이 맞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그분들이 지금 와서는 "보기 좋다"고 하신다(웃음). 그런 콤플렉스를 만들어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래서 더욱 노력했던 것 같다.

말투도 콤플렉스여서 교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예전에는 훨씬 아이 같고, 어눌했다. "남자 같지 않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하다 보니까 지금은 "좋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어썸이엔티 - 인터뷰 - 박서준

Q. 차기작은 오컬트 장르의 영화 '사자'다.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장르적으로는 오컬트인데 이야기는 따뜻하다. 제가 맡은 역할 자체는 어떻게 보면 이전 작품들과 비슷하다고 보실 수 있지만 설정이 다르다. 지금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웃음). 안성기 선생님과 만드는 따뜻한 분위기가 포인트다.

Q. '사자'로 '청년경찰'의 김주환 감독과 다시 만난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대한 반응은?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을 때는 말씀을 따로 안 하셨다. 종영 후 제가 먼저 만나자고 말을 꺼냈다. 감독님께서는 "완급 조절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를 구사해서 놀라웠다. 네가 '영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셨다.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민망하다. 

Q. 이전에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다'가 좌우명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좌우명은 정해 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좌우명까지는 아닌 것 같다(웃음). 지금은 정해져 있지 않다. 어느 순간부터는 어떤 말, 어떤 행동에 대해 갇혀 있고 싶지 않았다.

늘 정직한 사람, 올바른 사람, 경솔하지 않고 예의 바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행동에 제약이 걸리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기준을 정해서 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박서준이 세운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잘 해나가야겠다'는 게 목표다. 데뷔 전에 형들이 해준 이야기가 있다. '당장은 작품을 하고 싶겠지만 앞으로는 뭘 채워야 할지가 문제다'라고 했다. '어떤 작품을 선택하냐'를 항상 고민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진=어썸이엔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