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로코'라는 초행길 들어선 배우 박민영이 단숨에 정상에 올라섰다. 로코 첫 도전과 함께 인생 작품을 만난 것.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박민영의 첫 로코'였다는 사실은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정말 첫 로코가 맞아?"라는 의문을 갖게 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박민영은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김미소' 자체였다. 기존의 고구마 같은 답답한 여주인공과 달리 이름처럼 환한 미소로 모든 일을 능수능란하게 뚝딱 해결했다. 사이다 같은 시원한 매력을 발산하며,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까지 한 몸에 받았다. 박민영 또한 미소에 대해 "미소가 20~30대 일하는 여성들의 워너비 같았다"며, 끊임없이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서준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소설, 웹툰 원작이 있는 작품이었지만, 그 벽을 뛰어넘어 두 사람만의 또 다른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그렸다. 이에 극중 미소와 '이영준'(박서준 분)의 로맨스는 기존 독자들의 거부감은커녕 새로운 시청자 층을 구성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박서준과 박민영은 종영 바로 다음날 핑크빛 열애설에 휩싸여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박민영과 제니스뉴스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비서"라는 말이 나오면 눈빛부터 목소리 톤까지 경쾌하게 바뀌던 박민영이다. 그와 나눈 즐거웠던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Q.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잘 마무리했다.
이번 작품은 본방사수를 하고 싶어 난리를 쳤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끝나고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하는 걸 보니 끝났다는 게 실감 난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럴 정도로 너무 좋았던 촬영장이었다. 의미 있는 캐릭터였고 드라마였다. 보고 싶을 것 같다.
Q. 이번 작품이 첫 로코였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도전이라면 도전이다. 코미디가 가미된 로맨스가 처음이었다. 로코니까 어떻게 한다는 건 없었다. 코미디는 워낙 좋아하는 장르다.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로 코미디 장르를 오랜만에 해서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그리고 멋진 캐릭터를 맡아 의미가 크다. 솔직히 웹툰 속 미소가 너무 완벽해서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외적인 부분으로 비슷해지려고 노력했다. 과연 어느 정도로 비슷했는지는 모르곘다(웃음). 열심히 닮아가려고 노력하다 보니 미소에게 점점 끌렸다.
Q. 로코를 통해 만족을 얻은 부분이 있다면?
제 모습을 보면서 웃는 게 너무 좋았다. 그리고 미소를 소화하며 답답했던 적이 없다. 똑똑한 친구여서 물음표가 뜨지 않았다. 스트레스 없이 기쁘게 촬영했다. 좋은 캐릭터의 중요성도 느꼈다.

Q. 김미소는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다. 많은 이들이 작품에 열광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소가 20~30대 일하는 여성들의 워너비 같았다. 일처리와 자기관리가 철저했다. 그리고 어떤 유혹이 와도 '인생을 찾겠다'는 모습이 좋았다. 가족에 대한 헌신도 있었고, 인간적인 매력도 넘쳤다.
우여곡절 끝에 사랑에 빠지고, 이영준의 비밀을 풀고 진짜 사랑에 빠졌을 때도 자신의 일을 놓지 않는 점도 멋있었다. 영준이가 미소에게 "데이트하자"고 조르는데, "이럴 때일수록 잘하자"고 현명하게 대처한다. 그래서 미소라는 캐릭터가 보시는 분들도 매력을 느끼신 것 같다.
Q. "연기가 좋아졌다"는 평도 얻었다. 스스로 평가하자면?
제가 평가하는 건 어렵다. 제가 제 연기를 평가하면 자꾸 고개를 떨구게 된다(웃음). 정말 행운이었다. 촬영장에 가는 순간도 숙제하러 가는 게 아니고 창의력 스쿨에 가는 것 같았다.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마저도 즐거웠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연기한 적이 없어서 모든 게 꿈같았다.
쫑파티 때 "민영아, 네가 나온 작품도 많이 봤지만, 너무 재미있게 신나게 연기해서 너무 좋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작품이 될 것 같다. 행운이다. 지금 이 시기에 미소를 만나서 다행이다.

Q. 웹툰 속 캐릭터와의 싱크로율도 신경 많이 썼겠다.
원작 속 미소로 보여야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헤어, 메이크업을 통틀어서 미소와의 싱크로율을 높이는 부분이 중요했다. 미소로 보이지 않으면 기존의 독자분들이 반감이 생길 것 같았다. 웹툰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조금이라도 비슷해지려고 했다.
다이어트도 했다. 깡마르기만 한 느낌이 아니라 자기관리를 통한 체형, 자세도 신경 써야 했다. 트렌드에는 맞지 않지만, 포니테일에 볼륨을 살리기도 했고, 스커트를 주문 제작을 하기도 했다.
Q.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도 있었을 것 같다.
전략은 확실히 있었다. 모든 분들이 회의를 할 때 "원작은 훼손하지 말자"고 하셨다. 박서준 씨도 많이 노력했다. 더운 날씨에도 쓰리피스를 맞춰 입었다. 그만큼 최대한 비슷하게 가려고 했다. 대사도 사건들도 원작에서 그대로 가져온 게 많다. 표현하는 건 배우들의 몫이었지만, 사건과 대사가 같아서 보시는 분들의 만족도도 높았을 것 같다.
사건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다. 10화까지 모든 게 휘몰아치며 사건이 풀린다. 사전에 이야기했던 부분이다. 이후가 조금 지루할 수 있다. 감독님께서 "캐릭터의 서사를 완성해야 다른 캐릭터도 산다. 인물의 성격을 완벽하게 보인다면 대화만 해도, 밥만 먹어도 웃길 것"이라고 하셨다. 15회를 보면 영준이가 취하고, 미소가 취하고 끝난다(웃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 걸 보고 감독님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 같았다.
Q. 조연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감독님께서 이유 없는 악역은 싫어하신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여성 캐릭터 중 시기하고 질투하는 인물이 없다. 오히려 '양 비서'(강홍석 분)와 '봉세라'(황보라 분) 커플에 힘을 실어주자고 했다. 착한 드라마였다. 항상 모든 게 예쁘게 표현될 수 있을 시간을 벌어 주신 것 같다.
사진=나무액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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