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따뜻하고 청아한 음색으로 사랑받은 백아연은 이번에는 쓸쓸한 발라드로 돌아왔다. ‘이럴거면 그러지말지’, ‘쏘쏘’, ‘달콤한 빈말’ 등에서 보여준 감성에서 보다 깊어진 감성을 담은 신보 ‘디어 미’다.
제니스뉴스와 백아연이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카페에서 디지털 미니앨범 ‘디어 미(Dear me)’ 발매 기념 인터뷰로 만났다.
“1년 6개월 만의 컴백이라 많이 떨러요. 제가 좋아하는 발라드 앨범으로 컴백할 수 있어 기뻐요. 지난 활동이 끝나고부터 준비했는데요. 제가 주로 5월에 나와서 '5월의 여왕'이라고도 해주셨는데요. 이번 앨범은 파릇파릇한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시기를 조금 늦췄어요”
지난 앨범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백아연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공감’이다. 여기에 더해 듣는 이들에게 힐링을 줄 수 있는 앨범을 완성하고 싶었다.
“요즘 많은 분들이 대화가 부족하다는 걸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속에 있는 깊은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망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제가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노래로 대신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제 노래로 힐링을 받는 느낌이 들었으면 해요”
타이틀곡은 ‘마음아 미안해’다. 제목부터 감성적인 이 노래는 ‘마음아 미안해 꼭꼭 잠궈둘게 상처받지 않게 다신 너를 함부로 꺼내지 않을래’, ‘마음아 미안해 제발 그만해 아파하는 일’ 등 자신의 마음에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담았다. 백아연의 섬세한 목소리가 감성적인 가사와 잘 어우러져 따뜻한 느낌을 선사한다.
“곡을 수집할 때 제가 이해가 될 수 있는 걸 골랐어요. ‘마음아 미안해’는 제가 스스로에게 할 수 있는 최고로 솔직한 이야기인 것 같았어요. 제목을 봤을 때부터 어떤 노래인지 알 것 같았고, 가사를 보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어차피 그럴 일이 그렇게 됐나 봐’라는 부분을 가장 좋아하고, 공감이 돼요. 저에게 일어난 일을 스스로 인정하고 나면 편해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헤어지고, 상처받는 거에 너무 슬퍼하지 말자고 위로하는 내용이죠”

백아연은 오롯이 발라드로 채워진 앨범을 내고 싶었다. 그의 팬들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고. 디지털 미니앨범이긴 하지만 6개의 신곡을 알차게 준비했고, 모두 발라드 장르의 곡들로만 구성했다. 또한 곡의 감정을 보다 잘 표현하기 위해 창법에 변화를 줬고, 여러 번의 녹음과 재녹음 과정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이려 했다.
“’쏘쏘’나 ‘이럴거면 그러지말지’의 경우 어떻게 하면 노래를 예쁘게 부를 수 있을까에 집중했어요. 제가 쓴 곡일 경우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감정이 잘 드러나는 편인데, 이번에는 받은 곡이었어요. 처음에 불렀을 때는 너무 힘 있는 여자의 느낌이 많이 나서 다시 녹음을 했어요. 두 번, 세 번 계속 하면서 힘 없이 노래하게 되더라고요. 녹음실 불도 다 끄고, 어둑한 분위기에서, 힘도 빼고 부르니까 괜찮았어요. 제 오랜 팬분들은 오디션 때의 모습, 데뷔 초의 모습을 기억하고 좋아해주시거든요. 그때 발라드를 하던 저를 좋아해주셨기 때문에 저도 오랜만에 그때의 기분을 떠올리고 싶어서 준비하게 됐어요”
백아연의 아예 색다른 시도가 담긴 곡도 수록됐다. ‘안아줘’는 신비롭고 몽환적인 사운드와 부드러운 트랩 비트가 어우러진 일렉트릭 소울 곡으로.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을 멀리서 바라만 보는 외로운 마음을 파란 달에 투영했다. 백아연은 색다른 창법을 시도해 변신을 꾀했다.
“노래 자체도 제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스타일의 곡이거든요. 약간 우효 씨 같은 느낌도 들어요. 처음에 노래를 들었을 때는 ‘저에게 주신 곡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정도로 색다른 곡이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시도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작업하게 됐어요. 제가 항상 어떤 노래를 해도 발음을 또박또박하게 하는 편인데요. 이 곡은 힘을 많이 풀고, 물이 흘러가듯 불러봤어요”
어느덧 데뷔 7년 차.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고, JYP엔터테인먼트에 몸을 담으며 꾸준히 음악활동을 펼쳐왔다. 백아연은 그간의 활동을 돌아보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예전에는 뭐든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욕심이 너무 컸어요. 노래할 때도 감정보다는 테크닉을 많이 생각했고요. 지금은 감정이 실리는 게 최우선이라 생각해요. 녹음할 때도, 라이브를 할 때도 감정을 많이 생각하면서 불러요. 7년 차가 됐다는 걸 실감할 때는, 회사에서 이제 막내라인이 아니라 선배라인이 됐다는 거예요. 회사에 후배들이 많아진 걸 보면서 ‘아 오래했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사실 백아연의 미디어 노출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음악은 꾸준히 사랑받는다. 이번에도 활발한 방송 활동을 예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백아연은 “제가 방송을 하지 않아도 입소문을 통해 제 노래가 공감이 많이 되고, 좋은 노래라면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실 제가 음악방송에 나가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 하더라도 조금 돌아다니거나 손동작 정도거든요. 그런 준비보다 지금처럼 노래에 집중하고 싶었고, 방송보다 라디오에 많이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커요. 오디션 프로그램을 할 때도 팝송은 딱 1번 불렀고, 가요를 주로 불렀거든요. 케이팝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가요가 제일 익숙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크지는 않아도 그런 노력을 알아봐주신 분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어떤 노래를 부르더라도 슬프게 들린대요. 그게 저의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백아연인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거기서 나온 생각들을 편지로 쓰곤 한단다. 그리고 그 편지는 이후 곡 작업에 큰 영감이 된다. 이번에는 직접 작사한 곡이 많지 않지만, 차곡차곡 쌓아둔 자신의 이야기들을 내년에는 들려줄 생각이라고 한다.
“올해는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적으면서 차분하게 보내려고 했어요. 직접 쓴 글들을 회사에도 많이 보여드렸어요. 이번에 많이 담기지 못해 아쉽긴 한데요. 내년 5월에 또 컴백하게 된다면 그때 실리지 않을까 생각해요. 5월에는 출석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웃음). 요즘에 새로운 스타일의 곡들도 많이 듣는데요. 제가 해보지 않은 장르로 구성한 앨범도 내고 싶어요”
사진=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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