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이이경의 재발견이다. 그동안 ‘고백부부’, ‘으라차차 와이키키’, ‘검범남녀’ 등 전작을 통해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며 ‘코믹 전문 배우’로 주목받았던 이이경이 ‘붉은 달 푸른 해’를 만나 진지한 면모를 보여주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가 시를 단서로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이경은 아동학대범을 응징하는 붉은 울음을 쫓는 형사 강지헌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해만 이이경은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검법남녀’ ‘붉은 달 푸른 해’까지 총 세 편에 연달아 출연했다. 또한 ‘서울메이트’와 ‘이불 밖은 위험해’, 그리고 ‘국경없는 포차’까지 여러 예능에 출연하며 2018년 최고의 열일 배우로 떠올랐다. 쉴 틈 없이 달려온 이이경이다.
제니스뉴스와 이이경이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붉은 달 푸른 해’ 종영인터뷰로 만났다. 바쁜 2018년을 보낸 이이경, 그는 2019년에도 여전히 열일할 예정이다. ‘붉은 달 푸른 해’ 종영과 동시에 그는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 2’에 합류하며, 바쁜 한 해를 예고했다. 지칠 법도 하지만 이이경은 웃음을 지으며 “워커홀릭 기질이 있어요. 하루 이틀 쉬면 어쩔 줄을 몰라요. 하하. 촬영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이이경은 유쾌하면서도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여줬다. “30대를 편하게 보내고 싶어서 20대부터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그런데 막상 30대가 되니까 더 열심히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앞으로도 변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밝힌 이이경, 그의 털털하면서도 솔직한 매력이 빛을 발한 인터뷰 현장을 지금 공개한다.

Q. ‘검범남녀’에 이어 또 경찰 역할이다.
그때 경험이 정말 많이 도움 됐다. 미란다의 원칙이나 보고하는 방식을 이미 알고 있어서 어려움 없이 줄줄 나왔다. ‘검범남녀’보다 더 능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마치 ‘검법남녀’를 통해 배워 놓은 걸 더 능숙하게 하라고 이번 작품이 온 것 같은 느낌이다. 하하.
Q. 처음 드라마를 마주했을 때 느낌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너무 어려웠다. ‘국경없는 포차’ 때문에 파리에 있을 때 메일로 대본을 처음 받았는데, 보면 볼수록 더 어려워지는 작품은 처음이었다. 앞 신을 보고 뒤로 넘어가야 하는데, 진행을 하면 할수록 헷갈렸다. 아마 사이다 같이 사건을 시원하게 결론짓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촬영하면서도 사건마다 나오는 인물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까 누가 누군지 정말 많이 헷갈렸다. 그래도 사건의 모든 주제가 아동학대로 연결되면서 메시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것 같아 그 부분은 좋았다.
Q. 아동학대를 주제로 한 드라마다. 간접적으로 겪어보니 어땠는지.
전에는 아동학대에 대해 깊게 생각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대본을 보고 감독님에게 여쭤봤는데 “실제로는 더 심한 애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약한 스토리를 참고한 것”이라고 하셨다. 아동학대는 정말 심각한 문제다. 드라마 자체가 어둡다 보니 촬영하면서 감정 소모도 컸다. 밝은 조명도 없고 대사도 어둡고, 아이들도 울고 있다 보니 힘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쉴 때는 밝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Q. ‘국경없는 포차’ 촬영 이후 바로 ‘붉은 달 푸른 해’ 촬영에 들어갔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을 것 같다.
급하게 준비하긴 했다. 그래서 자주 만나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선아 선배님하고 감독님, 그리고 저까지 셋이서 종종 한잔하면서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1차로 카페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저녁 식사 겸 술자리에 가는데, 술 마시기 전에 선아 선배님은 질문을 정리한 종이를 꺼내서 준비한 내용부터 말씀하신다. 나도 작품에 있어서는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선아 선배님을 따라갈 수 없었다. 많이 보고 배웠고, 서로 최대한 많이 대화하며 공부하면서 작품에 다가갔다.

Q. 극이 전체적으로 ‘강지헌’(이이경 분)보다는 ‘차우경’(김선아 분)의 이야기로 진행됐다. 아쉬움은 없었는지.
그렇기 때문에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헌이가 과거에 갖고 있던 트라우마가 극에 다 나오면 시청자분들이 저를 동정할 것 같았다. 어쨌든 저는 수사를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동정을 받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종방연 때 작가님이 저에게 “지헌이 이야기를 다 못 풀어줘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다.
Q. 시청률이 꾸준히 5%대를 유지했다.
장르물은 시청률이 잘 안 나오기도 하고 경쟁 프로그램이 강력했는데도 변함없이 5%를 유지할 수 있어서 신기했다. 흔들림 없이 꾸준히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Q. 시청률 유지 비결이 궁금하다.
첫 번째는 감독님의 연출이고, 두 번째는 복인 것 같다. 배우들은 본인 캐릭터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하면 엇나갈 수 있는데, 감독님은 머릿속에 모든 상황을 그려 놓고 디렉션을 하셨다. 또 촬영을 하면서도 이 부분에서는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다 알고 말씀하신다. 그게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 배우들의 의견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들어주시고 연출에 반영한다. 이런 감독님 만난 게 정말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영화 제대로 된 거 하나 만드시면 대박 날 것 같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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