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와이키키2’ 이이경 ① "'한국의 짐 캐리', 부끄럽지만 고마운 별명"
[Z인터뷰] ‘와이키키2’ 이이경 ① "'한국의 짐 캐리', 부끄럽지만 고마운 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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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라차차 와이키키2'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 '으라차차 와이키키2'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괜히 원년 멤버가 아니었다. 웃음을 위해서라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가장 앞에 서서 ‘하드캐리’했다. 바로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리즈의 주역, 배우 이이경의 이야기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이하 와이키키2)는 망할 위기에 처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서 펼치는 청춘 드라마다. 극중 이이경은 와이키키의 공동 CEO 겸 생계형 단역 배우 이준기 역을 연기했다.

특히 지난해 방송된 시즌1에서 이이경을 제외하고 모든 캐스트가 변경됐기 때문에, 이이경의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이경은 부담을 모두 털어내고 ‘와이키키=이이경’이라는 공식을 다시 한번 성립했다.

아주 높은 성적을 내지 못했음에도 ‘레전드 시트콤’이라는 호평 속에 막을 내린 ‘와이키키2’. 웃음과 몰입도 높은 연기로 극의 중심을 꽉 잡으며 시청자들을 다시 한번 폭소케 만든 이이경과 제니스뉴스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유독 이번 작품은 아쉬움이 커요. 긴 시간을 함께한 친구라 애정이 더 크게 남은 것 같아요”라며 ‘와이키키’ 이준기와 동고동락한 2년의 시간을 되짚어 본 이이경. 그가 속 시원하게 털어놓은 ‘와이키키’ 뒷이야기를 지금 공개한다.

▲ '으라차차 와이키키2'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 '으라차차 와이키키2'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Q. 시즌2까지 잘 마쳤는데, 소감이 궁금해요.
드라마 끝날 때마다 느끼지만 유독 이번 작품은 아쉬움이 커요. 시즌1부터 2까지 긴 시간을 함께한 친구라 애정이 더 크게 남은 것 같아요. 그래도 큰 사고 없이 잘 완주한 기분이 들어서 홀가분한 것도 있어요. 하하. 

Q. 전작인 ‘붉은 달 푸른 해’와 성격이 전혀 다른 캐릭터인데, 연기하는 게 힘들지 않았나요?
한번 해봤던 역할이라 캐릭터 설정은 문제가 아니었는데, ‘붉은 달 푸른 해’의 여운이 강하게 남아 있었어요. ‘붉은 달 푸른 해’가 아동학대라는 강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까 빠져나오기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감독님께 중요한 촬영 분량은 뒤쪽으로 몰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고, 스태프들에게도 혹시라도 ‘강지헌’(이이경 분) 형사가 보이면 꼭 말해달라고도 했어요. 하하.

‘와이키키2’ 첫 촬영이 ‘킬 빌’ 패러디하는 장면이었는데, 아침에 ‘붉은 달 푸른 해’를 찍고 저녁에 ‘와이키키2’를 찍어야 했어요. 저 스스로도 정말 어색하더라고요. 하하. 그래도 감독님하고 많이 대화하면서 찍어서 잘 마무리했던 것 같아요.

Q. 시즌1 멤버 중 유일하게 시즌2에 출연하게 됐는데, 부담은 없었나요?
사실 저보다 감독님, 작가님이 부담이 더 컸을 거예요. 저의 고민은 시즌1에서 이어진 기대가 있을 텐데 제가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오버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고, 그렇다고 힘을 빼면 성의 없어 보일까 봐 걱정이 됐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그런 거는 걱정 말라면서 제가 이어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분들이 신뢰해 주실 거라고 하셨어요. 그게 위안이 됐던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도 계속 디렉션을 주셨고, 한 신을 찍더라도 여러 방법으로 촬영해보면서 잘 맞춰갔던 것 같아요.

Q. 제작발표회 때 이창민 감독이 “시즌1 끝나고 나서 자주 찾아왔다”고 폭로했는데.
감독님과는 형, 동생 같은 사이가 돼 버렸어요. 감독님 사무실 근처에 지나갈 일이 있으면 살짝 들려요. 하하. 감독님과 대화하는 게 재미있어서 시간될 때 마다 커피 한 잔 마시곤 해요. 

Q. 이창민 감독과 사이도 정말 좋아 보여요. 이창민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요?
멋있는 어른인 것 같아요. 저는 무게 잡는 사람보다 상대방의 시야에 맞춰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더 좋아요. 이창민 감독님은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사람이에요. 저에게는 정말 멋있는 어른이에요. 

▲ '으라차차 와이키키2' 이이경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 '으라차차 와이키키2' 이이경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Q. 분장도 빼놓을 수 없죠. 극중 ‘킬 빌’부터 ‘할리퀸’까지 여러 분장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분장을 하나 꼽자면요?
‘와이키키’ 시즌을 통틀어서는 ‘울버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비용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들었고, 시간도 정말 오래 걸렸어요. 그만큼 퀄리티도 좋았고요. 이번 시즌2에서는 ‘할리퀸’이었던 것 같아요. 원래는 제가 ‘캣우먼’이었고, ‘기봉’(신현수 분)이 ‘할리퀸’이었어요. 그런데 기봉이가 키도 크고 비율도 좋아서 ‘캣우먼’ 의상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바꿔서 촬영했어요. 하하. 이렇게 한 작품에서 여러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도 드문데,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Q.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유독 ‘와이키키’의 코믹한 이미지가 강해요. 코믹한 캐릭터로 굳혀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좋은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네 나이대에 이런 코미디를 할 수 있는 친구도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이미지가 제 장점인 것 같고, 앞으로도 더 활용하고 싶어요. 그래서 ‘붉은 달 푸른 해’가 더 의미가 깊은 게, 중간에 ‘이이경은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기 때문이에요. 코믹한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나중에 해도 될 것 같아요. 지금으로선 정말 좋아요.

Q. 이이경 만의 코믹 연기를 하는 비법이 있나요?
소품팀에 저에게 “대본을 남들과 다르게 보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저는 대본을 보고 소품팀에 먼저 요구를 하는데, 장치를 정말 많이 쓰는 편인 것 같아요. 말투도 많이 만들어내고, 말 하나하나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어서 연구해요. ‘와이키키2’에서 준기가 타고 다니는 차가 원래는 ‘준기 차’였는데, 그냥 ‘레베카’라고 불러버렸어요. 당시에 제가 쓰던 AI 스피커 이름이 ‘레베카’였는데, 끝이 ‘카’로 끝나 어울리는 것 같아서 그렇게 불렀어요. 하하. 이런 요소들이 재미를 더 살려주는 것 같아요. 

▲ '으라차차 와이키키2'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 '으라차차 와이키키2'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Q. 시청률이 1%대로, 지난 시즌에 비해 떨어진 편인데 아쉽지 않나요?
제가 예전에 "누가 시청률을 보고 작품을 하나. 연기하기 바빠서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기사 댓글에 ‘이런 무책임한 놈’이라고 써놓은 걸 본 적 있어요. 하하. 시청률이 좋다고 해서 현장에서 파티를 하면서 찍는 건 아니에요. 아쉽긴 하지만 아쉬운 대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해요.

Q. 댓글을 찾아보는 편인가 봐요? 보고 뿌듯했던 댓글이 있었나요?
‘역시 와이키키는 이이경이다’라는 댓글을 본 적이 있어요. 너무 감사했어요. 또 기억에 남는 거는 ‘와이키키1’ 때 ‘한국의 짐 캐리’라는 수식어가 회자되면서 공감 반응도 있었는데, 비공감 반응이 엄청나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공감이 더 많은 걸 보고 이것만으로도 시즌2를 한 목적을 이룬 것 같아요. 제가 짐 캐리를 정말 좋아해서 이런 수식어가 부끄럽긴 한데, 정말 감사해요.

Q. 기억에 남는 악플이 있나요?
힘든 걸 굳이 꼽자면 악플인데, 저는 사실 악플을 봐도 ‘이 사람이 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해서 글을 남겨 줬구나’라고 생각해요. 나쁘게 생각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하하.

Q. 정말 긍정적인 것 같아요.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하는 편이에요?
타고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살면서 터득된 것도 있고요. 굳이 안 맞는 사람이면 안 만나면 되고, 좋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람이면 더 다가가고 싶어요. 그냥 싫은 거는 피하면서 좋게좋게 살려고 하는 편이에요.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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